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의 사병, ‘용역’...무수히 깨지는 노조

“용역업체, MB정권이 폭력산업으로 육성”

자본의 ‘사병’이라 불리는 용역경비업체의 폭력성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진영은 기업이 ‘사병’의 형식으로 용역업체를 고용하고, 정부가 앞장서 폭력경비업체를 양성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용역업체는 그동안 수많은 노사분규 사업장에 투입돼, 폭력 등을 행사하며 노조와해와 어용노조 설립 등에 앞장서 왔다. 근래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SJM의 폭력사태 이전에도 수 많은 노동조합이 용역업체에 노출돼 왔으며, 일회성 처벌이나 경찰의 방조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용역폭력 시달린 10개 사업장의 증언

8일 오전, 그간 용역경비업체의 숱한 폭력에 시달려온 10여개의 노조가 용역의 폭력행위와 경찰과의 공조, 노조파괴 시나리오 등을 증언하기 위해 나섰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공동투쟁단(공투단)’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증언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용역업체에 폭력을 증언하기 위해 나선 사업장만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지부, 한국3M지회, 유성기업지회, JW지회, 쌍용자동차지부, 콜트-콜텍 지회, 재능교육지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SJM 등 10개에 달했다.

용역업체와 경찰의 공조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나선 이정훈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은 “작년 5월 19일, 용역들이 대포차로 인도에 있던 조합원 13명을 치고 달아났을 때, 경찰은 일반교통사고 사건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특히 경찰은 개구리소년이나 화성연쇄살인사건에 100명 미만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던 것과는 다르게, 유성 같은 노사문제가 발생하자 127명의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촬영과 국과수 분석을 통해 40여 명의 노동자들을 추가로 구속시켰다”고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사측의 직장폐쇄와 함께 용역직원이 투입되면, 폭력 등의 상황과 함께 어용노조 설립 등이 진행된다. 노동계는 이를 사측과 용역, 노무법인, 정부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로 공식화하고 있다. KEC와 한국3M, 유성기업, 발레오 만도 등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노조와해가 가속화됐다.

KEC지회의 한 조합원은 “회사는 지난 해 만 56억 원의 용역 고용비를 지출했고, 용역의 채증자료로 조합원들에게 징계해고를 요구했다”며 “결국 용역과 회사의 노조파괴 정착지는 어용노조 설립이었다”고 설병했다. 이어서 그는 “용역 폭력 아래 노조 파괴가 이뤄진 전국 사업장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M의 경우, SJM과 같은 용역업체인 ‘컨택터스’가 투입됐다. 컨택터스는 3M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해 1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켜 영업취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M지회 조합원은 “영업취소 처분을 받고도 현재도 계속 컨택터스 명찰을 달고 현장에 상주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은 출근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거나 조끼나 명찰을 제거하지 않으면 출입을 막는 등 조합 활동을 원천 봉쇄해 4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노조를 탈퇴했다”고 전했다.

재능교육지부는 용역경비들의 반인권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민희 재능교육지부 조합원은 “용역들은 성희롱, 성폭력 등 같은 조합원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해괴한 짓을 하곤 했다”며 “특히 타이어에 미세한 구멍을 내 달리는 도로 위에서 차가 주저앉은 적이 있었고, 그 다음날에 용역들이 와서 아직 살아있었냐며 웃고는 했다”고 밝혔다.

“용역업체, MB정권이 폭력산업으로 육성”

현재 노동계와 시민사회, 법조계 등은 MB정권아래 용역업체가 폭력산업으로 육성되며, 노사분규 현장 등에서 폭력이 정당화, 구조화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차원에서 경비업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지금의 용역폭력은 공격적 직장폐쇄와 함께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사측이 노사갈등을 조장해 노조의 쟁의를 유발하고,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을 단행한 후, 사업장에 용역을 상주시키며 인권침해와 폭력을 저지른 뒤 노조 와해를 주도하는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박진 활동가는 “이를 막기 위해, 경비업법을 바꾸고 직장폐쇄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한 10대~20대 초반의 나이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용역업체에 뛰어드는 용역직원들의 폭력을 국가가 방조하는 등 용역직원과 노동자 양 측의 노동권 침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용역업체가 다국적 용병활동과 노사문제 개입, 개인경호까지 가능하려면 경찰과 정권의 비호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폭력으로라도 자본의 이해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정부와 기업, 용역업체들의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노조파괴로 돈을 버는 업체와 업체들을 사주하는 기업가에 대한 전면 구속수사와, 폭력업체를 비호하고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경찰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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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파시즘

    SJM 용역폭력 배후는 재벌의 돈 그리고 이와 연계된 자본의 똥개 하수 파시즘 부류일 것이다.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본은 폭력을 통해 노동자 운동을 와해시키려 하고 있어요. 물론 그것은 자충수일 것이지만... 어쩻든 그런 자본의 본질을 폭로하는 것조차 못하는 당들이 보여주는 것은 지금의 자본주의 붕괴속에서 더이상 민주나 진보의 효용가치는 상실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악의축 자본의 반인류 패악체제 타도하자 .그리고 민주니 진보의 효용가치 상실. 노동계급공동전선으로 자본가가 육성하는 흉악한 파시즘 싹을 타도허자. 노동계급만이 희망이다.

  • 前한나라당해체결사대원

    자본폭력의 총통 리맹박 인간괴뢰 쓰레기 분자를 처단하자! 혁명노동투쟁을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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