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01년 9월29일, [사회운동으로서의 생협운동론]의 공개토론회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생협운동인 세이카츠크라브의 창시자인 이와네씨는 [개인의 자립자치를 생각하면, 다음단계의 운동은 [협동조합]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생협운동의 중심국가중 하나인 일본에서 생협운동의 창시자가 생협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지역주민운동의 존재방식을 지적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짧은 역사속에서도 발전과 확대를 거듭해온 일본의 생협운동 속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생협은 대안적인 시민민주주의인가 부르조아민주주의의 모방에 불과한 것인가? 일본생협운동의 변화는 글로벌시대 지역시민의 존재방식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일본의 생협운동의 현재
일본 시민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구석구석마다 살아있는 지역사회와 지역운동]이다. 00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세제를 쓰지않기 운동, 유기농업, 생협조합원의 정치참여 등 일본의 시민운동은 코뮤니티 내에서의 치밀하고 세밀한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식민지, 독립, 내전, 군사독재, 개발지상주의의 경험속에서 지역사회가 급격히 해체되고 황폐화 되어가는 것을 생각할 때 일본의 [주민참여에 의한 공동체만들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것이 60년대 후반부터 대중적으로 성장해 온 새로운 시민참여형태의 생협운동이다.
일본에는 2002년을 기준으로 약652개의 생협이 있으며, 조합원수는 2200만 명정도이다.(일본의 인구1억2700만 명). 이는 전후 일본의 대표적인 노동조합이었던 총평의 450만명, 그리고 현재의 노동조합연합인 렝고의 800만 명보다도 훨씬 대규모조직을 이루고있다. 전국의 생협의 사업액은 90년도에 2조7천억 엔에 달하였고, 80년도부터 10년간에 2,5배이상의 성장도를 거듭해왔다. 물론, 일본생협의 이러한 빠른 성장배경에는 일본사회의 고속경제성장, 대량소비사회, 기업형국가 형성의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속경제성장의 그늘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부패, 빈부격차, 군비의 확산, 공해 및 환경문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민생활의 불안정 및 삶의 피폐화가 눈에 뜨게 확산되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산업근대화의 부작용과 그에 대한 대안책으로서 생협운동이 시작된 것은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일본보다 앞서 근대화를 경험한 서구 유럽사회에서 생협운동은 훨씬 빨리 시작되었다. 하지만 일본의 생협운동이 서구유럽의 생협운동과 차이가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전후 일본의 3가지 생협운동의 전개과정
일본은 45년의 패전직후, 점령군GHQ의 간접통치속에서 쌀 및 생필품부족, 실업난 등으로 경제파닉상태가 지속되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어떻게해서든지 식량만이라도 확보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생협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 말하자면 생협은 식량확보운동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역과 직장의 동료들이 함께모여, 돈이 없으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옷가지들을 모아서, 대표자가 그것을 가방에 넣어 농촌으로 가서 쌀과 바꾸어와서 나누어주었다. 어떻게 해서든 입에 풀칠을 해야만 했던 시대적 배경속에서 생협이 탄생하였고, 동일유형의 조직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다(47년 조합수 6503개, 조합원 297만명). 이시기에 형성된 생협들이 제1단계의 소위 [생활방위형 생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방대한 전국의 생협조직들은 48년을 계기로 급속히 축소되었으며, 50년에는 조합수1130개, 조합원221만명까지 줄어들었다. 이는 미점령군의 민주화조치의 중지-독점금지법의 완화,기업의 합리화, 공무원 인원감축 등-, 한국전쟁 과 좌익탄압의 영향 등으로 노동자 및 국민의 권리가 눈에 띄게 축소되고, 도산 및 실업이 증가하여 노동자들의 민주적 요구와 공동체 생활이 급격히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여기에 맞서 [지역노동자 생협]건설로 대응하였으며, 1951년에 일본공산당 소속의 단체들을 중심으로 [일본생협련]을 창설하였다. 창립선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평화와 보다 좋은 생활이야말로 생활협동조합의 이상이며, 이 이상의 관철이야말로 현단계에 부여된 최대의 사명이다. ...우리들은 새로운 출발을 함에 있어서, 일본의 생활협동조합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계승한다.]
이 운동은 노동자 생협의 연대를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의 평화를 지켜나가고자 했던 것이다. 이시기가 제 2단계의 생협운동이다. 하지만 생협련은 일본공산당이 주도한 운동의 특성상, 조합원의 자발성보다는 위로부터의 결정에 좌우되는 수동성의 한계가 있었다. 또한,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운영은 비조합원들의 지역노동자생협운동방식에 대한 불만을 불러왔으며, 이후 생협운동의 분열을 가져왔다. 이러한 노동자생협운동의 한계는 이후 지역시민이 주도하는 제 3단계의 시민주도형 생협의 시대를 열었다.
4대 공해문제와 생활자로서의 생협운동의 발전
유럽의 소비자협동조합들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대부분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규모화에 치중하다가 협동조합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거나 사라져갔다. 이는 소비자협동조합이 기본적으로 경제적 약자의 결사체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60년대 중반 [소비자]협동조합이라는 이름대신 [생활자]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생협운동의 가치체계를 창출하였고, 서국 국가와는 반대로 생협운동의 전성기를 불러왔다. 일본에서 이 시기 시민이라는 용어대신 [생활자]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은 당시 일본 시민사회의 생활형태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고속경제성장의 모순들은 6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50년대중반, 유아의 분유에 대량의 비소가 발견된 모리나가 비소중독사건을 시작으로, 4대 공해문제로 불리는 구마모토 미나마타병(1969년), 니이가타 미나마타병(1967년), 이타이이타이병(1968년), 요카이치천식(1967년)의 공해문제는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미나마타병(메틸수은에 의한 인체오염)으로 공인된 환자만 현재 1만2천명이 넘으며, 피해자는 10만명이 넘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지역주민과 시민의 생활자체가 기업형 국가속에서 가장 큰 피해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공해투쟁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조차도 공해 기업의 성장과 분배논리만을 강조한 채 이러한 문제들을 외면했던 것은 사회운동의 역학관계를 노동운동에서 시민운동으로 변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버렸다.
한편 동시기에 대학에서는 권위주의 교육행정에 대한 반감으로 [개인학생의 반란]이라고도 불리는 전공투가 대학가를 휩쓸었다. 그리고, 50년대 중반, 일본공산당의 스탈린주의 노선에 대한 반감과 60년대 안보투쟁의 실패로 침체기에 빠져있던 신좌파출신들에게 이러한 반공해운동과 지역주민운동은 새로운 운동의 활로가 되었다. 70년대 초반까지도 일부 신좌파들이 지역운동을 폭력적인 국가권력에 대항하기 위하여 무장투쟁을 하는 [혁명거점]으로 인식하였다. 하지만 우치게바(내부살인), 아사마산장의 인질사건 등으로 이러한 극좌계열의 계급적 지역운동이 실패한 후, 신좌파는 70년대 중반부터 생협운동을 지역주민의 참여에 의한 생활공동체로서의 거점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생협운동의 대중화의 튼튼한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60년,70년 두번의 안보투쟁의 실패와 계급적 거점운동의 실패가, 정치조직중심의 운동과 대중과 유리된 정치투쟁이었다는 인식하에 이들이 지역주민의 삶의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1965년에 도쿄의 세타야구의 한 청년이 [종래의 정당이나 노동운동에 좌우되지않는, 지역에 뿌리를 내린 운동을 만들고싶다]는 취지로 주부를 중심으로 우유의 공동구입을 제안하였다. 이후 이 운동은 68년에 세이카츠크라브 생협이라는 단체로 출발하였으며, 현재 이 단체는 일본최대의 생협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유라는 일상생활물건을 공동구매하여 자발적으로 분배하는것으로 시민 생활의 안전과 사회공동체의 회복을 지향한 것이다. 일본의 생협운동은 유럽의 경제적 결사체라는 토대위에 마침내 대중적인 주민조직운동을 결합시켰다. 대표적인 양식이 15인 정도의 규모로 이루어진 반조직과 다양한 소모임들 그리고 지역위원회 등이다.
반조직은 공동구매의 기초단위이면서 동시에 생활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의식을 고양하는 기초적인 운동조직이었다. 이러한 양식의 조직을 만들게 된 배경이 두번의 안보투쟁의 실패를 경험한 일본 사회운동의 역사적 교훈이 반영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생협은 기존의 운동에 비해 더디고 느린 길을 선택하였지만, 이후 단순히 경제적 약자들의 공동구매조직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소비자이면서도 생활자로서의 지역운동을 이끌어 가는 핵심적 대중조직으로 성장하게 된다.
대표적인 시민주도형 생협운동조직과 운동의 형태
현재 시민주도형 생협조직으로는 대표적으로 3곳이있다. 이는 세이카츠(생활)크라브, 수도권Coop, 그린Coop이다. 일본의 생협법에 생협조직은 최소 현(도)단위로 설립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 3조직은 설립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지역을 가지고 있으며, 그 지역내에 대표적인 지역생협을 가지고 있다. 세이카츠크라브는 세이카츠크라브 카나카와, 수도권Coop는 키타타마 생협, 그린Coop는 큐슈 생협이 대표적인 지역생협이다. 생협은 생산지가 없는 소비자 중심지역에서 발달하였지만, 지역운동과도 연관이 있다. 예를들어 수도권Coop의 도쿄의 북쪽에 있는 키타타마지역은 신좌파출신들이 중심이되어 지역운동을 시작했던 곳이기도하다.
생협은 공동구매에서 시작하여 지역의 사회운동에도 관심을 갖었다. 그린Coop를 중심으로 큐슈에서는 골프장 반대운동이 대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위하여 생협 조합원중에서 후보를 세워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에도 참여하고 있다. 세이카츠크라브의 대표지역인 세이카츠크라브 카나가와는 카나가와 시민네트워크를 조직하여 조합원을 조직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참여시키고 있다. 임기는 2년으로 2번까지 출마할 수 있으며, 2004년현재 카나카와 네트는 카나카와현 내의 17개의 시/촌에서 34인의 여성의원을 배출하고 있다.
이처럼 생협조직은 경제공동체로 시작하였지만, 지역문제, 환경문제, 생활자의 직접참여라는 3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협운동의 시작은 고속경제성장의 부작용과 공동체 파괴에 대한 지역주민사회의 저항, 생활자로서의 시민의 인식, 풀뿌리 민주주의에 의한 대중적 지역운동이 기본 토대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생협운동의 참가자 대부분이 주부와 여성이라는 점과 이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생협조직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대부분의 가정의 소비형태를 결정하는 주부가 생협운동을 통해서 생활의 주체가 되고 사회의 최전선에서 사회문제에도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주문과 분배구조는 자본주의의 고비용 유통구조의 문제를 극복하며 조합원 전체에게 효율적인 가격에 안전한 생활 필수품을 제공하게 된것이다.
생협운동의 직면한 과제: 이상과 현실의 괴리
하지만, 일본의 생협운동속에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현상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생협은 결코 편리함이나 저가격, 이윤획득을 추구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었으며,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신뢰형성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보존을 지향해 왔다. 하지만, 일본의 버블경제의 붕괴와 장기간의 불황은 식품의 안전과 공동체의식보다는 저가에 의한 편리함을 추구하게 만들고 있다. 불황속에서 24시간 편의점과 대형슈퍼,백화점의 계속되는 바겐세일은 생협의 조합원들의 이탈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공동구매와 자발적인 분배구조도 개인맨션과 아파트 생활속에서 개인구매와 자택앞까지의 직접 배달의 시대를 갖어왔다. 특정점포를 갖지않고, 자택배달을 하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지향해왔던 시민주도형 생협들도 이러한 원칙을 깨지않을 수 없게되었으며, 생협은 오히려 다른 대형슈퍼보다도 편리하다는 대상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원래 생협이 자택배달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장애자생활운동의 일환이었지만, 새로운 경영법으로 전환되어 새로운 이윤추구의 유통 방법이 되어 버린것이다. 또한 조합원의 감소를 메꾸기위하여 지역중심의 생협들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상품의 단일화와 전국배달을 가져왔다. 여성과 주부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유통비용을 감소시켰던 비생산노동의 사회적 참여부분도, 일부 생협운영자의 골프파동 등 생협의 비리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비생산 노동의 착취라는 비판도 듣게 되었다. 게다가, 식품의 지나친 안전의 추구는 현지 생산자의 자연재해에 의한 농산물 불황의 문제를 이해하기보다는 안전한 농산물을 가지고 있는 다른 생산자를 찾음으로서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상호불신의 문제도 가져왔다. 사회의 총체적인 이익을 추구해왔던 생협의 구성원들이 개인의 이익만을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윤보다는 공동의 가치를, 위로부터의 지도보다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참여를, 저가보다는 생활과 음식의 안전을 추구해왔던 생협운동이 이상과 현실속에서 새로운 과제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지역운동의 대안을 찾아서
일본의 지역운동으로서의 생협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회운동의 역사적 경험, 개개인의 양심과 헌신, 사회곳곳의 구석구석까지 존재하는 작은 생활그룹들의 네크워크가 이 생협운동을 뒷받치고있다. 불량식품을 만든 회사의 제품이 2-3일내로 전부수거되어 해당회사가 문을 닫아야하는 것도 생협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불매운동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불만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여 사회적 통제와 구체적인 실효성을 획득하고있는 것이 일본의 시민운동의 특성이다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일본의 생협운동에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이념이 국제시민연대이다. 세이카츠크라부 카나카와는 1980년 조합원을 중심으로 합성세제 추방운동을 벌인후 카나카와네트와크 운동을 통해 지역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 단체가 98년 시민연구의 일환으로 영국의 옥스팜을 방문한 후 일본판 옥스팜운동인 [WE21(Women`s Empowerment 21 Japan]을 설립하여 [공정한 지구사회]건설을 내세우며 구체적인 국제시민연대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WE21는 각지역에 리사이클 전용의 WE21전문숍(현재 카나카와현내에 약50곳)을 가지고 있으며, 이곳에서의 수입을 아시아중심의 국제협력 NGO단체에 기부한다. 또한 페어 트레이드를 실시하며 개발도상국의 상품을 현지가격에 맞도록 생협조하원에게 제공하며 또한, 정기적으로 조합원들과 현지탐구활동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 전문숍도 주부와 여성들의 자원봉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운동은 NGO운동의 가장 큰 고민인 재정의 자립을 몸소 실천하며, 또한 생협운동이 지역운동의 연대를 넘어 국제시민연대운동에 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생활자로서의 존재가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며, 국가를 넘어 아시아 및 세계평화로 연결된다는 시민운동의 이념이 일본의 생협운동속에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오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속에서도 일본의 생협운동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며, 운동의 자기정체성을 극복해보려고 노력하고있다. 거대한 이념보다는 조그마한 생활의 실천속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일본의 여러 시민단체를 한달간 돌면서 그 경험을 책으로 엮은 전 참여연대 박원순 변호사는 한국의 시민운동은 총론에는 강하지만 각론이 허약하며, 일본의 시민운동은 다양한 각론이 강한 반면, 총론이 약하다고 지적했다.숲과 나무를 비유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은 숲을 보지만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에 별로 신경쓰지 않은 반면, 일본은 한그루 한그루 나무를 중요시하며, 숲의 형태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개인의 민주주의와 사회의 민주주의가 어느것이 더 중요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일본의 생협운동은 개개인의 민주주의를 중요시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으로서의 생협운동인지, 단지 브루조아민주주의의 제도적 강화인지는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다. 하지만 초기 사회주의자였던 로버트오웬이 생협운동의 형태를 제안했던 것은 공상주의적 사회주의 이념속에 생협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반영한다. 생협운동속에 대안사회의 구성원의 구체적인 존재방식의 일면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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