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정부가 6일 코소보 지역에서의 일방적 휴전을 발표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으로 시작된 유고사태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나토는 일단 휴전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계기로 물밑에서 협상론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6일밤 8시부터 발효된 유고정부의 일방적 휴전 내용은 △코소보해방군(KLA)에 대한 군사행동 중단 △코소보 자치를 위한 세르비아-알바니아계 공동 기구 설치 △난민의 귀환 준비 등이다. 나토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코소보 주둔 유고군 병력·보안군·민병대의 즉각 철수 등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강경했던 유고의 대 나토 항전자세에서 한발짝 물러난 대화 제스처다.

그러나 나토는 유고의 휴전 선포에 대해 “지난달말 러시아가 중재한 평화안에서 한치도 물러나지 않은 것”이라며 일축했다. 동시에 4일부터 부쩍 강도를 높인 대 유고 공습을 지속해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는 유고의 휴전 선포를 나토의 공습에 밀린 밀로셰비치의 책략으로 보는 나토의 시각을 반영한다.

유고 정부의 일방적 휴전 발표는 발칸반도의 날씨가 개면서 4~6일 이뤄진 나토의 최대 규모 공습 뒤 나온 것이어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나토는 5~6일 4차례에 걸쳐 폭격을 감행했으며, 24시간 동안 30곳 이상의 공항 정유시설 다리 유고지상군 등 목표물에 집중공격을 퍼부었다.

러시아 정부가 나토가 10만명의 지상군을 파견할 준비를 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고연방의 활주로 정유시설 교량 등 사회기본시설의 폭파가 장기전을 예상한 나토의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사실도 유고 정부를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동안 코소보해방군을 궤멸시키다시피 한 전과가 휴전 선포를 가능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바니아 국경까지 몰아붙인 코소보해방군이 거의 소탕된 상태에서 고강도 공습을 받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확보하기 위한 `다지기 전술’로 휴전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평화제의가 나토 또는 알바니아계 내부의 이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이런 점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이 온건파 알바니아계 지도자인 이브라힘 루고바를 만난 것은 그를 협상상대로 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한다.

나토로서도 군사적으로만 유고를 밀어붙일 수는 없기 때문에 유고정부의 평화 제스처를 전적으로 무시하기는 어렵다. 실제, 7일부터 다음주까지 접촉그룹 회담과 G8 회담(10~11일), 나토 외무장관 회담(12일) 등이 연쇄적으로 열릴 예정이어서 유고의 일방적 휴전으로 달라진 상황이 이 회의에서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가 앨버트 고어 미국 부통령에게 6일 전화회담에서 공습중지를 부탁하고, 윌리엄 코언 미국 국방장관도 나토 회원국들과 유고 공습 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와 이탈리아 방문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나토 공습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유고 사태의 정치적 타결을 모색하기 위한 외교 노력이 어느때보다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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