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통제’ 논란을 빚어온 국정홍보처의 매체관리 기능이 전면 삭제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역대정권에서 악명이 높았던 옛 공보처를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정홍보처가 언론통제의 수단을 사실상 상실한 것이다.
물론 언론통제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온 홍보협력국을 국정홍보처에 신설할 예정으로 있어 논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현재 정부당국은 홍보협력국이 옛 공보처의 홍보조정실처럼 언론조정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홍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처간 홍보조정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쨌든 이런 방향의 기능 축소에 따라 국정홍보처의 언론통제 기능은 이빨이 빠졌다고 평가할 만하다.
정부가 방침을 급선회하기까지 청와대와 총리실를 비롯한 여권 핵심부에서는 막후 절충이 숨가쁘게 이루어졌다.
기획예산위의 주도로 입안한 국정홍보처의 신설안에 대해 수정 방침을 결정한 것은 청와대이다. 청와대쪽은 언론계와 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센 데다가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도 국회통과 저지를 공언하고 나서자 원안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언론통제 논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매체관리 기능을 현재처럼 문화관광부에 존치시키는 쪽으로 물러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김한길 정책기획수석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최근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런 방침을 건의하고 재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김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직후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에게 이런 방침을 전달했으며, 진 위원장은 KBS2 텔리비전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언론통제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매체관리 기능을 국정홍보처로 이관하지 않고 문화관광부에 그대로 두겠다’고 수정의사를 처음으로 표명했다.
청와대의 이런 후퇴에도 불구하고 김종필 총리는 이를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29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이규성 재경, 박태영 산자부 장관 등과 만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핵심현안들에 대해 조율했으나 진 위원장의 국정홍보처의 매체관리 기능 제외에 대해 “말도 안된다”면서 일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와대가 직접 발벗고 김 총리 설득에 나섰다. 김한길 수석은 29일 저녁 총리공관으로 찾아가 김 총리와 약 1시간 동안 독대하면서 김 대통령의 `뜻’을 전하고 수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김 총리가 마침내 청와대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막후절충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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