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제자리를 찾는 것"

[인터뷰] 기호3번 김창근-이경수 후보

민주노총 4기 임원보궐선거에 출마한 기호3번 김창근-이경수 후보조를 만났다. 기호3번 후보조는 알려져있다시피 민주노총 4기 집행부와 '세상을 바꾸는 투쟁', 그리고 '사회적 교섭'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파'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는 가운데 기호 1번 후보진영을 의식한 듯 "정파를 비판하는 자신들은 정파가 아니란 말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혁신'에 대해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었다.

김창근 위원장 후보와 이경수 사무총장 후보는 산별노조 문제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태도 문제에서 일정한 견해 차이가 엿보이기도 했다. 김창근 후보는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이 더욱 확대, 발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경수 후보는 대중조직과 당과의 관계가 현재와 같은 일방적 밀월관계가 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두 후보의 의견이 다소 다른 부분은 김(김창근), 이(이경수)로 구별해 표기했다.

  김창근 위원장 후보와 이경수 사무총장 후보/ 오도엽 기자


"투쟁해야 할 때 안하는 것이 혁신의 대상"

기호 3번 후보는 '전진과 노힘의 연합후보'라고들 이야기한다. 이런 분류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가. 후보로 추대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싶다

전진-노힘 후보가 아니고 현장투쟁단 후보다. 현장투쟁단 진행과 2월 선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었던 경과는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2월 선거가 결정되고 나서 어떻게 대응할지와 관련한 모임을 했었다. 그것이 전진, 노힘은 아니더라도 현장투쟁단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이 모인 것이었다. 그 논의 자리에서 선거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참여에 있어서는 소위 이야기하는 전진, 노힘, 새흐름 이런 곳에 투쟁과 혁신, 계급적 노동운동 복원을 위한 모임의 이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선거연합을 제안하게 됐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이미 선거 대응이 결정난 상태, 실제적으로 선거 참여를 결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논의가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추진하게 됐다. 새흐름이라고 하는 쪽에선 독자 선거를 준비했다. 우리는 전진 또는 노힘, 또는 정파에 소속되지 않았더라도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꾸리게 됐고, 후보도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됐다.

세 후보 진영이 공통적으로 '혁신'을 말하고 있다. 기호 2번에서 주장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차이가 나게 손에 잡힐 수 있는 것도 잘 없다. 혁신은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하는데, 일단 제도적인 혁신을 통해 눈에 보이는 유형적인 혁신이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소위 연대성, 투쟁성, 계급성 운동의 기풍이 사라지고 있고 우리가 말하는, 심하게 말하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복원하는 측면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연대가 어찌 보면 무형적인 것이다 보니 좀 막연한 측면도 있다. 혁신이라는 것은 제도도 중요하지만 기풍을 되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혁신은 따로 떨어져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연말 비정규직 투쟁에서 경험했듯이 투쟁을 해야 할 때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혁신의 대상이다. 실제 비정규직들의 투쟁은 진행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그 투쟁을 방기하거나 소극적으로 관망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서지 않는다면 그 조직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보면 혁신은 복원, 제자리를 찾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창근 위원장 후보/ 오도엽 기자
4기 집행부에 대해 비판적이고, 혁신의 문제나 직선제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기호 1번 후보진영과 공통점이 있다. 1번 후보진영과의 변별성은 뭐라고 생각하나

기호 1번이 직선제 말고 어떤 내용이 있는지? 기호 2번은 말은 혁신이고 혁신의 내용이 없다. 제도에 대한 혁신도 대안이 없고 4기 집행부를 계승한다는 것은 혁신 대상이 뭘 혁신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을 뿐이다. 기호 1번의 산별노조 관련한 공약은 혁신이 아니라 견해차이일 뿐이다. 물론 산별문제도 혁신일 수 있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산별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일면 타당성이 있지만 지금와서 산별문제를 새롭게 이런 것이 아니라 반대한다는 건 자칫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경로나 방법은 이견이 있을수 있다 하더라도 '이런 것(상층통제위주의 산별전환 투표) 때문에 반대한다'는 건 시급한 산별과제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굳이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투쟁과 혁신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제도적 혁신도 중요하지만 투쟁할 조직이 투쟁하지 못하는 것, 투쟁의 기풍을 다시 살리는 것이 시급한 혁신의 과제다.

"정파를 비판하는 사람은 정파가 아닌가?"

기호 1번 후보진영이 민주노조운동에 있어서 정파의 폐해를 꼬집는데 비해, 기호 2번과 3번 후보는 이를 묵인 혹은 인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정파의 기능을 어떻게 보나

기호 1번이 주장하는 '정파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민주노총의 위기에 정파가 문제라고 진단하는 것처럼 정파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데에 동의할 수 없다. 정파는 없앤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고 밀실에서 결정하고 그것을 패권주의로 몰아가고 하는 이런 잘못된 경향들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아야지 정파 자체를 부정해선 안된다고 본다. 그리고 정파를 비판하는 사람은 그러면 자신은 정파가 아니냐? 그들도 또 하나의 정파인데 그것을 양비론으로 몰아가면서 정파가 문제라고 얘기하면 동의할 수 없다.

다른 후보진영들에 비해 공약의 갯수도 적고 간단한 편이다. 또 구체적이기보다는 슬로건 형식의 공약들을 걸었는데. 어떤 의도인가

진정성이 담겨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한다. 보궐 임기 1년만에 10년짜리 공약을 내놓고 하겠다는 것은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처한 현실은 당장 2월 코앞에 닥친 비정규직 법안 저지투쟁을 해야 하고 4월로 예정되고 있는 로드맵 저지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긴박한 사안들이 눈앞에 있는데 1년의 임기 동안에 무슨 위원회를 만들고 거창하게 그림만 그려서 할 수 있겠나.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단순히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 투쟁을 조직하는 선거 국면이 되야 한다고 본다. 투쟁지도부를 선출하는 선거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여러 공약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진정성이라고 본다.

  이경수 사무총장 후보/ 오도엽 기자
비정규직법 개악 저지투쟁을 말하고 있는데 사실 이제는 더이상 저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판단들도 있는 것 같다. 로드맵 분쇄 투쟁도 다르지 않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지해야 한다는 것인지,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선 어떤가

역으로, 그럼 우리가 힘이 없다고 해서 이대로 받아들일거냐고 되묻고 싶다.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건 아니다. 우리 힘이 역부족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투쟁하고 저지하는 것이 할 일이지, 해봐야 안될 것이니까 투쟁을 안한다고 하는 것은 조직이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다.

비정규 투쟁과 관련해서, 2월 국면에서 힘이 딸리는거 아니냐 하는 판단이 있을수 있다. 실제 우리가 시급하게 점검해야 될 것은 민주노총이 지금까지 비정규 법안 투쟁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량을 총가동할 수 있는 기능과 실제 행동을 해왔느냐는 것을 돌아보고,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 빠른 복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 기간중에도 투쟁 국면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걸 모아내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저들의 의도대로 되진 않을거다. 그걸 만들어내겠다.

임원 직선제의 주장은 어떤 의미가 있나. 지난 1월 10일 현장투쟁단에서 가진 민주노총 혁신 토론회에서는, 조합원들의 실리주의 경향을 예로 들어 오히려 직선제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선제는 그 자체만으로 혁신의 완결이라고 보진 않는다. 선거가 선출만을 바라본다고 하면 장점이나 단점,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선거를 통해서 투쟁을 조직하고, 선거를 통해서 민주노총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혁신해야 된다고 문제제기하고, 조합원들이 나의 조직으로 관심갖고 동참하게 되는 것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단순히 선출방법 중 하나라는 식으로 획일적으로 봐선 안된다. 비록 이번 선거도 간선제긴 하지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투쟁을 조직해야 되는 절실함 때문에 간선제로서도 여전히 현장 조합원 대상으로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그런 경향이 현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란 것은 이해한다. 실제 사례가 있으니까. 문제는 현상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대중추수적 입장에 설 것이냐는 것이다. 운동에 고민이 있는 자들은 그런 태도를 바꿔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는데, 어떻게 제기할거냐의 기구 문제가 발생한다. 그게 직선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문제를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잘못된 것을 바꿔나가게 할 수 있는 유력한 기구라고 보는 것이다. 직선제를 통해 혁신의 문제도 많은 부분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고 보기 때문에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 할당제는 어떤 기능을 할거라고 보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지의 구상이 있는지

할당제라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하는 개념으로 봐선 안된다. 할당을 함으로써 우리가 비정규직 문제를 얼마나 무게있게 비중있게 생각하느냐의 관점에서 보면, 할당을 많이 하고 적게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 배치하는 열린 자세, 조합원들과 공유하는 할당제에 의미를 두는 것이지, 할당제를 시행한다고 모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잘 될거라 보진 않는다.

비정규직 할당의 비율을 따로 정리해놓진 않았다. 실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최고 의결기구인데, 거기에 비정규노동자가 대의원으로 와서 발언할 수 있는 구조가 안돼 있다는 거다.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계급적 관점에서 투쟁한다고 하면 실제로 더 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의결기구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본다. 할당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진행할거냐 관련해서 구체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할당제를 분명히 도입하겠다.

  오도엽 기자


"규율위원회가 아무런 기능을 못하고 있다"

규율위원회를 재구성하자고 했다. 현재의 규율위원회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 것인가. 재구성한다면 어떤 방향으로의 재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현행처럼 수가 많은 각 연맹별로 규율위원을 안배한다면 제대로 과제를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규율위원회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첫째로 자기 목표와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두 번째는 그에 걸맞는 구성원들로 구성돼야 한다. 걸맞는 구성원이란 전문성, 공정성, 객관성이 담보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사람들로 규율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선 대의원대회같은 보다 폭넓은 기구에서 검증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서 힘있고 공정한 규율위원회로써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 규율위원회에 올라 있는 KT부정선거나 비리 문제를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것이 반증하고 있다.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긴 했지만 심지어 부정선거 당사자인 KT노조 위원장이 규율위원으로 들어갈 뻔 했다. 현재의 규율위원회는 사실상 아무런 기능도 못하고 있다. 전문적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그냥 조합원 수가 많은 연맹 순서대로 구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정말 심각한 관료적 태도다. 규율위원은 최소한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할 수 있게 해야 되겠다.

다른 후보진영에서 비교적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산별노조 문제는 공약에 담겨있지 않다. 이유가 있는지

산별노조를 얘기하자면 정말 할 말이 많다. 금속 산별운동에 앞장섰던 사람으로써 민주노총이 그동안 산별노조에 대한 준비정도나 인식이 제대로 안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산별노조 관련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는데 지금은 이런 논쟁할 시기가 아니다. 2007년 복수노조를 대비해 이런 노동운동체계로 재편되야 하는 시점이고, 비정규직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까지 산별은 왔다. 시급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몇년전에 했던, 그 때 했어야 했던 논쟁과 의견들이 제기되는 데에 대해 답답한 심정이다.

여러가지 의견은 있으되 빨리 의견을 모아야 한다. 불투명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시급하다. 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산별 문제는 누구 못지 않게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예정이다. 공약에서 산별노조 문제가 빠졌지만 제시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다. 간결하게 투쟁과 혁신을 하기에 급급하다는 것을 표현했다. 그리고 혁신의 내용에 산별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서두에서 나왔듯 혁신이란 게 제도혁신도 포함돼 있는거고 체계문제도 별개가 아니다.

  김창근 위원장 후보/ 오도엽 기자
산별문제가 중요해서, 혹은 중요하지 않아서 공약에 안들어간 문제가 아니다. 다만 산별은 이미 앞에서 건설된 데도 있고, 논의하고 있기도 하고, 그 논의가 앞선 곳도 있고, 이제 막 시작한 곳도 있고 그런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4월, 6월 전부 산별로 전환하라고 하지만, 이것이 가능한 거냐. 공약엔 들어있지 않더라도 고민이 없지 않다. 개인적으론 산별노조에 대한 고민이 누구 못지 않다. 투쟁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만도 굉장히 큰 공약이다. 무슨무슨 위원회, 무슨무슨 기구 설치라는 공약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빈 공약이다. 표를 얻기 위해, 환심을 사기 위해 의지가 너무 넘쳐서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기호 1번 후보가 말하는 '상층통제위주의 산별전환 반대'와 비슷한 맥락인가

김)어느 상층에서 그런 논의를 하는가? 민주노총에서도 고민이 안되고 있다. 이해가 안된다.
이)이정훈 후보가 계급적 산별, 투쟁을 통한 계급적 산별을 말하고 있다고 보아지고 그런 면에서 타당한 제기다.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시기적으로 촉박한 복수노조 시대가 왔을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이견과, 진행 속도와,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시기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걸려있는 것을 단순히 정리해서 해결될 수 있을까의 문제는 좀더 고민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의 방침을 줄곧 가져가고 있다. 기호 2번 후보진영도 민주노동당 강화를 공약으로 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노조운동, 민주노총의 정치적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김)민주노총이 어쨌든 조직적 결정에 의해 민주노동당 만들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을 뒷받침하고 복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견해가 있을수 있는데, 지지도나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면 안된다. 보다 더 민주노총이 적극 참여하면서 노동자 계급성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현재 민주노총이 다수가 되어 있는 당원들, 현재 당원들 정서보다 훨씬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즉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비정규 미조직 조직틀에 담아내지 못하는 아래로부터 허덕이고 있는 노동자계급을 당이 적극 껴안고 정치적으로 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민주노총이 적극 참여하면서 보다 계급성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대중조직이 정당을 지지하는 문제와 관련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현재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관계에 있어서는 상호 보완적인 측면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 것들은 끊임없이 토론하고 현상을 진단하며 보충, 수정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거냐가 문제인데 지금처럼 당과 민주노총의 관계가 일방적 밀월관계로 가는 것은 서로를 위해 결코 좋지 않다. 당은 당으로써의 역할,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으로의 역할을 할 수있게 서로 독려하는 방식이어야지, 서로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를 바라봐선 안된다. 민주노총과 정당 관련해서는 우리 후보들 사이에서도 더 많은 얘기를 해야 할 측면이 있다.

"사회적 교섭으로 뭔가 얻을 수 있을거란 희망은 환상"

민주노총 4기 집행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이 있을 것 같다

간단하게 하려고 해도 많이 나온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4기 집행부가 세상을 바꾸는 투쟁, 준비된 투쟁 한다 했지만 명백히 실패했다. 사회적 교섭 전략이 이미 파탄이 났다. 투쟁과 교섭을 병행한다고 했는데 실제론 교섭에 비중을 둔 것이 사실이고, 교섭에 비중 둔 동안에 투쟁을 철저히 조직하지 못했다. 조합원 대중들도 한쪽이 교섭하고 있으면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쟁도 제대로 못했다.

운영 관련해선 대의원대회를 파행적으로 끌고 감으로 인해 조직 분열만 일어나고 남은 게 뭐가 있나. 대의원대회에서의 괴리와는 무관하게 사회적 교섭은 결국 갔다. 그럴 걸 뭐하려고 서너차례나 온 국민에게 낯뜨거운 모습을 보여주며 강행했는지 납득이 안된다. 강승규 비리 건 대처도 너무 안일하다. 이게 어떻게 개인비리냐. 개인비리로 규정하며 솔로몬 재판 운운하는 태도를 보면서 그 도덕적 해이가 실망스러웠다.

우리 사이에 처해진 민주노총 힘의 관계, 역학적 구조에 대해서 지나치게 의제 중심으로 운동을 진행시킨 측면이 있다. 마치 조합원들 입장에서 보면 나는 별로 투쟁하지 않아도 뭔가 바뀔거라는 환상을 갖게끔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게 잘못된 거라는 건 당시엔 몰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알 수 있다. 지나치게 그렇게 가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투쟁, 사회적 교섭을 통해 뭔가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갖게 하지 않나. 여기저기 시민사회단체와 사회적 담론을 생산하는데 쫓아다니고.

의제를 고민하는 것과 관련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데 대해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자기 과제를 지나치게 확장시키면서 정작 고통받는 노동자 문제를 받아 안는데는 소홀한 측면이 있다. 그것이 역으로 부메랑이 되어 협상력과 자기 역할에 대해서도 공격당하고 부정당하는 상황을 맞이하는 것 아니겠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 4기 선거 때의 결과를 그대로 바라봐선 안된다. 이경수 동지나 저는 당선에 대한 판단은 없다. 지금까지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지 않았고,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투쟁해왔기 때문에 제대로 판단될 것이다. 모두가 위기라고 하는 국면에 몸사리지 않고 투쟁한 우리 3번이 무난히 당선되지 않을까 한다.

대의원대회 무산 이후 각 세력간 감정의 골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만일 당선된다면 역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파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봤나

누구라도 열린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 견해가 다르고 철학이 다른 것은 있을수 있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내가 옳다, 내 의지대로 하겠다고 하면 서로가 서로를 혁신 대상으로 삼아 골이 깊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것의 치유를 위해선 많은 대화도 필요할 것이고, 집행 권력을 쥔 집행부가 훨씬 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당선된다면 충분히 대화하고 노력하겠다.

  이경수 사무총장 후보/ 오도엽 기자
실제로 견해차가 있어도 투쟁에서는 하나가 되야 하는데, 지난 연말에 국회 앞 농성투쟁을 보면서 너무 참 우리가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는 생각도 했다. 이런 상황에, 사퇴하고 비대위까지 왔다 해도 긴박한 상황엔 모두 투쟁에 복무했어야 하는데 투쟁을 외면하고 소극적이었다.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투쟁과 혁신이 별개가 아니듯 견해가 다른것은 인정하더라도 많은 노력을 해야 되겠다.

단지 철학적 판단이 다른 것은 투쟁과 소통을 통해 좁혀나가겠다는 것과, 비리와 담합된 세력을 무조건 끌어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비리에 대해 심각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고 안일하게 보는 사람이 있다. 열린 자세로 귀담아들을 필요는 있는데 객관적으로 아닌 건 있을수 있다. 그것을 구분해야 겠다. '너희들은 대화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해선 안된다. 만약 당선된다면 여러 견해를 열린 자세로 들어볼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통 임원에 당선되면 집행부를 소위 '자기 사람'들로 구성하면서 일부가 떨어져 나가거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당선되어 집행부를 꾸린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인가

민주노총을 투쟁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로 세우고 혁신하는데에 동의한다면 지금까지 견해가 달랐더라도 최대한 같이 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 감정에 의해서건 철학이 달라서건 같이 못한다고 하면 할 수 없는거다. 그러나 최대한 같이 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이)내가 충남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전국회의 의장인 진경호 동지와 4년 동안 같이 일했는데 책상 엎은적 한번이 없다. 되느냐 안되느냐 하면서 문박차고 나간적 한번도 없고. 그런 정도면 되겠다. 그렇게 될 수 있던 것은 대화라고 본다. 사안에 대해선 내부가 다름으로써 운동이 진전 안되는 측면보다는 대적전선을 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문제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내 생각대로 하면 전체 운동이 진전된다거나 지역운동 하겠다고 집착하면 이 문제가 안풀릴 거라고 본다.

민주노총 비대위 집행부도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이었고,금속연맹에서도 세상을 바꾸는 투쟁에 방점을 많이 찍었는데 당선된다면 충돌이 있지 않겠나

투쟁이야 세상을 바꿀 때까지 당연히 해야 한다. 의지의 표현이란 측면에선 동의하는데 과도한 면이 있다고 보고, 그렇게 투쟁의 목표를 큰 그림만 그려 제출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당면한 투쟁을 내실있게 조직하고 전국 곳곳에서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투쟁을 모아내는 것도 시급한데 큰 그림만 제출하는게 올바른지 의문이다.

보궐선거여서 그런지 몰라도 현장 조합원들의 선거에 대한 분위기가 냉담한 편인 것 같다. 선거운동을 하며 현장을 다녀본 느낌은 어떤가

선거운동이 선출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만 가선 안된다고 보고 대의원들 위주로 선거운동을 하진 않았다. 주로 대의원이 전혀 없는 투쟁 현장에 다니면서 민주노총 투쟁 현황이나 실태를 정확히 바라보고, 조합원들이 뭘 요구하고 있는지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이 어느정도 있는지를 확인하고 긴박한 투쟁을 조직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왔다. 정확히 반응을 다 읽을 순 없지만 물리적으로 많은 조합원들을 만나진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선거라고 하는 국면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뜨게 마련인데 안뜨고 있다. 지난번 민주노총 비리사건 때 현장 조합원들의 문제제기가 확 안일어나는 데에 위기의식도 느낀 바 있다. 이게 우리 현재 민주노총의 수준이고 상태라고 보여진다. 혁신해야 하는 과제에 이런 부분도 있을수 있다고 판단된다. 거꾸로 바램이 있다면 조합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후보진영들을 보면서 정책이나 공약, 행동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호 1번 이정훈 동지가 출발한 운동의 인식은 참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더 길게 유지됐으면 좋겠다. 이정훈 후보는 현장에서 부대끼면서 쭉 가졌던 문제의식 위주로 많은 제기를 하고 실제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이 있다. 관료 등 부정적 표현은 조금 걸리긴 하지만, 실제로 중앙지도부의 생각과 현장 조합원들의 생각, 위원장들의 생각에 간극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이정훈 동지가 현장 중심으로 보는 문제제기들에는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리고 조준호 후보는 낯이 두꺼운게 장점이다. 비아냥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도 하나의 장점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틀린 점이야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에.(언급하지 않겠다)

  오도엽 기자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80년대 군사독재 시절에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해고되었고 복직하는데 5년 걸렸다. 그 이후에 운동하면서 오늘날까지 몇 차례 구속됐다. 두 번째 해고되어 있는데, 항상 나로 인해 우리 조합원들이 패배감을 가져선 안된다는 생각이다. 해고됐을 때나 구속됐을 때나 꿋꿋이 지켜왔는데 다만 마음의 빚을 지고 가는 것이 있다. 오랜 친구이자 동지인 배달호 열사가 손배가압류와 악랄한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자기 몸을 던진 가슴 아픈 빚을 안고 가는 문제 때문에 정말 지금까지 더더욱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민주노총이 어렵다고 하는데 얼마만큼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몸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고 싶다. 조합원 동지들도 어렵고 힘들지만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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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동의

    다만 산별문제만은 1번 후보조가 좀더 정교하고 현장에 정서와
    가까운것 같습니다. 내용적인 공동의 투쟁이 없이 위원장들이 모여
    지분나누기식으로 해서 산별해봐야 안하는게 좋다는생각입니다
    조합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협의회 회의나 산별관련된 회의를
    이삼일씩하면서 결론은 못내고 몇년동안 지분싸움만 하는거 보면
    조합원입장에서 씁씁합니다. 좀더 내용적 토론과 간담회 라도
    있어야 합니다.
    외신에서 보니 프랑스가 도시를 마비시키는 투쟁들을 한다하니
    1번후보조에 생각은 그런것을 염두하고 지역적 연대에 복원을 생각하는것 같구요. 작년하이스코 투쟁때 조금은 보여진것 같기도 한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에 논의되는 산별은 별의미가 없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덩치가 커지면 민첩하지 않습니다
    내용적 투쟁없이 산별건설은 분열에 소지만 있다고 봅니다
    지역이든 업종이든 공동에 문제로 묶어내고 함께 투쟁한 성과를
    가지고 산별을 건설해야 하다고봅니다.

  • 궁금해서

    김창근 후보조의 정체성이 무엇인지요. 어느단위에서 이야기되서 나왔는지 궁금타. 특히 노힘은 어떤관계인지?

  • 공약보완

    수고 많습니다.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하면서 한 가지 요청드립니다.
    저는 지역에서 오랬동안 노동운동을 하고 잇는 사람입니다.
    현재 노동운도의 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들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가 지역조직이 민주노총 시대에 와서 별 볼일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역 조직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문제는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호 1번 조에서 제기하는 연합체 위상을 갖는 지역 조직 공약은 노동운동의 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중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기호 3번 조에서 이런 문제의식이 부복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공약에서 보완해주셨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과정에서 최대한 쟁점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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