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비행기 제주 도착, 평화버스 시동

23대 평화버스 시동 걸어...“군홧발에 다친 강정과 함께 하자”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평화비행기 승객들이 오후 2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제주공항에서 제주평화버스 승객들과 합류한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평화비행기 참가단은 “제주 4.3때 벌어진 국가폭력을 지켜보며 더 이상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피 흘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해군기지가 건설되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깨기 전에, 평화와 사람, 생명을 껴안고자 이곳에 왔다”고 평화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9월 3일 행사를 보장한다는 말을 믿으며 강정의 주민들과 뭍의 사람들이 모두 평화비행기와 평화콘서트를 기다렸다”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경찰이 깬 약속, 해군에 준 상처를 덧내다
참가단, “생명이 숨 쉬는 곳에 콘크리트 덩어리 왠 말”


평화비행기 참가단은 어제(2일) 강정마을 강제 진압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참가단은 “경찰 600명을 동원해 침탈한 현장은 생명이 숨 쉬며, 주민들이 일하던 일터다”며 “평화적 살 권리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 건드리지 말라고 기둥을 붙잡거나, 굴착기 앞에 섰는데 이를 짓밟는 행위를 경찰이 평화 시기 자기 국민에게 할 짓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해군기지 건설계획은 절차적, 환경적 타당성도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정부는 8월 29일 공사방해 가처분 결정이 이번 침탈의 이유라고 말하는데, 국회 예결특위가 제주 해군기지 조사소위를 구성, 점검하기로 한 상황에서 공권력 투입은 행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생명이 숨 쉬는 곳에 콘크리트를 뿌려 묻어버릴 수는 없다”면서 “정부는 평화적 해결을 염원하는 각계각층의 전국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평화비행기 승객, “강정평화, 해군기지 반대 마음으로 하나 됐다”

한편, 평화비행기와 평화버스는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강정마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안고 탔다.

이날 준비된 평화버스는 모두 23대로, 당초 16대~18대 수준을 넘어섰고, 800여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준비팀은 “당초 계획보다 많은 인원들이 평화버스를 타고 있다는 사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마음과 강정평화의 마음이 단순히 강정주민들만의 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승객들은 제주해군기지로 갈등을 겪는 강정의 아픔과 진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천에서 온 ‘가정 주부’라고 소개한 시민은 딸과 함께 평화버스를 타며 “어제 공권력 투입 소식에 하루 종일 가슴이 답답했다”며 “이렇게 와보니 조금 마음이 안정되는데, 경찰의 폭력이 더 많은 사람들을 제주강정을 찾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있는 발달장애 대안학교 ‘큰나무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 5명과 함께 평화사절단으로 참가했다. 우리 아이들은 생명 평화 감수성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소개하며 “우리 학교도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우리 지역에 보금자리 2차 지구 개발사업이 공표되었다. 학교 존치를 위해 많이 싸웠지만, 현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강정마을도 폭력적으로 짖밟고 있지만, 이 아름다운 자원들이 우리 때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대대로 지키는 데 한 몫 거들자”고 말했다.

제주가 고향 경기도 파주의 한 시의원은 “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 살다 서울로 공부하러 올라왔다”면서 “파주도 미군기지가 많다. 그리고 주민들이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다. 내가 시의원이 될 때까지 키워준 제주에, 그 고향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울먹였다.

각자 사정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른 평화비행기, 평화버스 승객들. 그러나 강정에 평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2시 40분경 기자회견을 마친 평화비행기 승객들은 평화버스에 몸을 싣고 올레걷기 행사가 예정된 법환 포구로 출발했다.

평화버스 참가자들은 법환 포구에서 올레걷기를 시작해 일강정 바당올레를 지나 행사장이 있는 강정천 운동장에 5시 30분경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