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추리 매향제에 함께한 황새울 지킴이들 |
지금 대추리는 하루하루 갈수록 마을의 형체를 잃어 버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주민들이 이사를 했고 그 이후 날마다 고물상이 집을 뜯어내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가 사라졌고, 주민들이 소중히 지켜왔던 천주교 공소가 무너졌습니다.
고물상의 망치소리와 포클레인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집이 하나둘씩 무너져가는 지금, 마을에는 주민들과 함께 삶을 이어왔던 지킴이들만이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이삿짐을 싸던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15명의 지킴이들도 이제 곧 황새울 들녘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울고 웃으며 이곳 대추리 도두리에서 일상을 이어왔던 지킴이들은 4월 9일 대추리 도두리를 떠납니다. 4월 9일 부터는 마을로 들어오던 16번 버스가 내리 입구에서 돌아나가고,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됩니다.
대추리의 봄을 안고 길을 떠납니다
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곳곳에 심어 놓은 마늘은 잘도 자라고 있습니다. 솔부엉이 숲의 앙상하던 가지들도 파릇파릇한 모습을 띄고 있고, 부녀회장님 댁의 벚꽃도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황새울 영농단으로 내려가는 길에 핀 개나리는 아직 노란 모습을 벗지 않은 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봄을 빼앗겼지만, 봄은 끝나지 않은 채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추리 도두리 지킴이들은 황새울의 봄을 잊지 않기 위해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야만적인 폭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쫓겨나게 되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또 다른 시작을 향하고 있습니다.
대추리에서 청와대로, 청와대에서 오현리로
우리는 한발 두발 걸어서 대추리에서 청와대로 갈 것입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을 전쟁기지로 만들기 위해 자국민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치고 결국 주민들을 쫓아낸 정권을 향해 분노를 모아내는 작은 행동을 할 것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군사패권이 얼마나 잔인하고 야만적인 결과를 낳았는지 알리고, 평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자고 호소할 것입니다.
우리의 몸짓은 작지만 주민들과 함께 살며 배운 모든 것들을 기억하며 평화의 노래를 목청껏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무건리 군사훈련장 확장에 맞서 싸우고 있는 파주 오현리로 걸음을 이어가겠습니다. 대추리와 오현리는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황새울 지킴이 씨앗가게로 오세요
우리는 황새울의 씨앗들을 모았습니다. 나팔꽃 씨앗, 완두콩 씨앗등을 예쁘게 포장해 씨앗가게를 만들었고, 대추리에서 오현리까지 걸어가는 그 길에 황새울의 씨앗들을 나눌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평택 미군기지 싸움을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 모두가 씨앗이 되어 싸움을 다시 시작하자고 외칠 것입니다.
평택, 송탄, 오산, 병점, 수원, 안양, 서울 그리고 파주까지 퍼질 황새울의 봄기운을 나누는 길에 함께 해 주세요. 지금 바로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대추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길이라 믿으며, 황새울 씨앗을 안고 길을 떠납니다.
일정: 2007월 4월 9일(월)~4월 15일(일)
4월 9일(월)
출발지: 대추리
도착지: 송탄
저녁 7시 촛불집회 장소: 서정리역
4월 10일(화)
출발지: 송탄
도착지: 오산
저녁 7시 촛불집회 장소: 오산역
4월 11일(수)
출발지: 오산
도착지: 병점
저녁 7시 촛불집회 장소: 병점역
4월 12일(목)
출발지: 병점
도착지: 수원
저녁 7시 촛불집회 장소: 수원역
4월 13일(금)
출발지: 수원
도착지: 안양
저녁 7시 촛불집회 장소: 안양역
4월 14일(토)
출발지: 안양
도착지: 서울
촛불집회 장소: 청와대앞 기자회견/광화문
4월 15일(일)
출발지: 서울
도착지: 파주 오현리
<4월 9일 일정>
09시 대추리 출발
09시 15 분 내리 검문소 앞에서 성토작업 규탄
11시 평택역 도착
12시 평택역앞 선전전
1시 식사
6시 송탄도착
7시 식사
8시 촛불행사
후원계좌 207101-04-068963 (국민은행, 이예지)
함께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016-498- 2017 (치르) 011-9568-9209(마리아) 016-9266-9989(넝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