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압도적 승리, 그리고 미래
주간녹색좌파 6/9
요하네스버그- 6월 2일 남아공 총선은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1994년에 획득한 63%의 득표율 보다도 높은 2/3 이상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이며 다른 12개의 군소 정당들은 나머지 부스러기만을 주어 담는데 그칠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총투표율은 85%로 지난 1994년 총투표율 87% 보다는 약간 낮아졌다. 넬슨 만델라의 후계자 타보 음베키는 6월 16일 대통령에 취임할 것이며, 취임 이틀 후에는 내각 개편이 예정되어 있으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나머지 정당들이 벌였던 싸움은 대단히 격렬하였다. 백인들의 민주당은 10% 가까이 득표하였으며 줄루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망고수토 부텔레지의 인카타 자유당은 9% 가까이 득표하였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아래서 ANC 지지자들에게 자행된 잔혹한 행위들을 부텔레지가 묵인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텔레지는 음베키 내각에서 국회의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부터 ANC와 인카타의 ‘국민통합정부’는 지속되어 왔다.
1994년부터 민주당의 득표율은 30만에서 1백 3십만으로 현격하게 증가해 왔다. 민주당은 공격적인 범죄 반대 캠페인과 함께 강력한 ANC반대 캠페인을 추진하여 신국민당을 지지하던 많은 백인들과 유색인종의 표를 긁어모았다.
신국민당은 1948년부터 1994년까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남아프리카를 통치하였다. 1994년에 20%를 기록했던 득표율이 이번 총선에서 7%까지 기록적으로 하락한 것은 한때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지
지했던 자들이 이제는 자신들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와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 신국민당 지도자인 마르티너스 반 샬크위크는 흑인과 유색인종, 원주민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당의 최근 전략이 오히려 전통적인 인종주의자들의 지지마저도 잃게 만들었다고 씁쓸해 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통합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
‘구’ 남아프리카의 유산과 다인종적인 정치조직에 기반한 야당으로는 통합민주운동(UDM)이 있다. UDM은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지도자인 트란스케이에 의해서 지도된다. 그는 ANC지도자들의 부패를 비난한 후 ANC에서 축출되었다. 2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와 단지 개인 후원금에만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UDM은 3% 이상을 득표하였으며 두군데 빈곤한 지역에서는 제1야당으로 부상하였고 남아공 자본가들의 대변자 가운데 한 곳인『파이낸셜 메일(Financial Mail)』로부터 공개적 지지를 받고 있다.
매우 급진적인 정치적 감정을 드러내던 여타 군소정당의 상황은 훨씬 더 열악했다. 범아프리카회의(PAC)에 대한 지지는 94년의 절반인 1%로 줄었다. PAC 지도자인 스탠리 모고바 목사는 범죄자들의 사지를 절단해야 한다는 야만적인 주장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국민들의 조소를 동시에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등록한 좌파정당 아자니아민중조직(Azapo), 1998년 Azapo에서 분리된 아자니아사회주의당과 녹색당을 비롯한 3당의 총득표율은 전부 합쳐 1%에도 이르지 못했다.
남아공 9군데 지역에서 진행된 지방정부 선거에서는 ANC가 7군데 지역에서 당선되었으며 콰줄루나탈 지역에서는 인카타-ANC 연정이 승리하였다. 서(西)케이프에서는 1994년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신국민당과 민주당, 여타 군소 보수정당 연합이 당선되었다. 다른 지역에서 ANC는 78%에서 88%에 이르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이들 지역에서는 단지 4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요하네스버그가 속한 가우텡 지방선거에서 ANC가 거둔 압도적 승리로 공산당 당수이자 전 코사투 의장인 맙하지마 실로와가 이 지역을 통치할 것이다.
이번 선거로 빈민과 노동계급의 합법적 요구를 무시하며 ANC가 줄곧 들이대던 변명(2/3에 미달하기 때문에 헌법개정이 불가능한 제도상의 무능력과 비호의적인 정치적 힘의 균형)이 더 이상 통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음베키 자신은 만델라의 위상과 대중적 신망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압도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좌파적 관점에서 볼 때 헌법의 주요 문제들인 강력한 소유권 조항과 연방은행의 독립 등은 새 정부에서 다뤄질 것 같지 않으며 음베키는 혹독한 경제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ANC의 친기업적 관점은 선거에 앞서 요한네스버그에서 활동중인 ANC의 피로즈 카찰리아가 했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통화 및 재정 긴축과 자유무역, 자본이동 등은 지구화에 대처하여 남아공이 취해야 할 구조조정의 대상이다. 장기적인 이익이 어떻든지 간에, 이러한 정책들은 ANC 지지자들에게 단기적으로 심각한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ANC는 우리가 선택한 길을 따라 계속해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ANC와 코사투 사이의 연대가 경제성장을 제한한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임금억제 를통해서 성장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상당한 증거가 존재한다.”
민중들은 1994년 이후로 엄청나게 증가한 실업과 사회지출 감소 및 임금억제를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짐바브웨 노동조합은 노조에 대한 정부의 공격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로버트 무가베의 의회 지배에 도전할 것을 결정했다.
남아공 국가 분열이라는 위기의 시기는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NC나 좌파의 극적인 분열, 혹은 원한을 품은 음베키가 ANC에서 좌파를 축출할 가능성에 대해서 간과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코사투, ANC와 함께 연정을 수립하고 있는 남아공 공산당은 새로운 서기장으로 맑스주의자인 블레이드 은지만데를 선출하였으며 좌파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높이던 제레미 크로닌과 랑가 지타가 의회에 진출해 있다.
ANC의 승리와는 별도로, 사회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바닥으로 추락한 ANC에 대한 신뢰도는 사회적 불만을 촉진시킬 것이다.
세계경제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음베키가 강력한 남아공 자본가 계급의 신뢰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ANC는 다가오는 몇 달간 구조조정의 강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며 1994년 노동법 제정 이후 획득했던 성과들 가운데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선거에 대해 자본가들이 보여준 지지는 이렇게 강력한 모순의 씨앗을 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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