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영구장애 부상자 재판 재개 논란

3년 간 사실상 감옥생활...박원순 시장 '두 개의 문' 관람 후 석방 탄원서 작성

용산참사 당시 망루에서 떨어져 영구장애판정을 받은 지 모씨 등 2명의 항소심 재판이 10일 재개된다. 1심 당시 재판부는 급박한 치료한 부상자들에게 병원치료가 끝날 때까지 재판을 연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최근 재판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달 10일에 재판을 재개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부상자들과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는 이들의 부상정도가 심각하고 재판 이후 다시 수감생활을 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라며 항소심 재개를 늦춰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이원호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부상자 두 명 모두 영구장애 판정을 받았고 10여 차례가 넘는 수술을 반복하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긴 수감생활을 해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참사 직후에 비해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더 수술을 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당시의 기억으로 인해 많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사들의 소견도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또 “이미 3년이 넘도록 병원에서 준 감옥생활을 해온 것이나 다름없는 그들에게 또 다시 재판과 수감생활을 강요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진상규명위는 부상자들이 원심에서 현재 수감 중인 구속자들과 같은 형량을 선고 받고 항소했기 때문에 재판이 재개되면 재판 개시와 선고, 결심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상규명위는 구속되어 있는 철거민들이 사면된 이후로 (지 모씨 등 2명의) 항소심을 연기할 수 있는 탄원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구속된 수감자들의 석방과 사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준비중에 있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 구속된 수감자들이 형량을 다 채우고 부상자들이 수감되게 되면 그들도 모든 형량을 다 마칠 수밖에 없는 선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상규명위는 진상규명위 홈페이지와 각 사회단체 등을 통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재판부에 재판 연기를 요청하는 탄원서와 구속자들의 석방 사면을 요구하는 탄원을 모으고 있다. 토요일 저녁 현재까지 300여장의 탄원서가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용산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이 독립영화사에 유례없는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전 사회적으로 용산참사에 대한 재인식과 진상규명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영화를 관람하고 “다시는 서울에서 강제철거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정치권에서도 용산참사 장례 이후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던 것을 넘어 정동영 민주통합당 전 의원과 문성근 민주통합당 전 대표대행 등 유력인사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구속자 사면과 국정조사 시행 등을 언급하며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항소심 연기 탄원서 작성중인 박원순 시장 [출처: 두 개의 문 배급위원회 트위터 (@2_doors)]

이원호 사무국장은 “영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물꼬, 새로운 여론을 구속자 사면과 항소심 연기들을 이뤄내는 새로운 운동으로 발전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진상규명위는 오는 4일, 수요일에 용산참사 당시 경찰청장이던 김석기 전 경찰청장의 시민고발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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