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예보 보고서, 삼성차 서류 일부만 보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29일 "예보의 '삼성그룹 조사보고서'를 재검토한 결과, 조사를 할 당시에 삼성상용차와 삼성자동차의 회계 서류가 일부만 보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예보 조사단은 2003년 9월 15일부터 10월 17일까지 그리고 2003년 11월 3일부터 17일까지 두 차례 삼성상용차 대구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조사단이 삼성상용차에 대한 현장조사 후 작성한 보고서에는 관련 서류 보관상태를 평가하며 "회계 관련 자료가 일부만 보관되어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예보 조사단은 2003년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한 삼성자동차에 대한 현장 조사 후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일반경영내용을 조사하기에는 입증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심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며 "김용철 변호사의 발언의 신빙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심상정 의원실] |
김용철, "예보 조사단, 재 속에서 분식회계서류 발견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삼성상용차가 파산할 때 종업원들이 회사를 점거하고 서류를 태웠는데 예보 조사단이 (불에 타다 남은) 재 속에서 분식회계서류를 발견했다"며 "그 내용은 삼성상용차 손실이 너무 커서 서울보증보험(당시 대한보증보험)의 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대형적자가 난 것을 약간의 흑자가 난 것으로 분식한 것 이었다"고 삼성상용차 분식회계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삼성그룹은 그 (분식회계)서류 때문에 예보에서 조사받을 때 굉장히 고생했다"며 "당시 삼성상용차의 감사는 이학수 부회장(현 전략기획실장)이었는데 분식회계 문제가 불거지면 이 부회장의 형사책임이 심각하게 대두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또 삼성자동차와 관련해 "삼성상용차가 파산할 때 (분식회계서류 때문에) 고생하고 난 뒤 최광해 당시 재무팀장(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부사장)이 법정관리 중인 삼성자동차에도 문제가 되는 분식회계서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특별팀을 구성해 파산법원 사무관을 매수해 심야에 문제되는 서류를 빼내 해운대에서 소각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삼성에 면죄부 준 삼성관련 인사들 전부 수사해야"
이미 지난 200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예보가 삼성차의 분식회계 의혹을 알고도 이를 눈감아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심 의원의 이날 폭로로 김 변호사의 주장에 보다 설득력이 실리게 됐다.
심 의원은 "삼성차 분식회계의 주된 책임이 있거나 이를 알고도 보증승인을 해주었거나, 또 분식회계를 은폐 조작하고 면죄부를 주는 데 앞장선 의혹이 있는 삼성 또는 삼성관련 인사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검찰은 삼성상용차·삼성자동차의 분식을 증명할 서류들이 어떤 경로를 폐기되었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