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지위는 권리다”...그리스의 강화된 국경통제

[국제통신] 그리스 정부 난민정책에 맞선 처절한 단식투쟁

찬 강물 속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기다리다 살기 위해 목숨을 잃는다. 작년에만 그렇게 82명이 익사했다고 그리스 정부는 밝혔다. 그러나 실제 수는 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장 “쉬운” 경로, 터키와 그리스 국경을 가로지르는 에브로스 강을 통해 작년에만 13만명의 난민들이 그리스로 탈출해 왔다. 늘어나는 난민들을 이유로 그리스 정부는 이 지역에 쇠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고, 이러한 그리스 정부의 난민정책에 반대하여 난민들, 특히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들은 자신의 입을 바늘로 꿰매고 5일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출처: http://de.euronews.net]

“난민지위는 나의 권리이다”라고 이들은 요구했다. 시위 중인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아마디 에츠메레이는 “우리는 정부에 정치적 난민을 신청한 수백명의 사람들에 속한다. 우리 중 6명은 입을 꿰맸고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그리스 정부 그리고 많은 조직들이 우리를 신경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이란,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이민자들은 벌써 수개월 전부터 난민지위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 사이의 국경은 206 킬로미터에 달한다. 이중 오레스티아다 지역의 농경지대와 함께 국경을 흐르는 에브로스의 삼각주 지역은 통제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난민들은 생명을 걸고 물에 숨어서 그들이 빠져나갈 기회를 잡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 시간이 수시간이 될지 수일이 될지 아니면 살아서 걸어나오지 못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물길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익사해 숨지고 있다.

목숨을 건 국경 통과에 성공한 이들은 그리스 정부에 난민지위 신청을 하지만 거부되기 일수여서 대부분의 난민들은 이탈리아나 다른 유럽의 국가들로 다시 향한다. 그러나 제3국 원리에 의해 이들이 그곳에서 이미 안전한 상태에 있었다는 명목상의 이유로 많은 이들은 다시 그리스로 송환된다. 그렇게 수만명의 이민자들이 그리스 길거리에서 살아간다. 그리스 난민수용소는 포화됐으며 모든 면에서 인간적인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되고 있다.

그 사이 그리스 정부는 보다 강력한 반이주자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아테네 경찰은 지난 12월말 길거리의 한 난민들의 거처를 철거했다. 이주자들은 유엔난민사업부 근처에 천막을 치고 수주동안 출신국의 정치적 박해를 비판하며 난민 지위를 신청하고 그곳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 온 백여명의 이주자들은 경찰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내쫓겨나야 했다. 철거 중 몇몇 이들은 나무위의 오두막으로 올라갔다. 다른 이들은 아이들과 도로로 달려나갔고 이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국경 통제 또한 강화됐다. 지난 10월에는 매일 약 350명이 붙잡혔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정부는 유럽연합 국경수비대 프론텍스에 지원을 요구했다. 유럽연합은 11월 1일 빠르게 200명 이상의 보안대를 국경에 배치했다. 이는 프론텍스 설치 후 진행된 첫번째 주둔이다. 이에 따라 난민들의 수는 그 사이 하루 6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출처: http://de.euronews.net]

국경에는 쇠울타리 또한 설치될 계획이다. “우리 계획의 모범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있는 국경 경계이다”라고 국민보호장관 크리스토스 파포우트시스는 설명했다. “단지 우리는 불법적 진입을 막을 것이다”라고 그는 주장했다. 쇠울타리 설치 계획이 알려진 후 쏟아진 국제적인 비판에 대해 파포우트시스는 우리는 200킬로미터가 아닌 단지 12.5킬로미터만을 설치할 것이라고 상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 정부는 수상 감옥 또한 고려중이다.

그리스 정부는 난민지위신청 검토 과정을 빠르게 하겠다고 여러번 약속했지만 그러나 변한 것은 없다. 4만7천명의 이민자들이 7년 이상 정부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인권 활동가들은 비판한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50여개국이 벌이고 있는 아프간전쟁, 이란에 대한 미국, 한국 등의 경제제재, 자본주의적 개발국가들의 산업체제와 삶의 방식에 따른 기후변화를 배경으로 점점 더 자신의 삶터를 빼앗기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난민들. 그러나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와 함께 치솟고 있는 인종주의는 이들의 삶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극우 조직들의 폭력은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 보호는 요원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주민 그리고 좌파 단체 등 그리스 사회운동은 오는 15일 국경 쇠울타리 설치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여기에는 그리스 최대 공무원 노조인 아데디도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는 정부가 이 계획을 철회하도록 추진할 것이다. 이는인종주의적이며 인정될 수 없다”며 “우리의 국경은 난민과 억압된 이들에게 개방돼야 한다”고 집회 조직가인 페트로스 콘스탄티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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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jrtm

    참 세상이 갈수록 인심이 삭막해지고...제국주의 국가들은 스스로가 저지른 전쟁범죄로 인해 고향을 탈출해서 들어오는 이들마저 철저히 막으려 하네요. 먹고 살기 위해 처절한 생존에 몸부림치는 난민, 이주민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국경은 민주적으로 열려 있어야 하고 인간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빌어먹을

    유럽연합처럼 가증스러운 것들도 드뭅니다.
    미국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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