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혁명,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로 혁명의 물결 확산

[국제통신] 이집트, 반정부 시위 확산...튀니지 과도정부는 내각개편 약속

“해내기 어려운 단순한 것”들이 시작됐다. 튀니지 혁명의 물결이 북아프리카의 거인 이집트까지 완전히 확산됐다.

“고문, 빈곤, 부패 그리고 실업에 맞선 혁명의 날”

[출처: http://www.zeit.de]

25일 이집트에서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무바라크 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정부측 집계만으로도 카이로에서만 1만5천명 이상이 거리로 나왔고 알렉산드리아, 아수안, 만수라 그리고 이스마일리아 등 다른 도시들에서도 시위자들이 함께 거리를 점거하고 행진했다. 이 같은 대중 시위는 수십년만에 처음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시위 초기에 경찰들은 매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는 정부가 튀니지에서와 같은 민중봉기를 피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 많은 시위자들이 여러 곳에서 경찰저지선을 부수고 타흐릴 광장에 도착하자 경찰력은 전술을 바꿨고 상황은 심각해졌다. 경찰들은 방패와 곤봉 그리고 최류탄과 물대포로 시위자들을 해산시키고자 했다.

이집트 내무부 장관 하비브 알-아들리는 도심을 방어하기 위해 3만의 경찰을 소집했다. 특히 상당한 경찰 수가 정부청사와 의회를 에워쌓다. 그는 사전에 시위자들에 대해 정부재산이 파괴되고 경비대가 위협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민중은 시위와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몇몇 사람들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으며, 물대포를 공격했고, 물대포 운전자가 차를 떠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외신의 현장 보도를 종합하면 시위 중 “호스니(대통령)를 타도하자”라고 카이로에서 사람들은 외쳤다. 또한 “무바라크, 꺼져”, “무바락은 떠나라, 떠나라, 우리는 너를 원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무바라크의 아들에게는 “게말, 너희 아버지에게 이집트인들은 너를 미워한다고 말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이들은 “무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가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한 튀니지 전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또한 “자유로운 튀니지인들이여 오래 살아라”, “튀니지, 튀니지, 튀니지처럼 하자”고 시위자들은 외쳤다.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한 청년은 소리쳤다. 딸과 어머니가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나오기도 했고 손자와 할머니가 함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출처: www.spiegel.de]

이집트 야당과 인권연합은 “혁명과 자유”, “고문, 빈곤, 부패 그리고 실업에 맞선 혁명의 날”이라는 구호로 이날 시위를 제안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만 9만명 이상이 시위 참가에 동의했다. 시위는 무엇보다 부패, 빈곤, 고문 그리고 실업을 문제화했다. 몇몇 조직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30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국가비상사태의 종식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튀니지에서의 저항이 명백하게 빈곤과 억압에 맞서 거리로 나서도록 이집트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도이치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는 높은 청년실업, 빈곤, 부패 그리고 수십년간 정치적 삶을 조작해온 지배권력 등 튀니지와 비슷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거의 30년 동안 국가비상사태가 진행 중이며 지난 해 9월 정부여당은 총선을 심각하게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가안전부는 정치 활동가들을 감시하고 박해해 왔다. 대규모 시위 행동은 그 동안 벌어지지 않았다. 많은 이집트인들이 정권비판자들에 절대적으로 동조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찰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단지 소수만이 시위에 참여한다. 그래서 비판자들의 활동은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다.

튀니지 거리에 선 민중, 과도정부 내각개편 쟁취

한편, 지속적인 거리시위의 압력 아래 튀니지 과도정부가 빠른 내각 개편을 약속했다. 더불어 과도정부는 지방과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대졸자에 대한 경제지원 또한 약속했다. 튀니지 민중은 무너진 벤 알리 정권 추종자들의 내각 참여를 비판하며 중단 없는 거리 시위를 벌여왔다.

25일자 AFP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26일 새로운 구성안을 발표한다고 정부대변인은 말했다. 야당내 정부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5석은 독립적인 인사들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 공석은 노동조합 대표자 3인, 야당측 1인 그리고 구정권 대표자 1인이 1월 17일 내각 수립 후 사퇴하면서 발생했다.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구정권 출신의 대표자들은 이미 물러날 예정이다. 외무장관 카멜 모르야네는 이미 공식적으로 사퇴 입장을 밝혔다.

과도정부는 시골에 사는 지역 국민들에 2억6천 유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장기실업 대졸자를 위해, 원하는 이들에게는 반나절노동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과도정부는 현재 검열을 중단시킨 상태다. 또한 21일 튀니지 총리 간누치는 방송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선거”를 약속했으며 선거 후 퇴장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전 정권에 의해 도입된 “모든 비민주적인 법령”을 폐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타쯔>에 따르면 튀니지 경찰들은 이제 벤 알리 추종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전 상원의장 압달라하 칼렐와 벤 알리 자문 압델라찌쯔 벤 디아는 가택연금됐다. 경찰은 이외 또 다른 한명의 추종자를 찾고 있으며, 주요 방송사 Hannibal TV 사장은 그의 아들과 함께 구속됐다. 그는 벤 알리 복귀를 준비하기 위해 방송사에 그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국가반역죄 혐의를 받았다. 그가 연행된 후 이 방송사 방송은 바로 정지됐다.

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가 사격 허가를 내렸는지를 조사할 것이다”고 조사위원회 대표는 말했다. 그리고 그는 몇몇의 경우 명백하게 머리와 상반신이 조준돼 발포됐다고 밝혔다.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튀니지 혁명 중 모두 117명이 살해됐고 그 중 70명은 실탄 사격에 의해 죽었다.

약 2주 동안 문을 닫았던 튀니지 대학들은 지난 주 단계적으로 다시 열렸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교강사들에게 무기한 파업을 제안한 상태다.

알제리, 요르단, 예멘, 모로코 … 일어서는 민중

연초 시작된 알제리 민중의 시위 또한 여전히 지속 중이다. 대중시위와 함께 현재까지 8명이 실업과 빈곤 그리고 정부 부패를 비판하며 분신했다. 정부에 맞선 시위중 현재까지 적어도 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8백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지난 22일 야당 “문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연합”(RCD)이 벌인 집회 중 시위자들은 경찰과 대치하여 42명이 부상당했으며 많은 이들이 연행됐다. 이 정당은 집회를 통해 1992년부터 지속된 국가비상사태와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고자 했다. 알제리 노동조합들은 오는 2월 9일 집회를 벌인다고 밝혔다.

요르단에서는 약 3천명이 좌파 조직이 최근 주최한 긴축조치와 정부 비판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튀니지의 상황과 현재를 비교하며 정권 퇴장을 요구했다. 예멘에서는 1천여명의 학생들이 수도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모든 아랍 민중들의 혁명을 향한 궐기를 호소했다. 이들이 들었던 현수막에는 “너희들이 도망쳐야 하기 전에 가라!”라고 씌였다. 예면의 알리 압둘라 살레흐 대통령은 32년간 집권 중이다. 모로코 민중들도 시위에 나섰으며 특히 경찰과 청소년들이 대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 명이 빈곤과 실업에 대한 정부 정책에 항의하며 몸에 불을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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