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경영권 박탈이 답이다

[기고] 현대차가 발행하는 <함께 가는 길> 질문에 답하며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이런 불법행위를 자행한 사람을 어떻게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입장을 회사가 발행하는 소식지 <함께 가는 길>에 밝혔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16일 다시 <함께가는 길>을 통해 기습 사내 진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사실을 왜곡하고 선정적 단어를 사용하여 조합원 판단과 눈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소식지 <함께 가는 길>

10년 전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비투위 결성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임금만이 아니었습니다.


인격적 대우, 상시적인 고용불안, 일상적으로 겪는 많은 차별과 억압이 존재했습니다. 현대자동차에 의해 만들어진 정규직과 비정규직 분할을 스스로 힘으로 헤쳐 나기기 위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자동차비정규직투쟁위원회(비투위)를 결정했습니다. 이때 외친 비투위 구호가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노동자는 하나다”였습니다.

그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자동차에서 인간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차별과 불평등 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조직했습니다. 그때마다 회사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관리자와 경비대를 동원하여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2010년 25일 파업을 있게 한 2004년 임단투

2003년 5공장 합리화 공사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될 상황에서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투쟁했다는 이유로 벌금 70만원을 받은 것이 형사처벌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 불법파견 진정과 임단협 투쟁 과정에서도 현대자동차는 탄압(고소고발, 손배가압류 등)을 자행했습니다. 이후 노동조합은 임단협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7월 1일 파업을 선언했지만 현대자동차는 관리자를 동원하여 정당한 파업을 파괴했습니다. 당시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에게 하청업체 바지사장들은 월차로 처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조합원들이 파업참여로 처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는 사측이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가 파업을 한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자기 권리를 찾아가기 위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라 판단했습니다.

파업은 소수가 참여하여 마무리되었습니다. 다른 공장에서는 파업을 선언한 시간에 관리자 통제로 화장실에서 나오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투쟁으로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지만 이 투쟁이 없었다면 2005년 파업, 2006년 파업, 그리고 2010년 25일 파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파업에 참여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측은 헌법도 인정한 노동자 파업투쟁을 인정하지 않고 고소고발한 것입니다.

2005~2006년 불법파견 투쟁과 해고, 첫 구속

2004년 임단협은 아무런 성과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인금인상은 현대차노동조합과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대해 합의한 내용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9월 노동부로부터 울산공장 18개 업체가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추석휴가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현대자동차에 의해 불법으로 사용됐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진정한 101개 업체가 모두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는 총력투쟁본부를 구성하고 현대자동차에게 불법파견 시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를 탄압했습니다. 집회를 막았고, 면담 요청에 폭력을 행사하고,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해고했습니다. 노조는 이에 항의하고, 조합원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조합원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이 조합원 단결을 호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행동입니다.

저는 파업 전에 공정재배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사측은 공정이 없다며 써클룸에 대기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여 도아반(14반) 공정에 투입했습니다. 해고를 의도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매일 출근했고, 공정재배치를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사측은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써클룸에 없으면 무단이탈과 결근으로 처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무단결근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업을 진행하자 무단결근, 파업선동이라는 사유를 달아 2005년 2월 2일 해고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제가 부당노동행위및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접수하자 예성기업을 폐업시키고, 보상 차원으로 남양에 새로운 업체를 운영하게 하였습니다. 지금도 예성기업 사장 한진우는 남양에서 하청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업체 폐업으로 부당해고 판정에 대한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기각 판정을 내렸습니다.

저를 비롯한 현대차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2005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2대 사무국장에 당선되어 불법파견 투쟁을 이어가다 2006년 8월 14일 파업투쟁 과정에서 연행되어 구속되었습니다. 첫 구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측과 공모한 검경은 구속 전까지 사건을 모두 기소하는 관례를 깨고, 세 차례에 걸쳐 기소신청을 했습니다. 그 덕에 저는 2006년 10월 24일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판결 받았고, 이후 기소한 사건은 2010년 10월 14일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받아야 했습니다.

복직투쟁과 2008년 미포투쟁 ...수배, 두번째 구속

구속 이후 2007년부터 현대차비정규직 투쟁뿐만이 아니라 원·하청노동자 공동투쟁을 위해 1공장 노동자학교를 개설하여 집단적인 논의와 실천을 조직했습니다. 또한 불법파견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하이닉스매그너칩 동지들을 금속노조가 돈 몇 푼으로 해결하는 것에 반대하는 투쟁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불법파견을 은폐하기 위해 경남산업을 폐업하고, 기존 양도양수했던 것을 전직으로 변경하려는 사측에 맞선 경남산업 고용승계 투쟁에 결합했습니다. 한편에서는 복직을 위해 박민호 동지와 둘만이 출근투쟁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07년도 현대자동차에게 고소고발되었습니다.

2008년 저는 새로운 관계를 맺었습니다. 바로 지역 동지들과 함께 투쟁한 것입니다. 해고 4년차 울산지역 막내 해고자로서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부의장에 선출되고, 금속노조 대의원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동지들이 국가보안법으로 연행되었을 때 울산지역공안대책위를 제안하고 집행위원을 했습니다. 울산지역 모든 노동조합을 찾아다니며 이명박 정권의 공안탄압 분쇄와 이미 낡아빠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서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 용인기업 노동자들이 대법원에서 묵시적 근로관계(입사와 동시에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았음에도 복직되지 않자, 지역 동지들과 지원대책위를 구성하여 용인기업 노동자 투쟁에 함께했습니다. 현대미포조선도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복직시키지 않고, 다양한 이유로 시간을 끌었습니다. 지역 동지들이 함께 투쟁하자 결국 현대미조선 실제 책임자인 현대중공업이 나섰습니다. 그리고 합의서를 작성하고,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미포조선 정규직으로 입사했습니다. 저는 이 투쟁 과정에서 천막농성장을 침탈한 경찰관을 막았다는 이유로 수배를 받았습니다.

수배기간 현대자동차에서 생활했습니다. 대의원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당시는 미국 경제위기 여파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우선해고되었습니다. CKD는 정리해고를 진행했고, 생산공장에서도 물량 부족으로 휴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조합원과 함께 투쟁으로 돌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부족한 힘이나마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보장을 위한 투쟁에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원하청연대회의 구조조정 대책팀를 구성하고 성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08년과 2009년도 현대자동차로부터 고소고발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5월에 현대자동차 경비대에 의해 폭력 납치되어 동부경찰서에 인계되었습니다. 두번째 구속되었고, 11개월 후인 2010년 3월 26일 보석으로 출소하였습니다. 그리고 2010년 10월 14일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불법파견 판정과 현대차비정규직 25일 파업

출소 이후 2010년 5월부터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직국장에 선임되어 서울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금속노조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작아 마음 아팠습니다. 제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여 항상 괴로워했습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공동 임단투와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에 결합하다보니 미숙한 점이 많았습니다. 좌충우돌하고 있는 시기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다”는 취지로 파기환송을 판결했습니다.

판결 당일 기쁘기도 했지만 투쟁과정에서 돌아가신 류기혁 열사와 분신으로 항거했던 최남선 동지, 많은 해고자들 그리고 떠나간 동지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습니다. 짐을 싸서 울산에 내려가서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하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주변 동지들이 현대자동차 투쟁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사내하도급 투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실무를 맡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속노조 차원의 전국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투쟁은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2010년 11월 12일 “현대자동차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서울 올라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울산에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25일’ 파업을 함께했습니다. 7년 동안 불법을 시정하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했음에도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용역깡패, 경비대, 관리자를 동원하여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을 폭행했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선무방송을 하고, 포크레인을 동원하고, 콘테이너로 공장출입을 막았습니다. 전쟁기간에도 지원한다는 의료품과 먹을거리는 통제됐습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울산공장에서 25일간 지속되었습니다. 그러고도 모자라 많은 조합원을 고소고발했습니다. 급기야 53명이 해고되었고, 500명 이상이 정직 이상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또한 18명 간부들이 수배되고, 이중 5명이 구속되었습니다. 수배자 중에는 저만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벌써 1년 4개월이 넘었습니다.

이러한 탄압에도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불법을 개선하라”,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계자동차 5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자신의 불법은 눈을 감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비난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하면 로멘스고, 이러한 잘못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하면 불륜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범법자 정몽구 회장, 경영권 박탈하고 해임해야

이제 현대자동차에 함께 일하고 있는 또 다른 범법자 정몽구 회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1977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대한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해서 1978년 7월 특가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일명 차떼기 비자금 문제로 4월 구속되어 2008년 6월 징역3년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이 확정됐습니다. 불법을 감시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정몽구 회장은 스스로 불법을 지시한 것으로 구속되었습니다. 불법을 시정하라는 비정규직 노동자와는 180도 틀린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은 것입니다. 이는 추악한 사기행위입니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임을 확인받은 노동자에게 채용을 운운할 정도로 뻔뻔스러운 입장을 찌라시로 발행할 수 있습니다. 추악한 사기행위로 구속된 범법자 정몽구 회장을 옹호하는 불충한 관리자들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가 사회적 기업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일 지금이라도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이면서도 ‘불법을 시정하라’고 주장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그동안 잘못을 반성해야 합니다. 또한 불법경영을 지시한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불법경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충성스러운 직원이라면 지금 당장 “회장님! 모든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경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라고 직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몽구 회장이 또 다시 노동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함께 가는 길>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사측 기준으로 많은 불법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가 피해를 입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정한 노동자 파업은 생산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파업을 하면 회사는 손실을 입게 됩니다. 파업을 했는데도 손실을 입지 않으면 그것은 제대로 한 파업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개별 노동자는 너무 약합니다. 그러나 약한 노동자가 함께 단결하면 강해집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파업으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합니다.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도 동일하게 단결해서 파업했고, 생산을 멈췄지만 힘이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법에 의지하고, 정규직 동지들에게 연대를 호소하고, 전국 노동자들과 함께하자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뻔뻔스러운 현대자동차, 노동자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현대자동차, 이 거만한 현대자동차를 노동자의 힘으로 꺾어보고 싶습니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단결하고, 정규직 노동자가 함께한다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단결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가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요구하고 투쟁하다 범법자로 몰리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함께 가는 길>을 보면서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 역사를 보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투쟁 역사를 현대자동차가 비싼 돈을 들여 찍어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부족함을 돌아볼 수 있게 해서 감사합니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한 가지 이유를 더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법을 자행한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해임할 것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저는 대법원에서 이런 불법이 있었음에도 이미 정규직이라고 판결했지만 정몽구 회장은 대법원에서 회사 돈을 불법정치자금으로 전달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이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현대자동차가 <함께 가는 길>을 통해 저에게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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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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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공장 꽁돌이

    불법파견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 투쟁!!!

  • 좌빨척결

    지랄한다 병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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