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쌍용차 농성장의 봄바람

[기고] 만들자! 농성정원

지난 3월 3일 오전 5시 30분 경 대한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분향소가 있는 천막에 화재가 발생해 설치된 천막이 전소했다.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잡혔고 화재로 잿더미가 된 분향소는 쓰레기 더미로 바뀌어 버렸다.
 
화재현장을 다 뒤지고 뒤져 쓸만한 물건을 고르고 난 다음날 구청에서는 거대한 화분 20여 개를 천막이 있던 자리에 설치했다. 천막을 칠 수 없게 하기 위함이었다.
 
거대한 화분이 우리의 투쟁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역으로 활용할 생각을 해보았다. 저 화분들을 이용해서 정원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몇 몇 작가들과 공유했고 모두들 흔쾌히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첫 작업으로 패치워크 테이블 만들기와 의자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농성현장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팔레트와 사무실에 쓰고 남은 조작 나무들을 이용한 멋진 작업이었다. 주변의 많은 작가들이 함께했고 자원활동과 연대참여자들이 함께 했다. 쌍용자동차 투쟁사업장 분들의 도움으로 멋진 테이블 2개와 의자3개를 만들었고 콜트콜텍 투쟁사업장에서 연대의 마음으로 긴 나무의자를 만들어 후원하셨다.
 
투쟁의 현장에 생활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은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다. 목공기술도 배우고 오가는 이들에게 작업을 설명하고 투쟁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농성정원을 만들기 위해 여기 저기 많은 분들에게 연대 요청을 드렸고 마침 주말 시간은 아니지만 평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작가들과 함께 솟대 작업을 하기로 했다. 솟대 만들기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자작나무선생님은 이틀 동안 산에서 나무를 하고, 그 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알맞은 크기로 나무를 깎아 대한문으로 가져왔다.



보잘 것 없이 놓인 화분에 솟대를 하나둘 만들어 놓기 시작하자 오가는 이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저녁 무렵 장기투쟁사업장 분들과 함께 솟대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솟대는 예전에 마을 어귀에 큰 경사가 있을 때 설치했다고 한다. 현재는 소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하늘과 땅으로 이어주는 역할로 개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어 달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쌍용자동차 조합원 개개인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하였다고 자작나무 선생은 이야기 한다.
 
이번주 일요일(3월 17일) 오후1시 부터는 뜨개질행동과 바느질 워크숍을 준비중이다.

생활이 연대로 이어지는 멋진 만남을 기대하며 매주 일요일 오후 한 시부터 대한문 농성장의 다양한 변화와 만남을 기대해 본다.



만들자! 농성정원

쌍용자동차 대한문 농성장에 불이 나고,
중구청과 경찰은 또다시 농성장이 세워질새라
급하게 화분을 두었습니다.
그렇다고 질 우리들입니까
이 화분들을 이용해 우리의 정원을 만들어 봅시다
거리 정원으로, 모두의 농성정원으로 만들어 봅시다.
오신다면 생활에 두고두고 요긴할 몇 가지 생활의 기예들을
몸에 익히는 것은 덤! 그리고 올해의 봄은 조금 덜 잔인할지도 몰라요

일시 _ 3월 10일, 17일, 24일, 31일 ..... 매주 일요일마다
장소 _ 쌍용자동차 대한문 앞 농성장 (시청)


3월 10일 : 패치워크 테이블과 의자 만들기

나무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어 봅시다
짜투리 나무들을 이용해서 패치워크 테이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예쁜 의자는 집에서 만들어 오셔도 좋고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도 좋아요
서로 다른 개성 있는 의자들이 모여 있으면 참 멋질듯해요
뺏는 의자가 아닌 나누는 의자를 만들어 주세요
농성정원 참 멋진 말이군요^^

3월 17일 : 봄 바느질

바느질로 거리를 바꾸어 봅시다
나무에 옷을 입혀 주어도 좋아요.
뭐든 이곳에도 봄을 부를 바느질을 해봐요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불에 그을린 나무에 옷을 입히는 거예요
정원에 어울리는 멋진 페브릭이 기대되요~~

3월 24일 : 씨앗 폭탄

도시의 조경이야말로 알리바이!
여러가지 씨앗 폭탄을 만들어서 심어봅시다!
구청직원들이 심어 놓은 팬지와 어울리는 다양한 꽃씨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활짝 만개한 모습이 그려져요
쌍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거든요

3월 31일 : 욱(농 거꾸로)성장텃밭

상추도 키우고 옥수수도 심고 고추도 심어 봅시다요~~~
상생의 공간으로 서로를 보듬었던 대한문 농성장이 진정 생활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그 날까지 매일매일 가꾸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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