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명 이상 참여 97%가 지지 표명
20세기 마지막 혁명 세력, 사빠띠스따의 전사들이 정글을 나와 멕시코 곳곳을 누볐다. 이들의 목적은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 사빠띠스따에 대한 멕시코 민중들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3월 21일(일) 멕시코 전역에서는 사빠띠스따가 준비한 국민투표가 열렸다. 토착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한 이 투표는 다음날인 22일(월)까지 계속됐으며, 80만명이 넘는 멕시코인들이 참여했다. 멕시코 전국의 도시마다 광장과 시장 등에 사빠띠스따가 설치한 임시 투표소는 모두 1만개가 넘었으며,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에서 5천명의 마야 인디안들이 차아빠스를 나와 투표를 보조하기도 했다.
사빠띠스따에 대한 대중적 보증
9천5백만명의 멕시코 인구 중 1천만명에 이르는 순수 혈통의 토착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한 이 국민투표는’토착민들이 멕시코의 부를 공유하는 것과 법률상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정부군이 치아빠스에서 퇴각하는 것’ 등을 포함한 네 가지의 질문을 내용으로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투표 결과 투표자의 97%가 ‘그렇다’는 대답을 해 사빠띠스따를 지지하고 있었으며 반대는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는 12살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멕시코 내부에서,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국제적으로도 진행됐으며, 멕시코시티 중심가의 투표서에서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투표를 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사빠디스따는 96년에 합의 되었다가 30개월 동안 중단된 평화 회담을 정부가 재개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해 국민투료를 준비했고, 글들을 지지하는 투표 결과는 이들의 입장에 대한 대중적인 보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 정부는 이 투표를 비공식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엉터리’, ‘속보이는 선전 책동’이라며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투표의 진행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신자유주의에 맞선 5년간이 투쟁
사빠띠스따는 북미자유협정(NAFTA)이 실행되는 94년 1월 1일을 기해 기습적인 무장 봉기를 일으켰다.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의 원주민 영웅인 에밀리아노 사빠따의 이름을 따서 사빠띠스따로 이름 붙인 이들 치아빠스의 원주민 군대는 94년 1만5천명, 95년 5만명에 이른 멕시코 정규군과 맞서 5년 동안 줄기차게 투쟁을 벌여왔다. 이들의 투쟁은 맑스주의 운동의 새로운 규정과 네트워크를 통한 투쟁의 국제적 유통이라는 새로운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토착 마야 원주민들의 문화적.정치적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투쟁 외면하는 정권에 압력
이들을 5년간 무력으로 진압하려 노력해 온 멕시코 정부는 96년에 평화 회담을 벌이기로 합의 했으나 대화를 중단한 바 있다. 에르네스또 세디요 대통령은 회담이 중단된 이후로 계속해서 군대를 파견해 수백명의 원주민을 죽임과 동시에 멕시코에서 가장 가난한 주인 치아빠스에 많은 지원을 하고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진해하겠다는 켐페인을 벌이며 이들을 회유해왔다.
투표가 진행될 동안 치아빠스의 정글에 머물러 있었던 사빠띠스따 지도자 마르코스는 정부가 회담에 응해오지 않을 경우, 이번 국민투표와 같은 여러 수단들을 통해 공개적이고 국제적인 지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계획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언론이 편파적인 보도로 ‘게릴라 집단’ 정도로만 알려졌던 사빠띠스따의 이번 투표는 그들의 투쟁이 단순한 무력 시위가 아니라 대중적 공감과 지지 속에 진행되는 공세저인 반자본주의 투쟁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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