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 공영방송을 지키겠다고 KBS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던 시민 24명을 경찰이 강제연행 한 것. 특히 촛불집회를 마무리하고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던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경기를 인도에서 함께 관람하고 있던 시민들을 무리하게 연행해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연행자 중에는 성유보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 상임위원장,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전청래 전 국회의원, 박성제 MBC본부 본부장, 황현표 전 언론노조 정책국장, 최용순 KBS PD, 최문순 국회의원의 보좌관 등이 포함되었다. 이 날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5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었다.
[출처: 언론노조] |
이에 대해 경찰은 “세 차례 해산 방송을 했으니 강제연행을 할 수 있다”며 인도에 있던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했다. 이런 경찰의 과잉대응은 오늘(9일) 열릴 KBS 이사회를 의식해 무리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찰의 대응에 비난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노조는 어제 사태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확실히 KBS를 장악해서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 요량임을 스스로 증명했을 뿐 아니라 경찰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임시정부임을 인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의 연행에 대해 언론노조는 “군사정권의 엄혹한 시절에도 언론노조 위원장을 연행한 적은 없다”라며 “언론노조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간표를 불살라 버릴 것을 결의하고 공영방송 사수의 분수령이 될 KBS 이사회를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하자 언론노조 위원장의 인신을 구속해 언론노조의 무력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1만 8천 조합원 모두가 경찰에 잡혀가더라도 방송독립과 언론자유를 위해 KBS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경찰이 다시 한 번 평화로운 촛불에 폭력을 퍼부으며, 방송장악 쿠데타에 나선 이명박 정부의 충실한 사냥개 노릇을 자처했다”라며 “경찰은 이제 아예 정치깡패의 길로 들어섰으며 집시법은 오히려 민주적 질서와 사회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도구에 불과함을 다시금 증명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부는 어제와 같은 야만적 탄압으로 KBS 이사회의 쿠데타 결의를 위한 시간을 일사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결코 공영방송을 노리개로 삼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오늘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지팡이가 돼야 하는 경찰이 권력의 하수인이 돼 그 지팡이를 치켜들고 국민을 내려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야당이 공영방송을 지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