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28일 05:30] 51번째 촛불, 안도감과 다짐속에 마무리
오전 5시 30분 현재 시민들은 51번째 집회를 마무리 짓고 오늘 저녁부터 시작될 1박2일간의 촛불집회를 준비하는 의지를 북돋웠다. 일부시 민들은 삼삼오오 남아있기도 하다. 전경들도 다 물러났다.
집회 참가자들은 큰 충돌없이 마무리된 데 안도하는 분위기며, 오늘 있을 1박 2일간의 투쟁에 촛불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의지를 돋우는 분위기다.
5시가 다가오자 집회 참가자들은 '헌법제1조', '아리랑', '처음처럼' 등의 노래에 맞워 어깨 동무를 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 판 어우러짐은 밤새워 아스팔트 위를 지켰던 고단함을 풀기에 충분해 보였다.
5시 10분경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오늘 있을 투쟁을 위해서 지금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박수와 함성과 함께 마무리하자"라고 제안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한편, 천정배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초선의원 3-4명은 집회 참가자들에 질문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 시민이 "마음 불편하겠지만, 책임있는 발언을 해달라. 광우병위험물질(SRM)에 대한 입장이 뭐냐"고 묻자, 천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시된 대로 수입되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재협상밖에 없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계속해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입장과 이명박 퇴진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 천 의원은 "오늘 민주당의원은 경찰폭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려 왔다. 공기업 민영화는 공공성을 가져야할 공기업의 민영화가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저 장벽을 어찌 넘을 것인가?
[5신 28일 04:00] 또 다시 한바탕 축제와 토론의 장으로
4시 현재 한국언론재단 앞 태평로는 또 다시 한바탕 축제와 토론의 장이 되었다. 부채를 부쳐주던 시민들도 주저앉아 컵라면을 먹고, 빵과 음료수도 서로들 나눠먹고, '아침이슬' 노래를 부르며 박자를 맞춰 같이 손을 젓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바위처럼' 노래가 흘러나왔다. '바위처럼'의 율동을 몰라도 좋았다. 아무렇게나 흥이 나는 대로 팔다리를 흔들어 춤을 추는 시민들. 지나가는 시민은 "이게 다 내일을 위한 폭풍전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20대와 4, 50대가 흥에 겨운 율동에 하나가 되기도 했다.
아스팔트 위에 앉은 사람들에게 뻔한 질문을 다시 던졌다. "왜 이 자리에 있느냐"고. 그리고 "이 촛불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91학번 직장인이자 "애 아버지"라고 밝힌 남성은 "난 386 운동권이 아니다. 청와대 쳐들어가고 싶다 가서 짱돌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이미 말로 할 시점 지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촛불시위가 진보로 진화해야 할 텐데 고민이다. 그래도 폭력은 옳지 않다고 본다"는 생각을 털어 놓았다.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여성은 "정부가 바뀌지 않는 한 유지해야 한다. 사람들이 정권에 불만 갖고 있다는 것을 다수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 바뀌더라도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며 촛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30대 한 남성 직장인도 "회사 동료들 밥 먹을 때 이명박 욕밖에 안 한다. 다만 촛불에 모두 나오지 않을 뿐"이라며, 정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고 전했다. 이 시민은 "지지율 올랐다던데 피부로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퇴근해 정장 차림 그대로 왔다는 50~60대 초로의 남성 직장인은 "거의 매일 참가했다. 몸은 힘든데 궁금해서 나와보게 된다. 70-80년대 폭력시위보다 지금 이런 문화가 더 위력 가질 수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또, "이런 문화는 일반 시민들을 금방 모을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비폭력, 폭력 노선의 구분이 모호하다"라며 현재의 촛불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폭력을 쓰기에 우리가 물리적으로 약하다. 무엇보다 많은 인원 참가가 필요하다. 다수인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명박 정부가 쳐 놓은 장벽을 어떻게 뚫을 지 그 벽 앞에선 인권사회단체 활동가들의 고민도 깊어 보인다.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하던 인권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오늘 지리한 공방이 계속 되는 데 대해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농성을 하고, 시민들이 공격하는 형세가 계속되고 있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상황이 계속 될 것 같다"며 "이명박 정부가 안하무인에 맞설 좀 더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고민을 털어 놓기도 했다.
경찰, 경고방송과 불법채증으로 시민들 자극
[4신 28일 02:00]다시, 곳곳에서 산발적인 몸싸움
28일 2시 현재 한국언론재단 앞은 다시 술렁이고, 곳곳에서 산발적인 항의와 몸싸움이 일어나며 격앙되는 분위기다.
경찰이 1시 30분을 막 지난 시각 또 다시 “비폭력의 의미를 알고 있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 불법폭력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들이 민주공화국국민이라 할 수 있나”라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경찰과의 대치선 뒤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던 시민들은 경찰의 끊임없는 해산 경고 방송으로 감정이 격앙됐다. 시민들은 "닥쳐라", "노래해", "차비줘"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답했다.
추미애 통합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의원들과 지지자 약 50여명이 전경과 마주하고 있어, 경찰에서도 선무방송을 할 때 국회의원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경찰은 통합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시민들에게 불법집회를 하지 않도록 솔선수범을 하기 바란다”는 훈계성의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한편, 1시 40분경에는 전경들에게 “비겁하게 살지 마라”, “방패로 사람을 찍지말라”고 항의하던 40대 남성이 전경뒤편으로 끌려들어가며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중 제복을 입은 경찰이 뒤에서 전경들 편으로 잡아 당겼다”고 전했다. 인근에 있던 시민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 중이다.
경찰의 불법 채증도 참가자들을 자극한 한 원인이었다. 한 시민은 경찰이 불법채증을 하자 사진기에 까나리 액젓을 섞은 물총을 발사해 현장에 까나리 액젓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다. 이 시민은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경에게 까나리 액젓을 쏘는 시민 |
자극받은 시위대와 전경간의 몸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와서 제지하는 분위기다. 현재 대치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철수할 경우 언제라도 격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지리한 대치...민주당 의원들도 눈에 띄어
[3신 27일 23:30]경찰, 꾸짖는 듯한 경고방송 빈축 사기도
23시 30분 현재 언론재단 앞에서는 지리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이제정말 지겹다", "국민들에 항복하라","국민들이 승리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때로는 '처음처럼' 등의 흥겨운 노래에 맞추어 몸을 흔들거나 춤을 추기도 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띈다.
22시 40분경에는 경찰이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밀어내고, 3차 해산명령을 내리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기도 했지만, 23시가 지나면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 사이에 통합민주당 의원들도 눈에 띈다. 참가자들 맨 앞에서 천정배, 조정식, 서갑원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스크럼을 짜고 연좌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와서 "수고한다"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추미애 의원도 현장을 방문했다.
한편, 경찰은 꾸짖는 듯한 경고방송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을 폭행하고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하는 것이 평화집회입니까. 민주시민으로 올바른 행동입니까. 여러분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반성해 보십시오."라며 경고방송을 내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오늘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반드시 검거하고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경고하자, 시위대는 여기에 화답해 “폭력경찰 물러가라"라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 코리아나 호텔 앞서 경찰과 대치 중
[2신 27일 21:40] 대학생들, 아스팔트 위에서 정치학 공부 퍼포먼스도
21시 40분 현재 세종로로 향하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코리아나 호텔과 한국언론재단 사이 도로까지 진출한 경찰들에 가로막혀 대치중에 있다. 경찰은 거듭 경고방송을 하며, 해산을 종용하고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항의하며, “평화시위 보장하라”, “어청수는 물러가라”,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때로는 ‘헌법 제1조’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기도 하고 있다.
국민대 학생들이라고 밝힌 대학생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저항하는 의미로 퍼포먼스를 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동환씨는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주의를 제기하기 위해 친구들 10여명과 함께 나왔다”며 책상과 걸상을 들고 나와 ‘정치학으로의 선택’이라는 책을 펴 놓고 읽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10대 연합이라고 밝힌 10여 명의 청소년들은 헌법제1조 노래에 맞춰 마임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 청소년들은 “최근 다음에서 자신들을 후원하는 단체가 경찰로부터 단속을 받고 있다며, 그것을 알리기 위해 마임을 준비해 참가했다”고 밝혀,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통제를 알리기도 했다.
[1신 27일 20:30] 1만여 시민들, 긴장감 속에 소공동으로 행진시작
20시 30분 현재 1만 여명의 시민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세종로로 향했다. 일부는 소공동을 지나 종로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공안탄압 분쇄, 어청수는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경찰은 행진이 시작되기 전인 8시 10분경 집회 끝 무렵부터 해산방송을 내보내는 등 강경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오늘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사 앞에 일렬로 배열되어 있고 그 사이로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오늘 집회를 강경진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오늘 오후 시청 앞 천막철거와 어청수 경찰청장이 물대포에 최루액과 형광물질을 넣는다는 발언, 체포전담조를 투입한다는 등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표정에는 분노와 함께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대책회의는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우리의 투쟁"이라며, 내일부터 1박 2일 집중투쟁, 7월 2일 민주노총 총파업, 7월 5일에는 전국에 백만이 모이는 촛불 문화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화기, 최루액 경찰 장비규정에 없다"
오늘 집회에서는 공안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경찰과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어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해 연단에 오른 오창익 전 경찰청 인권위원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창익 전 인권위원은 "저희는 너무나도 무력하게 이명박의 경찰, 어청수의 경찰의 전락을 막지 못했다. 죄송하다"라며, "국민이 바라지 않는 터무니없는 황당한 정책을 중단하라는 단순한 요구를 대통령에게 전하기 위해 우리는 너무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익 전 인권위원은 "경찰은 지금 곳곳에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12살 어린이를 연행하고, 경찰관 장비규정에 나와 있지 않은 소화기를 뿌리고, 규정대로 발사해야 하는 물대포에 최루액을 넣는 것도 모두 불법"이라며, "지금 불법은 경찰이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늘 오후 1시를 기해 전경버스로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모든 진입로를 차단했고, 3시경 경찰과 서울시청이 고용한 용역을 동원해 광우병국민대책위측의 천막을 철거했다. 20여 동의 천막이 철거되는 데는 한 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침해감시 변호인단인 송상교 민변 변호사는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진행했는데, 계고장을 사전에 서면으로 발부하고, 행정대집행 영장을 현장에서 제시해야 하는 등 법적 절차를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밝혀질 경우 국가배상 청구 등의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불법 연행에 대해서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