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녁 11시 59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동작경찰서 정문 앞에는 5-6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도열해 있다. 이들은 마치 육상 경주라도 하듯, 출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기하고 있던 이들은 시계가 정확히 26일 자정을 가리키자 경찰서 정문 안쪽에 위치한 민원실을 향해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도착한 한 남자는 민원실 창문을 손으로 짚어 승리(?)를 알렸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1등으로 도착한 이 남자가 들고 있던 서류를 받아 접수했다.
주 초 월요일이나 화요일, 동작경찰서 정문에는 '달리기 시합'에 참가하는 선수들로 북적된다. 선수들 중에는 동작구 지역 철거민들도 있고, 때로는 재개발조합 측 관계자들도 선수로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