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의 사슬을 끊어라!
ATTAC International 7/1
1998년 6월 18일 필리핀에서는 필리핀-아시아 주빌레 캠페인이 주최하는 필리핀 주빌레 회담이 개최되었다. 이 회담에는 카톨릭 종교인과 노동단체, 민간단체에서 파견한 300명의 대표들이 참가하였으며 필리핀 선언을 채택하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이 발표한 묵시론적 서신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하였다. “전세계의 모든 가난한 민중들을 대표하여 우리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가 왔습니다. 외채는 지금 지구의 가난한 국가들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빌레를 선언하여 외채탕감에 앞장서야 합니다.”
“너희들 가운데 가난한 자는 없을 지어다”라고 예언하셨던 하느님의 말씀처럼, 주빌레는 민중들을 갈라놓는 사회구조의 해체, 착취의 철폐와 올바른 소유주에 대한 토지의 환원, 모든 부채의 탕감과 모든 불의의 시정을 요구하며 성스러움만이 모든 인류가 “새로운 지구와 새로운 천국”을 향한 근본적인 변화의 쟁취를 위한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외채문제는 북반구와 남반구 민중들 간의 경제적 차이를 확대시키고 있다. 지구적 자본에 대한 북반구의 독점은 채무국으로 전락해 버린 남반구 대부분의 국가들을 외채의 덫으로 얽어매었다. 필리핀 같은 채무국들은 새로운 외채로 기존 외채의 이자를 지불하여 자국을 외채의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 WTO와 다자간 투자협정은 구조조정프로그램을 통하여 제 3세계에 대한 경제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구조조정프로그램은 독점적 자본주의지구화 과정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사회, 문화, 환경적 비용을 초래하여 남반구 경제의 약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북반구와의 의견조율 하에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구조조정정책을 차관지급조건으로 부과하여 제 3세계 경제를 초국적 기업의 지배아래 놓고 있다.
이러한 외채부담은 남반구에 대한 세계적 독점자본의 지배를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저개발국의 수입중심적 경제구조를 영속화시켜 남반구 민중들을 가난과 외채라는 악의 사슬에 영원히 묶어버릴 것이다.
지구적 독점자본이 벌이고 있는 국제적인 고리대금업에는 어떤 도덕적인 냄새도 맡을 수없다. 이들의 돈놀이는 전세계 민중들의 희생을 댓가로 계속해서 자본을 축적하고 팽창시켜 나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결국 자본주의의 지구화는 죽음과 파괴, 억압과 실업, 가난, 환경파괴 같은 ‘미래 없는 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우리 조국 필리핀은 이러한 죽음의 덫에 걸린 많은 국가들 가운데 하나이다. 에스트라다 정부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더 많은 외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영원한 죽음의 짐은 황폐한 사회적 비용의 견지에서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필리핀은 국가 예산의 30∼40% 정도를 외채상환에 사용하고 있을 뿐, 토지개혁과 보건, 교육, 식량생산, 일자리창출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복지에 대한 지출은 무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강력하게 요구한다.
외채의 사슬을 끊어라!
우리는 조건 없는 즉각적이고 총체적인 제 3세계 외채 탕감을 요구하며 중채무최빈국(HIPC)을 더 깊은 외채의 수렁 속으로 던져버리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
우리는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사적인 부채를 민중들에게 떠맡기며, 제 3세계에 대한 초국적 기업의 착취를 용이하게 만드는 모든 차관협정의 폐기를 주장한다. 우리는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이익을 옹호할 것을 요구하며 지구적 차원에서 경제 사회적 정의를 쟁취하기 위하여 ‘지구적 민중연대의 건설’을 요구한다.
따라서, 우리들은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의 건설과 수출지향적이고 수입의존적인 경제구조를 지양하는 내수 위주의 경제건설을 주장한다.
우리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금융시장 개방이나, 공기업 민영화, 국내자산 해외매각등 을 통하여 파산상태의 국내 경제를 초국적 자본에게 양도하고 있는 IMF와 미야자와플랜 및 다른 모든 형태의 구제금융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는 외채상환을 위해 예산이 책정되는 것에 반대하며 사회복지나 내수진작을 위한 예산의 재배치를 요구한다. 우리는 필리핀 정부가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국가예산을 재할당할 것을 요구하며 외채의 자동적 상환을 규정하고 있는 1177법안의 폐기를 주장한다.
우리는 마르코스 독재정권과 아시아의 독재정권이 체결한 모든 차관의 즉각적인 지불거부를 주장한다. 특히 우리는 마르코스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경제범죄행위 사면을 결정한 필리핀 국회조사단 결정 철회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구적 경제정의 실현과 전세계 빈민과 빈국을 위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지역적이고 국제적이며 종교적이고 세속적인 모든 차원에서 제기되는 행동들에 적극 동참하고 지지할 것이다.
새로운 천년이 도래하고 있다. 우리는 외채의 사슬을 끊기 위한 주빌레의 함성이 전세계에 울려 퍼지고 모든 이가 풍족하게 가질 수 있는 삶의 충만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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