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여론조사, 통합진보당 지지율은 2.8%(?)

[칼럼] 조합원 여론마저 조작할 수 있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오만과 패악

"선거정보) 김창현/민주노총, 통합진보당당 지지 확정! 조합원 79.3% 지지로 결정." 핸드폰에 이런 문자가 날아왔다. 같은 날 오전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안에 다음과 같은 현수막이 나붙었다. ‘민주노총, 통합진보당 지지 확정’(민주현장).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문자와 현수막을 보면 “와~ 민주노총 조합원들 79.3%가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기로 결정했구나. 압도적으로 통합 진보당을 지지하고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과연 그런가? 79%가 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번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고 있는가? 암만 생각해봐도 그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러시나? 뻥이 너무 심한 거 아녀?


참여단위를 알 수 없는 희한한 여론조사

민주노총은 2월 25, 26일 이틀 동안 ARS 전화로 민주노총 조합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한다. 여론조사를 하면서 상식에 해당하는 객관적인 표본(연령, 성별, 소속 조직 안배 등)조차 설정하지도 않고, 민주노총은 산하 조직에서 제출한 명단과 자발적으로 신청한 명단만을 취합하여 표본이라며 여론조사 기관에 넘겨줬다고 한다.

따라서 어느 산별연맹 조합원들이 얼마나 조사에 참여했는지, 누가 참여했는지, 조직별로 참여한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조직별 지지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아예 조사에서 배제된 조직은 어디 어디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는 희한한(?) 여론조사였다.

민주노총이 이렇게 참가를 희망한 조직과 개인을 끌어 모아 여론조사 기관에 넘겨준 조합원의 숫자가 22만2017명이란다. 22만2017명 조합원 중 전화조사에 응답한 사람이 2만3994명이란다. 2만3994명 중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1만9028명이라고 한다.

1만9028명이 민주노총 조합원의 79.3%인가?

1만9028명, 이 수치를 가지고 뻔뻔스럽게 "민주노총 조합원 중 79.3%가 통합진보당을 지지한다"고 떠벌리고 있는 것이다.

숫자놀음의 진실을 간단히 살펴보자.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민주노총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11월 현재 민주노총 조합원은 67만7790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통계를 바로 잡아보자.

총인원 - 67만7790명
표본 - 22만2017명(총원대비 32.75%)
응답자 - 2만3994명(총인원 대비 3.54% / 표본 대비 10.8%)
통합진보당 지지자 : 1만9028명(총인원 대비 2.8% / 응답자 대비 79.3%)


응답자는 민주노총 총원 대비 겨우 3.54%에 불과

민주노총은 중집회의(2/8)와 상집회의(2/14) 결과에 따라서 민주노총 전 조합원 67만779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추진했으나 표본모집 과정에서 저조한 수준인 22만2017(32.75%)명만이 접수했을 뿐이다. 특히 표본에 응한 조합원 중에 여론조사에 직접 응답한 조합원은 표본 대비 10.8%, 민주노총 총원 대비 겨우 3.54%밖에 되지 않은 2만3994명에 불과해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여론을 살피기에는 쪽팔리는 수치였다. 응답한 2만3994명 중 1만9028명만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결국 이번 민주노총 조합원 의견 수렴 결과는 객관적인 표본조사가 아니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추진하였기 때문에 67만7790명 민주노총 조합원 중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조합원은 고작 2.8%에 해당하는 1만9028명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서 민주노총 지도부와 통합진보당 지지세력들이 필사적으로 조합원들의 참여를 조직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 결과는 그들의 기대에도 턱없이 모자라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합원들의 여론마저 제멋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오만과 패악

우리의 상식은 이런데, 저들은 왜 "민주노총 조합원 79.3%가 통합진보당 지지한다"고 우기는 걸까?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대한 그들의 착각인가? 아니면 목적 달성(통합진보당 배타적 지지)을 위해서라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여론마저 제멋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오만과 패악인가?

민주노총 규약에 의거해 대의원 311명이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요청하고 있다. 오만과 패악으로 치닫는 민주노총의 4.11 총선 방침을 이성적으로, 상식적으로 바로잡기 위해서 민주노총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를 열자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소속 민주노총 파견대의원 39명 중 60%가 넘는 25명이 민주노총의 선거방침을 바로잡기 위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거부하고 "80만 민주노총 조합원 중 79.3%가 통합진보당을 지지한다"고 우긴다면, 그것은 정말로 민주노총 지도부가 조합원을 우습게 취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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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총선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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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무슨 기대를 명박이나 민주노총 상층 이나 소통 안대는것은 똑같다. 그라고 명박이가 국민을 무시하는거나 민노충 상층이 조합원 의사 개무시하는거나 무슨차이인지 답변좀 부탁합니다.

  • 대위원

    총 연맹 지도부 사퇴하라

  • 독자

    '지도부'란 표현보다는 일반적으로 민주노총 경영진 이라고 하는 게 좋을 듯~

  • 노동자2

    총 경영진 총사퇴하라 !!
    더 무슨말이 필요한가? 일반론으로 보더라도 의사반영을 명분있게 가져가려면 전체인원대비 50%참여 50% 찬성으로 결정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주사들 동원한 조합원 2.8% 지지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한다니 개가 웃고 재채기 할 소리다.총투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르켜야하나? 막가는 김영훈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한다.
    `

  • 조합원

    그러길래 정기대대에서 민주적으로 토론해서 결정들 하시지... 그럼 이제 어쩌라고... 조합원 총투표라도 해야하나?
    결론은 통합진보당 지지하지 말고. 진보신당만 지지하라는것인가? 아니면 몽땅 다 지지하는것으로 열라는 것인가?(새누리당,민주당 포함해서?)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참 갑갑하다.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깨지고 있는지?.. 민중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알고들 있기나 한가? 하기는 현대차 다닐정도면 모를수도 있지..? 이해하네..

  • 조합원

    내가 보기엔 총연맹 지도부들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정파지도부가 더큰 문제인것 같다.
    통합하자고 하니 통합도 싫다 거부하여 하나로 모아 투쟁해도 부족한 판에 분열해서 갈길 가자 하고..
    이제는 같이 죽자? 진보진영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고 나발이고... 필요없고..
    조합원의 뜻을 묻자니 그건 대중추수주의네. 하며 대중을 주체로 보기 보단 지도(가르침)의 대상으로 여기고..
    공식적 의결기관을 통해 결정하자니. 그건 또 다수의 행포이고..
    그럼 어쩌라고 ? 좀 적당히 합시다.
    그냥 우리 정파가 하자는대로 하는것 외에는 몽땅 잘못되었으니. 따라오라고 하세요.
    참 갑갑하다..... 씨발...... 다 죽자고 하던가...

  • 시소

    민주노동당을 분열시켜 대학졸업하고 돈도못벌고 죽어라노동운동만했던 우리에게 피눈물을안겨주었던 분열세력 이제 민주노총까지 분열시키려고하는것인가?제발 그러지말고 함께갑시다. 우리끼리 싸우면 더이상 숨쉴곳이없어요. 자본의나라는 정말 무서울정도로 우리를 분열시킬것이고 지금까지쌓은 공든탑 통째로 삼켜버릴수도 있어요. 총연맹 지도부들도 각자 자기주장들이 다릅니다.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당을 다시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실장들은 통합해서 함께해야한다고 했을정도로 의견과 주장이있는데 조합원여론을 어떻게 조작하겠습니까? 나한테도 여론조사문의가 왔는데 통합진보당1번을 택했습니다.물론 맘에 안드는부분도있고 장점도있지만 분열보다는통합이 우리들이가야할 길이고 목표는 낡은정치를 진보의힘으로 청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동자

    박유기 전 금속노조 위원장님!
    참 대단하십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아시는 분이 왜?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거꾸로 거스르고 가시려고 하는지 참 개탄스러울 지경입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가족들중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는게 지금에 현실입니다.현장 조합원들에게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후보들 지지해 주라고 하면 뭐라고 하죠?"당선가능성이 없다.힘이 부족하다.뭐 할수 있는게 없다.잘 모른다."이런 말들이 되돌아옵니다.그리고 왜 합치지 않고 따로따로 나와서 난리들인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하죠...진보정당을 통합하자고 했는데 진보신당 내부의 강성주의자들이 반대하고 나선게 아닙니까?사회당은 참여조차도 안했다고 알고 있습니다.제발 시대의 흐름과 현실을 직시하고 활동을 했으면 합니다.조합원들에게 또는 일반 대중들에게 노동조합간부들이 손가락질 받고 지만 잘낫다고 욕먹는것은 우리가 각기 분열되어 있으면서 고집과 아집으로 활동하기 때문입니다.조합원과 일반대중은 과거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이(통합진보당) 합친것에 대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지지까지 보내주는 현실입니다.여기다대고 진보정당중에 어디를 선택할거냐고 물어보면 "미친넘"소리나 듣습니다.
    우리 청년 세대들이,아이들이, 제대로된 나라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것이 노동운동에 복무하는 제일의 가치라고 생각한다면 "헐뜻고 상처내고 분열시키는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패악질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봅니다.얼마나 더 잘 할려고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서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지 모르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고 봅니다.지금이라도 진보정당의 통합을 제안하고 나서야 제대로된 활동가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금속노조 위원장까지 지내신 분이 판단을 흐리게 하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댓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 통진당은 몰상식

    상식을 요구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사고입니다.
    저들의 사고가 정상이라 생각하고 이해를 촉구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
    민주노총 지도부 잡것들은 통진당의 꼬붕이죠.

  • 한길

    여론조사라는 것을 모르시나..ㅡㅡ;; 박유기 논리대로면 모든 여론조사를 그렇게 치환할 수 있음.
    건전한 비판을 하려면 '조합원 총투표로 결정하자' 정도로 말을 해야지 이거뭐 밑도 끝도 없이 비판하고 난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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