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전국 34개 사엄장에서 모은 3,695개 물질안전보건자료의 61%가 엉터리로 나타났다. 물질안전보건자료(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란 화학물질의 명칭, 물리·화학적 특성, 독성에 관한 정보, 폭발·화재시 대처방법, 응급조치요령 등을 기재한 화학물질에 대한 취급설명서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발암물질진단사업 차원에서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 전국 34개 사업장을 표본으로 하여 3천6백95개 화학물질의 MSDS를 모았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MSDS 개정일이 5년 이상 된 것이 52.7%, 함량이 50% 미만인 것이 14.0%, 물질명이 불분명하거나 고유번호가 누락된 것이 19.4%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량 기준이 중복된 것까지 감안하면 문제가 된 자료는 61.2%나 돼 물질안전보건자료로써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속노조는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작성 및 개정일 기준 △함량 기준 △성분 정보의 정확도를 봤다. 화학물질의 독성 여부는 과거엔 미처 몰랐던 것이 새로 밝혀지기도 하므로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는 최소한 1~2년 마다 한 번씩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개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화학물질 구성성분들의 함량을 합하면 100%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자료상에 표기되지 않은 물질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또 화학물질의 구성성분들은 정확한 명칭으로 표기되어야 하며, 물질의 고유번호(CAS번호)가 제공되어야 한다.

금속노조는 “이번에 수거한 MSDS 자료들은 대부분 세 가지 기준을 만족시키지 않았으며 특히 2년 이내에 개정된 것이나 함량의 합이 100%인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화학물질의 제조사나 유통사에게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의 의무를 부여한 후, 화학물질 사용 사업주들에게는 물질안전보건자료의 비치와 교육의 의무를 부여해야 하지만 책임이 분명하지 않다. 최근 유럽에서는 리치(REACH)라는 화학물질 등록 및 관리 제도를 새로 도입해 화학물질의 독성정보를 작성하고 제공할 책임은 화학물질의 제조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정했다. 우리나라도 시급히 이런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속노조는 이번조사 결과를 토대로 26일 엉터리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출한 사업장에 보완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다음달 10일부터는 발암물질, 변이원성물질(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 생식독성물질, 환경호르몬, 인체잔류성물질 등의 사용현황을 직접 현장조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문제가 있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화학물질 제조사에게 화학물질의 독성정보 제공 의무를 명확히 강제하고, 정보가 부실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법 제도 개선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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