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을 불쏘시개로 태우고 말 건가?

[기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다시 열어 선거방침 바로잡아야

민주노총,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치방침 때문에 민주노총이 분열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정치방침입니다" 김영훈 위원장이 이렇게 주장하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민주노총은 4.11 총선 방침을 두고 내부적인 분열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김 위원장께서 말로는 무어라 주장하시든 상관없이 4.11 총선 방침과 민주노총 분열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그간 민주노총의 정치사업(총선방침) 과정을 간략히 돌아보면

- "노동자 민중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던 자유주의 세력인 국참당과 정당을 함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새통추에 국참당 참여문제 대다수 중집성원반대)
- "국참당은 선통합 대상이 아니다."(민주노동당 당 대회에서 김영훈 위원장 발언)
- 2011년 11월 3일 통합연대 원샷 통합 제안 후 12월 5일 창당 선언까지 1달 만에 급조된 통합진보당 창당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던 민주노총.
-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진보정당으로 인정한다."(2011년 12월 민주노총 중집회의 결정)
-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지지 반대 민주노총 선언운동본부 결성(전현직 간부 1500여명 동의서명).
- 민주노총 정치방침, 2012년 4월 총선방침 안건 논의조차 못함(2012년 1월 30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성원미달 유회).
- 민주노총 중집회의(2/8)에서 표결 강행, 2012년 4월 총선방침 결정(정당명부 비례대표는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여 단일정당을 지지하기로 함).
- 민주노총 상집회의(2/14)에서 조합원 의견수혐 방식을 ARS 전화조사, 과반 개념 없음, 표준추출없이 산별연맹에서 제출된 명단만 조사함.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중 1위 정당만 단일지지로 결정함.
- 2/25,26 양일간 ARS 전화 여론조사(예정).
- 2/27 전화여론조사 결과 발표(4.11총선에서 민주노총의 지지정당 발표 예정).



민주노총이 정당조직인지? 대중적인 노동조합 총연맹 조직인지?

민주노총 최고의결기관인 대의원대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었던 선거방침이다. 그것도 표결에서 대의원들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회순을 바꿔서 상정된 '2012년 4.11 총선 대응 방침'이 대의원대회에서는 성원미달이라는 이유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대의원대회가 유예되자 곧바로 하위기구인 중앙위원회도 아니고, 그 하위기구인 중집회의에서 거의 전례가 없었던 표결처리를 강행하면서 지도부 안을 결정해 버렸다. 나아가 조합원의 의견 반영 방식은 조합원 총투표가 아니라 ARS 전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다는 결정은 중집도 아닌 상집회의에서 처리해서 밀어붙이고 있다.

초지일관, 막무가내, 막가파식... 최근 민주노총 지도부의 행보를 보면 오로지 한길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의 유일한 지지정당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달려왔다. 총파업을 결의해놓고,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이렇게 집요하게 통합진보당 지지를 밀어붙이면서 "정치방침 때문에 민주노총이 분열되면 안 된다."고 한다.

정치사업이 민주노총의 전체 사업 중 부분 사업인지? 민주노총 사업의 전부인지? 민주노총이 정당조직인지? 대중적인 노동조합 총연맹 조직인지? 헷갈린다.

중집에서 결정한 방침을 보면 "민주노총 정치방침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에 대한 세액공제와 당원확대 사업 등은 조합원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면서 표결까지 감행해서 "4.11총선에서 정당명부 비례대표에 대한 단일한 방침을 통해서 집중투표를 실시한다."라고 결정하였다.

이게 뭔 개뼈다귀 같은 방침인가?

조합원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그들의 의도(?)대로 통합진보당을 유일한 지지 정당으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진보신당, 사회당에 가입되어 있는 조합원들에게 "자기들이 소속된 정당에 표를 찍지 말고 통합진보당만 지지하라"고 선거방침을 내리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반대로 조합원 여론조사에서 진보신당이 1위를 했다 치자. 그러면 그때는 민주노총 조합원 중 통합진보당 당원들에게 "정당명부 비례대표는 내가 소속된 통합진보당 찍지 말고, 진보신당으로 표를 몰아주십시오." 이렇게 선거운동하고 다니라고 방침을 내린다? 이게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방침인가?

총선에서 정당지지율 2%를 넘기지 못하면 정당을 해산해야 한다는 현행법을 뻔히 아는 사람들이,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까지 진보정당으로 인정해주었던 사람들이, 세액공제, 당원 확대 사업은 조합원 판단을 존중한다고까지 결정한 사람들이, 정당명부 투표에서는 자신이 속한 정당이 해산되더라도 민주노총 방침을 따르라? 어느 정신 나간 당원이 이런 방침을 따르겠는가.

현실적으로 새누리당, 통합민주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 추진 세력 등 다양한 정치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을 갈가리 쪼개자는 이따위 선거방침을 밀어붙이면서 "민주노총이 정치방침 때문에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시니... 참...

도대체 민주노총을 어쩌자는 것이냐?

자유주의 세력과 손잡고, 몇몇 개인들의 의회권력 장악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민주노총을 철저히 배제하고(창당과정에 회의성원으로 참여조차 못함), 1개월 만에 급조해서 만들어놓은 통합진보당. 이제 마지막 남아 있는 민주노총의 여력을 그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지원을 위해 불쏘시개로 태워버리고 말겠다는 것인가?

민주노총을 이대로 방치 할 수는 없다.
민주노총이 잘못 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조합원과 공유해야 한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상대로 한 단일정당 지지 여론조사를 거부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잘못 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바른 길로 가도록 애라도 써야한다.

민주노총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정당명부 비례대표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단일지지'라는 4.11 선거방침, 그 꼼수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잘못된 방침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민주노총 내에 존재하는 의례히 반대하는 ‘개아리들’" 이런 정도로 취급되지 않도록 민주노총을 소중히 아끼고, 바로 세우고자 하는 모든 조직과 사람들의 의견과 힘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

실패한 노동정치, 위장된 진보정치로부터 민주노총을 올곧게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의견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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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노조

    김영훈 위원장을 탄핵해야 합니다.

  • 노동자

    탄핵 찬성

  • 조합원

    반동 김영훈을 처단하라!
    민주노총을 팔아 사익을 추구하는 중앙 노동관료들을 이참에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

  • 조합원

    그간 과정을 보면 제가보기엔 글쓴사람이 잘못되었지요 조합원 다수가 원함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금속노조 전체의 목소리인양 그러시면 곤란합니다...도대체 민주노총이 멀 선택하기를 바라요..더욱더 철저하게 중심을 잡아야지요 더이상 어린양 안됩니다.

  • 공무원노조

    민주노총 정치방침 전혀 실패아니다. 지금이것보다 더 강하게 가야한다 조직결정에 반대하면 스스로 나가시던지요..

  • 유기모사

    유기야!!
    너나 잘해라..

  • 명포수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인간들은 스스로 대한민국을 떠나세요. 위에 글쓰신분 니부터 나가시지요.

  • 알바는 꺼져

    명포수 너나 꺼져라 전과 14범 쥐바구 알밥아

  • 알바는 꺼져

    명포수 너나 꺼져라 전과 14범 쥐바구 알밥아

  • 지겹다

    전국회의 이양반들 여기까지 와서 난리네. 지네한테 반대하면 한나라당 편으로 모는 폼새가 예전 권영길 까고 김대중 지지할때랑 하나도 안변했구나 ㅉㅉ

  • 세상

    잔머리 정말 싫다
    조합원 여론조사하면 민주통합당 지지가 더 높을텐데..

  • 독자

    싸우지 맙시다!

    민감한 총선 정치 방침을 일방적으로 정해 이렇게 반발이 나오게 만든 건 리더쉽의 부재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한 이해관계 당사자만을 대변해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통합적 리더쉽, 조정자로서 역할이 절실합니다.

    지금 양상은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갈등으로 가는 것 같고요.

    저는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시민입장에서, 무리하게 한 방침을 정할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토론해서 국민들도 "와 멋지다"이런 말 나오게 안을 만들어주세요!!

    지금 양상으로 가다보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마는 게 아닌가요.

    지금 상황은 리더가 집단 내 갈등해결을 방관하고, 오히려 한 이해집단을 대변하면서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합적이고, 조율적 리더쉽을 보여주세요!!

    얼마 전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당 내 후보경선 과정의 이해대립을 원만하게 조정해서 국민들에게 인정받지 않았습니까? 리더로서 이런 모습 기대할 수 없나요!!!

  • 청솔

    통합진보당 유시민은 철새이다. 한법 철새는 영원한 철새이다. 기회를 봐서 유불리를 따져서 중요한 시기에 배신 할 것이다. 공신력이란 한법에 구축되지 않는다, 유시민 리더로 간다면 노동자는 또 다시 후해 하게 될 것이다. 철새 유시민, 이정희, 심상정, 노회찬 지그들 맘대로 당을 깨고 부수고 지날들 하는 작자 들이다.

  • 개풀뜯는소리들

    즈그들 밥그릇 밖에 관심없는 꼴통 년놈들...서민의 고통은 저들 한테 안중에도 없다..꼴통 좌파 간부 새끼들은 돈도 많이 받으니까..지 밥그릇 뺐기면 안되니까..오래전 노동운동좀 했다는 이력으로 상급 위전에 앉아 조합원들 피빨아 처먹음서 아무것도 안하고, 책상 머리에 앉아 민주노총을 좌지우지우지 할라하지..쓰벌 개새끼들...권력을 누가잡든 서민들이 어떻게 되든 말든 맨날 파업만 부르짖고 자기자리 연연만 할줄 알지...퉤퉤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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