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왕 삼성그룹 법무실장이 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종왕 법무실장은 사직 전 변호사협회에 변호사 자격도 반납했다. 김용철 전 법무팀장에 이어 이종왕 법무실장이 사직서와 함께 말문을 열어 삼성을 둘러싼 논란은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이종왕 법무실장은 전략기획실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삼성은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 사회의 어느 조직보다 상대적으로 청결하고 건강한 조직"이라고 말해, 삼성에 호의적인 여론을 유도했다. 2004년 7월 삼성에 입사해 3년4개월간 일하면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인사관리 시스템 등을 잘 갖추고 있고, 그러한 것들이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런 생각의 연장에서 이종왕 법무실장은 김용철 변호사를 파렴치에 비유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파렴치한 행위로 삼성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해 임직원 모두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이에 법무책임자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물러난다는 것이 주된 사직의 변이다.
이종왕 법무실장은 김용철 변호사 사태가 일어난 지 보름 가까이 되었고, 그 전에 내연(內燃)하기 시작한 것부터 따지면 한 달 가까이 되었다고 말해,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 전에 상방간의 공방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종왕 법무실장은 이번 일이 "전적으로 김용철 변호사 개인의 잘못"으로, "김용철 변호사가 언론의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에서 주장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근거 없거나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과장 왜곡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이 김용철 변호사의 거짓 폭로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김용철 변호사의 부인이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토대로 지난 8~9월에 걸쳐 세 차례 협박성 편지를 회사에 보내왔고, 그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다며 "사실관계는 물론이고, 그 쪽의 편지 내용을 보더라도 회사는 크게 잘못한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종왕 법무실장은 삼성이 검사에게 떡값을 돌리라고 지시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도 근거가 없으며,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 등으로 '떡값검사' 논란이 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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