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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 민중언론 참세상 편집 : 김용욱
국회는 전쟁 중이다. 소화기에 물대포가 나온 뒤 과학수사팀까지 나서서 ‘침입자’를 찾는다며 지문을 채취했다.
26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났다. 장소는 농성장인 정무위원회 회의실이었다. 성탄절에도 6살 막내와 한 시간 만난 게 전부였다. “눈을 감으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 눈도 감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과감히 민주당 의원들을 칭찬하면서 “그나마 입법부가 자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거꾸로 가는 것에 일단 맞짱을 뜨고 있고 막아놓을 수 있으니”라고.
국회의원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은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너무나 노골적이고 뻔뻔스럽게 재벌의 왕국을 만들려고 해, 막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행복한 사회도, 잘 사는 사회도 될 수 없다. 행정부가 잘 못할 때 막으라고 국민이 국회의원 뽑아 준 것이 때문에 전쟁터가 되더라도 반드시 막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책무”라고 말했다.
거대여당 한나라당 앞에 80석 조금 넘는 민주당도 힘이 없어 보이는데 5석의 민주노동당은 어떨까. 강기갑 대표는 성경을 인용했다. “과부의 동전 한 닢이 부자의 전 재산 보다 낫다”고 한 예수의 말을.
한 닢보다는 두 닢이, 세 닢이 낫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까. 강기갑 대표는 인터뷰에서 ‘반MB연합’을 강조한다. 강기갑 대표는 “사안에 따라 이견이 있지만, 조그마한 정책적 차이가 큰 물결을 바꿀 순 없다. 니당 내당 하면서, 니 단체 내 단체 하면서 (이명박 정권과) 한판 승부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런 제안은 당내에서 모아진 입장일까. 강기갑 대표는 “물어보나 마나 (당원들이)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 발언을 하느냐는 당원은 없다”고 자신했다.
민주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과시켰던 ‘진보정당 통합 권고안’에 강기갑 대표는 “제일 우선해야지만 제일 민감한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분당 과정에 대해 “분당까지 갈 사안은 아니었다”고 했다. 강기갑 대표는 “종북이니 뭐니 하는 것은 그냥 분당의 명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분당하지 않고 함께 했으면 민주노동당이 새롭고 큰 힘을 가지고 원내 입지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눈물과 절규로 제대로 된 대안정당을 요구하면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당장 선거법 위반 재판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08년의 마지막 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강기갑 대표는 “선거 때 종자 선택을 잘 해야 한다며 주민들을 만나갔다. 그래서 바람이 일어났다. 재판부가 양심적 판단을 내린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정무위 회의실을 점거한 지 9일째인데 언제까지 이어갈 생각인가
사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내년 총알을 만드는 격인 세액공제 운동도 해야 하는데 이걸 못하고 있어어 걱정이다.
여당이 이명박 행정부의 꼭두각시인 상황에서 그동안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했는데. 그나마 요즘은 살만하다. 민주당이 확실히 역할을 해주니까. 우리는 뭐 큰 몸부림 안치고 같이할 수 있다. 야당이 맞짱뜨고 일단 막아서 그나마 입법부가 자기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전쟁터 같은 속에서도 마음은 낫다.
(점거가) 언제까지일지 모르겠다. 적당하게 하지 말고 끝까지 가자는 마음이다.
민주당과 공조를 강화하는 상황인데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니까 같이 하는데, 그렇게 긴밀한 공조는 아니다. 역할 분담해서 하고 있다. 애초 상임위 점거때 민주당하고 같이 들어갔으면 했는데 특별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민주당에서 정무위만 맡기더라. 오랜만에 요청이라 그대로 받아 정무위 점거를 민주노동당이 진행중이다.
다섯 명이라 한계를 많이 느낄텐데
소수는 물론이고 비교섭 단체이기 때문에 한계를 많이 느낀다. 교섭단체 중심의 독선과 만용이 있다. 우리는 소수지만 국회에서 하는 역할에는 큰 의미가 있다. 뇌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반MB연합’ 구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촛불 때도 보지 않았는가. 백만 촛불이 나와도 허리 한 번 숙이고 사과 한마디 하는 것으로 무마하려고 한다. 그나마 촛불이 끝나니까 유모차 어머니들부터 연예인까지, 자동차 빌려준 사람들 까지도 탄압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을 무시한 채 1% 특권층을 위한 재벌 공화국을 만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걸 숨기기 위해 언론을 장악해 통제하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따로 목소리를 내면 한 판 승부를 할 수 있겠는가. (반MB연합)의 절박함과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반MB연합’의 원칙은 무엇이냐. 그 원칙에 민주당 의원들도 부합하는가.
특별한 원칙을 세우는 것 보다도 자그마한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엄청난 고용대란과 민생대란이 터져 나올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한 사람들이 그 지푸라기가 썩은 것이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폭발할 것이다.
사안별로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안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다. FTA 반대 안하겠다면 MB 반대투쟁 안하는 거냐. MB정부가 반환경, 반노동, 반농민, 반통일 정책들, 운하까지 엄청난 것들을 쏟아내는데 조금의 정책적 차이는 큰 물줄기를 바꿀 수는 없다. 오기와 독선을 계속하면 결론은 이명박 정권 탄핵까지 갈 수도 있을 것.
한미FTA의 경우 민주당과 공통분모는 비준의 시기가 아니다.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산업영향평가 등을 하면 한미FTA를 추진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시기를 지나서 민주당과 판단이 달라지면 안하면 된다.
반MB연합은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친 것인가
물어보나 마나다.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왜 그런 발언하느냐는 당원 없다. 가장 튼튼한 조직은 상향식으로 구성되어야 할 텐데, 이 구조를 그대로 밟으려고 하면 어려운 점이 많다. 각 단체마다 이견들도 잘 조정이 안 되고 있다. 미리 예측하고 미리 그림을 만들어가야 한다.
민주노총이 진보정당 통합 추진을 공개 요구했는데
당내 당원들의 구체적 생각과 평가들을 거쳐야 내가 얘기할 수 있다. 나는 늘 말했지만 (분당은) 참 황당했다. 나로선 이해가 안 갔다. 의원단에서는 정파 간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나는 자주파니 뭐니 해도 신경도 안 썼었는데. 지금 보면 종북이니 뭐니 하는 것은 분당의 명분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한다.
민중이 요구하고, 많은 국민과 서민들이 눈물과 절규 속에서 대안정당을 만들라고 요구하면 거부할 수 있겠는가. 뭐 이건 개인적 심정이고, 당내에 구체적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1심 선고공판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새해를 맞이하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본다. 의원직을 상살하게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검사의 구형은 정치바람을 탄 것이라고 본다. 우리 보좌관 착한 사람들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선거 농사 잘 짓고 종자 선택 잘하고, 깨끗하게 하자고 그렇게 호소하고 다녔는데, 그래서 바람이 불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의도적으로 선거법을 위반하겠는가. 다 선관위에 물어보고 한 것이다. 재판부가 독립적인 입장에서, 양심있는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방호 전 의원도 지역활동 시작했다는데 지역구 활동은 잘 하고 있나.
사무장 혼자 있고, 지역구에 당원도 많지 않아 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전국의 당원들이 함께 해 잘 될 것이라 본다. 사천 시민들이 보통 사람들인가. 유언비어 같은 것, 한 수에 정리할 날 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한마디
정말 죄송하다. 싸움하지 말라고 했는데, 전쟁판이 되어서 고개 들기가 부끄럽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대화가 되어야 타협이 되는데 지금 상황은 이를 넘어버렸다. 너무나 노골적으로 뻔뻔스럽게 재벌의 왕국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걸 막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행복한 사회도 잘 사는 사회도 기대할 수 없다. 행정부가 잘못할 때 막으라고 뽑아줬는데, 눈 감고 넘어갈 수 없다. 전쟁터를 불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막아내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책무라 생각한다.
30%도 안 되는 지지를 받는 이명박 대통령이 불도저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불도저에서 내리라는데 말 안 들으면 불도저를 뒤집어버려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최전방에서 막겠다. 새해에는 울어도 같이, 웃어도 같이 상생하는 세상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