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미국 직접 나서라"

탈레반, “내일 4시 30분까지” 시한 재설정

탈레반이 고(故) 배형규 씨에 이어 심성민 씨를 살해했다고 외교통상부가 공식 확인한 가운데, 31일 민주노동당과 한국사회당은 “아프간 피랍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직접 협상에 나서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에서 한국인 인질이 석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 행정부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며 “아프간 피랍 사태 해결의 열쇠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있다. 미국은 한국민들의 안전 귀환을 바란다는 말만 반복할 게 아니라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아프간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 전쟁이 피랍 사태의 근본 원인이며, 아프간에서 무고한 한국민에게 심각한 위해가 계속 발생할 경우 한미 관계는 파국적 결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도 “미국의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게 인질 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라”고 전했다.

한국사회당도 논평을 내고 “탈레반이 맞교환을 요구하는 포로 중 일부는 미군 관할에 있다”며 “현 시점에서 인질의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큰 원칙은 있을 수 없으며, 미국 정부는 테러 집단과의 협상 거부 원칙을 버리고 협상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30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희생자 추모와 아프간 점령 종식 및 포로 교환 요구 수용 촉구’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또 한 명의 인질이 살해된 것은 미국의 아프간 점령과 한국의 점령 공조가 낳은 비극”이라며 “아프간 정부가 인질 협상의 주체라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점령공조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레반 측의 포로 교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사태 해결이 어려운 만큼 한국 정부는 수용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아프간과 미국 정부에 탈레반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측은 수감자 석방 관련해 내일 4시 30분까지 긍정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외신을 통해 전해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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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 파병반대국민행동 , 한국사회당 , 피랍 , 심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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