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단체의 잇딴 탈퇴선언으로 올들어 단 한차례의 공식 회의도 갖지 못하고 개점휴업상태인 노사정위 복원을 둘러싸고 노사정의 물밑접촉에도 불구하고 지리한 탐색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위원장 교체설이 공공연히 회자되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 새 위 원장 후보감을 하마평에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언제’ ‘누가’ 될 지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다. 이같은 상황에서 16일 총파업 예고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지난 4일 1차 노-정 실무협의가 ‘결렬’됐다며 협의에 무게를 싣지 않고 있고, 민주노총 역시 ‘근로시간단축위원회’ 구성을 시발로 현안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각각 ‘노사정위 복원’과는 별개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
* “요구사항 수용하라” “못하겠다” 노-정 서로간 핑퐁게임
한국노총은 지난 4일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노-정 실무협의에서 재경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금감위 등 4부장관이 참여하지 않으면 본 교섭에 참석 할 수 없다고 공을 정부쪽에 넘겼다.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및 노조와의 충분한 협의’를 목적으로 한 것이지만 4부장관이 1명의 노동계대표와 함께 ‘협상’하기엔 정부쪽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노총은 사실상 ‘결 렬’ 선언을 한 셈이다. 최대열 홍보국장은 7일 “오늘까지 (4부장관 참여여 부에 대한) 정부쪽 답변이 없어 노-정 협상을 결렬된 것으로 보고 예정대로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한 관계자는 “노사정위가 구조조정 관련 사항을 협의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음에도 노사정위 밖에서 누가 장관 오라가라는 식 으로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냐”며 한국노총에게 그 책임을 넘 겼다.
하반기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를 주장하는 민주노총에도 그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은 당초 근로시간단축 정책토론회를 기점으로 실무협 의, 근로시간단축위 구성 등을 통해 논의를 진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민주노총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 닌만큼 노사정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노사정위 밖에서 노-정간 따로 기구를 구성하는 것에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 3기 위원장 선임이 정상화 논의 시발점 될 듯
이같은 노-정의 태도로 볼 때 당초 6월중으로 복원될 것으로 예상됐던 노사정위 정상화는 더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사정 당사자는 노사정위 복원보다 자신들의 입맞에 맞는 노사정위를 구성하는데 더 관심이 많다.
현안문제 가운데 구조조정 문제를 뺀다면 근로시간 단축이나, 전임자 임금, 사회안전망 구축 등은 하루이틀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될만큼 급박한 사 안이 아닐 수 있다. 그만큼 본게임 이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샅 바싸움이 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민주노총에 대해 8월중 위원장 선거일정을 논의키로 일정을 잡고 있기 때문에 책임있는 새 위원장과 대화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노총은 다급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식 적으로는 ‘노-정 대화 결렬’이라고 밝히면서도 7일 낮 기획예산처 박종구 공공관리단장 등과 실무접촉을 하는 등 또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듯 노사정위 공전이 6개월째 계속되고 현 김원기 위원장의 사퇴가 확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3기 노사정위의 출범은 새로운 위원장의 선임부터 시 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사정위 세부 운영사항을 규정하는 노사정위법 시행령 입법예고가 끝나는 12일을 전후로 위원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 핵심 인사들이 선임되면 새로운 진영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사간의 대화 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 자] 이정희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6.08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