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흐린 아침

[이수호의 잠행詩간](37)

금방 비 내릴 듯
하늘은 무겁고
일체의 바람은 제 우울에 갇혀
꿈적도 않고
나무는 제 힘으로
잔가지 하나 흔들지 못하고
새들조차 제 둥지나 어느 후미진 곳에서
제 꿈에 중독돼
어느 풍경 속에도 자취 없고
때론
이런 날도 있어
나도 내 외로움 속에서
혹독한 그리움 씹으며
울고 있고
어느 산속
햇살 감춘 계곡
7월 장마 물은 불어
자목련 몇 송이
몰래 피고

* 어제는 용산 학살 반 년, 아침부터 밤늦도록 싸우고 또 싸우고, 오늘은 쌍용, 미디어법 또 힘든 싸움은 시작된다. 싸움은 싸우는 만큼 이기고 그 성과는 어디엔가 반드시 쌓인다. 정당하고 옳기 때문이다. 지독한 고독과 그리움도 우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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