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필리핀 상원은 필리핀과 미군사이의 기지임대협약갱신을 거부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난 93년 동안 지속되어오던 필리핀 내 미군의 주둔을 종식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99년 5월에 새로 구성된 필리핀 상원이 미국의 압력 속에서 미군의 필리핀 재 개입을 허용하는 미-필리핀 기지방문협약(VFA : Visiting Forces Agreement)을 인준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강요한 이 협약은 대중적 반대에 직면했었으며, 지금도 대다수의 필리핀 민중이 이에 저항하고 있다. 이 협약이 필리핀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필리핀 민중조직들과 법률단체들은 최고법원 앞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조약을 필리핀 상원이 인준하게 되자, 30년간 적대적으로 갈등해왔던 정부와 민족민주전선(NDF : National Democratic Front)사이의 평화회담 또한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렵게 되었다.

필리핀 민중이 기지방문협약을 거부하는 이유는 그것이 일방적이고, 불평등하며, 불공정하고 믿을 수 없는 규약이기 때문이다. 이 협약에 대해 어떤 영향력 있는 카톨릭 교회는 “주인과 신하의 관계를 규정하는 협약”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 협약은 또한 외국군의 주둔과 연관된 지역적 문제들, 예컨대 범죄의 확산, 사회와 도덕의 퇴보, 유전성 성병의 증가를 다시 불러오게 될 것이다. 또한 지방지역과 해안에서 실탄을 사용한 사격 및 폭격훈련이 진행되면, 그 지역주민들의 안전과 환경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이 기지방문협약을 강요했던 이유는 두 가지를 위해서이다.: 1. 필리핀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군의 재 주둔 그리고 2. 필리핀에 배치되거나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특별대우와 치외법권 및 특권의 인정이 그것이다. 또한 이 협약은 미군뿐만이 아니라 민간인 직원까지도 필리핀 헌법의 집행 및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켜버리는 불명확하고 애매 모호한 규정들로 가득 차있다. 요컨대, 이 협약은 신식민주의적 법규들로 가득 차있어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협약이 전 지구에 걸쳐 미국이 자신의 헤게모니를 관철시키려하는 새로운 신식민주의적 기제라고 생각한다. 이 협약은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긴장과 위기상황, 그리고 군사화를 더욱 강화된 형태로 전개시키기 위한 미국 권력엘리트의 음모이다.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이 늘어나게 되면, 무기생산업체와 강력한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위해 무기의 생산과 판매 또한 증대되게 될 것이다.

이 협약은 현재 필리핀 민중의 격렬한 저항과 비판에 도전 받

고 있다. 왜냐하면 이 협약은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적인 관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협약은 오직 전쟁과 분쟁, 증오의 확산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봉사할 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 필리핀 민중조직들은 전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며 환경을 걱정하는 민중들이 미-필리핀 기지방문협정에 맞서 투쟁하는데 함께 해주기를 요청한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군의 침입과 주둔에 맞서 중단 없이 투쟁하는 과정에 당신의 연대와 지지는 매우 소중하다. 이 협약에 대한 우리의 저항은 인권과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현재와 미래에 걸쳐 우리의안전과 깨끗한 환경의 보존하기 위한 투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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