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노란 명찰의 비밀

만도, 파업 불참 확약서 쓴 조합원만 출입증 배포

지난 7월 휴가기간을 앞두고 직장폐쇄에 돌입한 (주)만도가 휴가기간이 끝난 뒤 공장에 출근하는 일부 노동자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나섰다. 사측은 현재 직장폐쇄를 유지하며 소속과 이름이 적힌 노란 ‘출입증’을 소지한 직원에게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어 6일 아침 출입증 없이 출근한 직원들은 용역경비에 의해 출근을 거부당하고 말았다.

  사측의 출입통제에 항의하는 김창한 만도 지부장 [출처: 뉴스셀]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전면파업에 즉각 직장폐쇄로 맞선 사측은 지난 달 30일부터 전 조합원에게 “파업에 불참할 의사가 명확한 직원에 한해 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에 만도지부는 파업을 그만두고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한채 파업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업무복귀 신청 및 확약서’를 작성한 직원에 한해서만 출입을 허용하겠다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창한 금속노조 만도지부장에 따르면 “출입증이나 각서 작성에 관해 사측에서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권유한 것으로 알고있고 일부 조합원은 이런 사실을 연락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여기 출입증이 없는 조합원들의 경우 확약서를 작성할 의사가 있지만 들여보내주지도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출근을 저지당한 조합원들은 출근시간이 지나도 들여보내주지 않자 자체적으로 제작한 서약서를 작성했다. 서약서에는 “금속노조 만도지부 조합원으로써 쟁의행위 철회와 정상적으로 근로할 의사”를 명시하고 있다.

  만도지부에서 작성한 근로복귀 희망원

이들은 서약서를 제출하기 위해 사측 노경팀 등 관리직원들에게 전화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사측은 “직접 나올수 없으니 팩스로 발송하라"고 답변했다.

이후 김창한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출입이 허용된 노동조합 사무실로 향하기 위해 공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용역직원은 “후문 출입만 허용된 상황”이라며 이들의 출입을 저지했다.

김창한 지부장은 합법적 통행을 가로막는다며 용역직원에게 사측에 연락할 것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또한 당시 현장에 있던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근로감독관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통행이 가능하도록 사측에 지도할 것을 요구했지만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강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 답했다.

사측에 따르면 현재 공장에는 약 90%의 노동자들이 복귀해 조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까지 직장폐쇄를 유지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사측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파업을 철회할 때까지”라고 답했으며 현재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철회의사에 대해선 “기자회견과 관공서를 통한 쟁의행위 철회 접수 등 공식적 행동이 있기 전까진 실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확약서를 작성한 사람들에게만 노란색 출입증을 배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배포는 평택 공장에서 해서 잘 모른다. (평택 공장에) 물어보라"고 했으나, 평택공장 노경팀은 "현장관리직들 소관이라 누구에게 배포한지까지는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법률원의 조현주 변호사는 “이미 수없이 많은 언론보도에서 파업철회 의사를 표명했는데 어떻게 공식적으로 하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 또한 사측이 주장하는 ‘쟁의행위 철회 접수’라는 것도 법적 규정이나 절차가 없는 부분이다. 이는 사측이 금속노조 조합원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측의 주장이 부당하다 지적했다.

정문 출입을 저지당한 조합원들은 결국 후문을 통해 조합 사무실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현 상황에 대해 김창한 지부장은 “사측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현장에 들어오면 탈퇴를 고민했던 조합원들의 마음이 다시 돌아설까 두려운 것이다. 평택, 문막, 익산 지회장이 지도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만도지부는 현재 엄연히 교섭권을 갖고있는 대표 노조로써 사측의 위법행위에 대해 대응해 나갈 것이다”며 만도지부의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 및 만도지부는 현재 사측의 직장폐쇄와 선별적 복귀에 대한 위법성에 대해 검토 중이며 법적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사제휴=뉴스셀)
태그

직장폐쇄 , 만도 , 용역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서동훈 뉴스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