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이해관 후보는 민주노총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 저항이 만들어져야 하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연대투쟁의 정신이 복원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민주노조의 정신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명확히 해야함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정훈 후보는 자신의 나이가 36세임을 밝히면서 어려운 시기에는 젊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위원장이 되어야 하는 정당성을 피력했다.
▲ 권회승 기자 |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현재 정파가 있긴 한가“
1번 후보조를 일컬어 새흐름 계열이라고 한다. 그러나 두 분은 새흐름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후보추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달라.
아래로부터 연대전선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힘이 모이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1년간 꾸준히 교류를 했다. 이 속에는 새흐름도 있고, 활동이 정지된 메이데이포럼 활동가도 있었다. 새흐름 쪽에서 오히려 우리가 새흐름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지금 선본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렇게 1년 동안 만났던 43명의 지역 활동가가 1월 12일 새벽 4시 30분까지 격론을 벌여 후보를 결정하게 되었다. 우리는 하나의 정파가 아니라, 관료화 되고 개량화 된 것이 운동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정파 이야기가 나온 김에 민주노총의 문제점 중 많은 사람들이 정파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현 정파구조의 문제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정훈 위원장 후보/ 권회승 기자 |
한마디로 지금은 줄 서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밑에 구조를 만들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 지금의 정파 구조이다. 정파는 운동을 위해 정책을 재생산하고, 지금 한국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극복하기 위한 답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쟤들 때문에 운동이 망했다, 쟤들이 민주노총 잡으면 운동 망한다고 서로 비난하는 것은 정파가 아니다. 이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논쟁과정, 비대위 기간, 선거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현재 엄격한 의미의 정파가 있는지 물어야 한다.
"돈 내고 표 찍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정파구조의 문제점이 사회적 합의주의 논쟁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투쟁에 있어 내용은 동의할 수 있으나 투쟁방식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기도 했다.
전술적 측면과 이념적 측면은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이념으로서의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와 전술로서의 반대투쟁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 것이다. 왜 사회적 합의주의를 막아야 하고 어떻게 해야 운동이 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한 쪽은 쇠파이프 안 들면 개량이라고 선동하고 우파는 현실을 이유로 사회적 합의를 선동하고 있었다. 논쟁 자체가 굉장히 정파적으로 진행되었다. 한 마디로 세몰이하기에 급급했던 논쟁이 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교섭이라는 것은 전술이다. 노사정 위원회, 국민통합연석회의 같이 기구 만들고 이것이 마치 이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에 대해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것이고 전술적으로는 사회적 교섭 검토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논쟁에서 전술에 대한 평가는 됐지만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의 의미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 이해관 사무총장 후보/ 권회승 기자 |
사회적 합의주의는 원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이것은 신자유주의를 관철하기 위한 자본주의 전략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 그러나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사회적 교섭은 힘 관계로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교섭이 이념이 아닌데, 이념논쟁과 전술논쟁이 섞였고 이것은 정파들의 음모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단한 대로 운동이 개량화 되고 있다. 관료화 된 우파들은 노골적으로 개량주의를 선동하고 있으며, 이것에 반대한다는 사람들도 사실상 정치적 경제주의 못 벗어나고 있다. 당 찍어서 노동자들의 민원을 당 의원들이 해결하자는 것을 정치세력화라고 계급적 행동이라고 얘기하나 이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서 노동운동이 취해야할 전략을 저항을 아래로부터 정확하게 만들어내는 것이고, 반세계화에 대한 대중적 정치활동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지 노동자들을 표 찍어주는 부대로, 돈모아주는 부대로 만든다는 것 실리주의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우리들의 이념적인 기조는 정치적 경제주의와 사회적 합의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며 아래로부터 대중행동을 조직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경제주의라는 개념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정치적 경제주의는 쉽게 말해서 노동자들을 표 찍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흐름을 지칭하는 것이다. 노동운동이 전투적 경제주의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로 노골적으로 간 경향이 있는데 이와 반대의 경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노동조합 운동은 경제적인 것이고 정치는 정당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전투적 경제주의가 안되니까, 대중운동이 안되니까 표 찍고, 돈 찍어서 민주노총의 힘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례로 비정규법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문제의식에서는 법안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느냐, 얼마나 더 유리하게 통과 되었는가가 운동의 평가이다. 이곳에는 변혁성은 없다. 단병호 의원이 국회의원 되기 전에는 국회의원 한 석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되고 나니까 10명밖에 없으니까 안 된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집권하면 세계적으로 좌파가 모자라서 그런다고 할 것이다. 노동관료들이 국회의원에 진출하게 되면 무슨 세상이 변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지 않고 사람들만 변한다.
평가를 할 때 지고도 이긴 운동이 있고 이기고도 진 운동이 있다. 평가의 기준은 당장의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노자간의 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가 되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조직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정치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전노협 때 정치파업을 했다. 우리에게 이런 운동의 경험이 없는 것 아니고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니다.
몰락하는 빈곤층한테 민주노동당 찍어달라는 것이 얼마나 허탈한 것이냐. 이런 시기에 우리는 정치파업의 전통을 복원하기 위해서 지역으로부터의 연대의 경험을 복원하고, 지역에서 정치 사업들을 노조간부들이 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운동에 기초한 노동운동, 이전에는 이것을 혁명적 노동운동이라고 불렀는데 이런 문제의식과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지역연대운동 복원으로 지역산별 건설“
지역연대운동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공약에서도 지역본부와 협의회를 함께해서 지역적 연대노조를 건설하자고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본부와 협의체도 정파에 따라 운동의 형태가 다른 상황에서 이를 합쳐서 하나의 형태를 만든다는 것 불가능할 정도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 지역중심의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인가. 또한 이 개념이 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지역산별노조 건설까지 연결되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고민은 어떠한가.
▲ 권회승 기자 |
우리가 민주노총 건설 이후 10년 동안을 운동의 퇴보라고 보는 것 중의 하나가 업종별 체계로 전환되면서 지역운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속노조 경우 단위노조는 금속노조 사업을 집행하기도 어렵다. 거의 동원식이다. 금속노조에 있는 동지들은 집회에 동원되느라 실제 현장 투쟁은 소원해 지고 있다.
전노협 시절의 투쟁의 중심이 어디었는가. 바로 지역이었다. 유럽의 경우는 지역을 중심으로 산별이 구성되었으나 우리가 따라가고 있는 것은 미국식 기업별 산별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본부와 협의회를 합쳐 연합체적 지위를 부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10년 동안 해왔던 것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연합체적 지위를 부여하면 당연히 대의원의 자격을 줄 수 있고 재정도 책임지며 갈 수 있다. 업종별 투쟁은 한 달에 한 번씩 선언적인 투쟁 밖에 되지 않는다. 전국에서 모이려면 돈도 많이 들고 힘들다. 그래서 결국 지역에서 투쟁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에서 민주노총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런 지역에서의 운동을 기반으로 지역산별노조가 건설될 수 있는 것이다.
산별노조의 건설, 언제부터 이것도 전환 바뀌었다. 상층에서 투표로 이를 결정하고 산별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노동자 내부가 임금격차를 비롯해 극단적으로 양극화 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로 통제 체계만 산별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본질과 멀어지는 것이다. 이는 지역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투표해가지고 내용 없이 형식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관료적 성격의 전형이다. 이점에서 2, 3번 후보가 똑같다.
이것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업종별 체계로 10년 해오면서 노동자 운동의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체계에 갇혀 있다. 이후 투쟁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역에서 10년 동안 지역연대 투쟁들이 무너지는 것을 여지없이 봤다. 지역투쟁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지역투쟁 지역협의체에 대한 책임도 없고 완전 계모임이 되었다. 막말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산별로 간다는 것이냐, 이것은 기만적인 것이다. 산별을 빙자해서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그 전형이 보건의료노조에서 드러났다. 말 안 들으면 나가라는 것이다. 운동은 죽고 관료들의 입지만 남는...
투표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 같은데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소수자 대표성이라는 말도 사용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권회승 기자 |
다른 후보도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엉터리 주장이다. 우리는 위원장 뽑는 방식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직선제 해서 실질적 계급 대표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지금 있는 대의원들은 대표를 뽑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는데, 그래서 딱 대기업 60만 명의 대표인 것이다. 천만 노동자들의 대표가 아니다. 전노협은 조합원이 10만 명밖에 안됐어도 천만 노동자의 대표성을 획득했다. 우리는 이것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선거관리 어떻게 하려고 하냐라며 반대하는 것은 전두환이 직선제 반대할 때랑 같은 논리다.
소수자 대표성이라고 표현한 것은 영소, 중소 사업장,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대의원 구조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조합원 수와 조합비를 얼마나 많이, 잘 냈느냐에 따라 투표권이 주어지는데 이러면 안된다. 예를 들어 여성연맹 같은 경우 많은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받고 있다. 여성연맹이 3000원 조합비 걷어서 민주노총에 1000원 내면 사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여성연맹 대의원 수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의 구조는 임금을 중심으로 돈 낸 순서대로 대표성을 주고 있다. 주식회사 개념밖에 더 되냐. 전노협 때는 대의원 배정하는데 큰 사업장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숫자가 작아져서 대의원의 계급적 형태가 특정 기업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게 했었다. 이런 것이 있었기 때문에 10만의 조직이어도 노동자 계급의 대표를 자임할 수 있었다.
"위기는 역사적인 것"
직선제도, 지역운동의 복원도 민주노총을 혁신하기 위한 방안일 것이다. 이번에 민주노총 선거를 준비하는 모든 선본은 핵심구호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혁신의 지점과 이를 가능하게 만들 구체적인 형태는 모두 다 다른 것 같다.
투쟁이 일순위고 이것으로 기풍이 생기면 구조가 변하는 것이고, 그러면 절반은 된 것이다.
3번 후보들의 경우 혁신의 문제를 상식의 문제라고 한다. 상식을 되찾아가지고 운동이 살아날 것 같았으면 벌써 살아났을 것이다. 이것은 민주노총 혁신 주장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민주노총을 몰상식했다고 몰아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혁신을 인식하는 것이 위기의 주범이라 생각한다. 혁신을 희화화 시키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역사적, 구조적 위기이다. 운동의 이념이 퇴색했고, 조직적으로는 개량적으로 가기 딱 좋은, 지역의 참여를 다 차단한 중앙 집중적 업종별 체계이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매그나칩노조의 투쟁에 지역본부가 헌신적으로 함께 한다. 그러나 전국 집중 잡아서 집회하면 그 곳에는 조합원들이 없다, 조합원들에게 연대 투쟁이 사라진 것이다. 현장 조합원들은 연대는 간부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간부들은 현장에 동력이 없다고 한다. 조합원들을 수동화 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업종별 조직체계라는 것이다.
위기는 어느 아침에 꼴뚜기 한 마리가 어물전 망신시켜서 온 것도 아니고, 어느 날 아침에 우경노선이 등장해서 온 것도 아니다. 좌파라는 사람들이 잡아도 우경화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 이런 면에 위기는 역사적인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 위기를 반추하면서 전혀 새롭게 되어야 하는 것이지 상식이나 되찾자 라든가, 도덕성이나 되찾자 라든가, 윤리 교사 같은 이야기를 해서 될 상황이 아니다. 다 혁신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혁신이 아니라 임시방편이다.
▲ 권회승 기자 |
공약 중에 전평, 전노협 선배운동가에 대한 복원작업이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민주노조운동 역사의 뿌리를 찾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어려우니까 한국노총과 통합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한국노총이 역사적으로 어떤 조직인가.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하는 사람들도 운동의 뿌리를 어디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흔히 좌파라는 사람들도 사민주의, 정치적 경제주의 이상 못가는 것이다. 우리는 뿌리를 찾자는 것이고 그것은 전노협이고 전평이다. 노동관료들 판 만들어 주려고 민주노총 만든 것 아니다.
"민주노총을 위해 가벼운 몸으로 투신할 사람이 필요해"
마지막으로, 자신이 민주노총 지도부로서 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대가 요하는 것은 잔기술이 아니다. 크게 보고 어떻게 변혁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정신이 필요하다. 지율스님 만큼의 정신을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다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 말 몇 마디와 권위, 타협 같은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운동의 진정성과 변혁의 깃발을 꼽을 때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현장에서 투쟁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출마했다. 싸우려는 사람들의 눈물이 부족한 것 아니다. 한숨이 부족한 것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단위노조의 투쟁까지 헌신적으로 투신하는 것이다. 이것이 쌓이고 민주노총의 신뢰로 쌓이면 반드시 운동은 다시 살아난다. 우리는 현장에서 1년 동안 꾸준히 준비해왔다. 할 말이 많다.
우리 위원장 후보의 나이는 71년 생, 36살이다. 다른 후보들 평가하자면 개인적으로 존경하지만 몸이 많이 무겁다. 우리는 파격적으로 후보를 냈다. 우리에게 필요한 민주노총 위원장은 몸이 가벼운 몽골 기병 같은 사람이다. 전투시기에는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