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권영길, 삼성 비자금 ‘특검 도입’ 공방

文, “반부패 3자회동 참여하라” - 權, “신당 원내 합의가 우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측이 9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측이 문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3자회동’에 특별한 이유 없이 불참하고 있다”며 “삼성 비자금 특검 도입을 위한 3자회동 참가 여부에 대해 오늘까지 답변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권영길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정치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특검 도입은 3자회동을 통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원내 합의를 이뤄야 하는 문제며, 정동영 후보와 통합신당의 진정성이 원내 회담 성사의 키포인트”라고 일축했다.

“민주노동당 때문에 특검 도입 안 된다”

문 후보 측 정범구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노동당만 응하면 반부패 3자회동 성사 가능성은 매우 높고,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법 상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3자회동에 불참하면서 삼성 문제에 소극적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포함해 원내5당 대표회담을 제안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문국현 후보는 정동영, 권영길 후보에게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법 제정을 주요 의제로 하는 반부패 3자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3당 관계자가 예비회담을 갖는 데 합의했지만 민주노동당의 입장 변화로 무산됐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주장이다.

정범구 선대본부장은 “민주노동당 내에서 (3자회동 참가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내부 분열’을 의심하며, “민주노동당이 실무회담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검찰과 삼성에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반부패연석회의 제안은 이회창의 출마를 앞두고 나온 것 같고,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노력이 없어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면서 “문 후보의 반부패 3자회동은 정 후보 제안의 한계와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모두 아우르는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정범구 선대본부장은 “3자회동은 단일화 논의와는 별개로 진행되며, 단일화 논의를 포함해 삼성 비자금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삼성 비자금 문제 해결 과정에서 다른 정당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과 차별화되는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차후 단일화 논의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동영 후보와 사진 찍는 포즈 필요한 것 아니냐”

권 후보 측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40여분 후 반박 브리핑을 통해 “민주노동당은 범여권 단일화에 관심 없고 대선주자 간 사진 찍는 정치 이벤트에도 관심 없다”며 “문 후보 측은 권영길 후보를 포함해 정동영 후보와 사진 찍고 손잡는 포즈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민주노동당 때문에 특검 도입이 안 되고 있다’는 문 후보 측 주장에 “통합신당은 특검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신당은 삼성 비자금 수사에 BBK가 묻힐까 전전긍긍하며 김용철 변호사 증인 채택도 무산시켰다. 이들에 진정성이 있다면 원내 대표회담에서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 내 서로 다른 기류가 있다’는 문 후보 측 발언에 대해서는 “말씀이 좀 과하시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오히려 당 관계자 간 만남을 예비회담으로 부풀려 소동을 일으킨 것은 문 후보 측 아니냐. 문 후보 측이 과도하게 정치공학적 시각에서 접근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삼성 비자금 특검 도입을 일관되게 주장해왔으며, 이를 100만 민중대회 주요 요구안으로 내세우는 등 사회 의제화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에 문 후보도 동참하라”고 말했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