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바가지와 비정규직 바가지 색깔이 다르단다”

[연속기고](2) ‘갑’갑한 사회, 다윗들의 “동행”(3~4일 차)

현대차 희망버스 전국순회단
‘갑’갑한 사회, 다윗들의 동행 3일차(7월 12일 금요일)


희망버스를 조직하고자 길을 떠난 지 3일째다. 오늘도 울산, 전주, 아산 현장에서는 현장파업을 전개하는 날이다. 제발 오늘은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길을 떠난다. 김정진 동지는 현장의 동지들에게 ‘현장에서 두들겨 맞는데 같이 있지 못해 미안하다’고 통화를 했단다. 현장에서는 전국을 돌고 있는 동지들에게 해고자 동지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격려했단다.

  3일차 아침 현대제철 출근투쟁 모습

3일차 첫 일정은 현대제철 당진공장 출근선전전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진행하는 출근선전전은 힘이 있었다. 현대제철 바지 사장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단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노조인정, 고용보장, 처우개선을 바지 사장이 할 수 없다는 점은 우리도 너무 잘 아는 내용이다. 현대제철 동지들의 우렁찬 구호소리에 현대제철 동지들이 반드시 일을 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한 동지는 정말 울분을 토하며 발언했다. “뼈 빠지게 일했는데 임금 적어 못 살겠다” 얘기를 들어보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 있었고, 현장에서의 차별은 아주 치졸한 것들이었다. 현장에서 바가지를 사용하는데(왜 쓰는 지는 모르겠다) 정규직 바가지와 비정규직의 바가지가 색깔이 다르단다. 우린 뭐 비정규직 씨를 타고 난 건가! 이런 젠장....

출근투쟁 후 같이 출투를 진행한 현대제철 정규직 집행부 동지들과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안으로 들어갈 때 경비들이 차를 가로막았지만 현대제철 정규직 동지들이 싸워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현대제철 정규직 동지들은 이미 회사가 다 알고 있더라며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열심히 투쟁하니 현대기아차 그룹이 많은 경계를 하는 것 같다며 격려해주셨다. 현대제철 정규직 동지들에게 20일 울산으로 와 줄 것과 현대제철 비정규직 동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라는 당부를 마치고 나왔다.

  3일차 오후 현대차지부 아산위원회 간담회

현대제철을 떠나 우리는 현대차 아산공장으로 이동했다. 점심식사 후 아산공장에 도착하여 현대차지부 아산위원회(정규직) 집행부와 대의원 동지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기본적인 희망버스 계획 외에도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중요성에 대해서, 그리고 왜 원하청 연대투쟁이 중요한 지 호소했다. 현대차 공장 중에서도 노동강도와 현장통제가 가장 강하기로 소문난 아산공장에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동지들도 만났다. 파업을 전개하고 파업 프로그램 중 일부의 시간을 희망버스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진행했다. 우리는 결의했다. “우리의 일이다. 단 한 명도 열외없이 울산으로 집결하자!”

  3일차 오후 정식품 출근투쟁

아산공장을 나선 우리는 청주의 정식품 노동조합을 방문했다. 정식품 노동조합으로 가는 길에 울산공장의 파업 상황을 전해 들었다. 3공장에 집결한 조합원들이 3공장 의장부 크라쉬패드 장착공정을 점거했다는 소식이다. 야호! 수요일 회사의 탄압에 맞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구나! 다들 울산으로 전화를 다급히 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 곳이냐?” 그런데 오래 버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소식에 약간의 실망도 있었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현대차 자본! 그 넓은 공장 다 지켜봐라!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정식품에 도착하니 민주노총 충북본부 본부장 동지를 비롯해서 충북지역 동지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정식품에서 간단하게 퇴근하는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는 청주 상당공원에서 열리는 국정원 해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50여명의 노동자/시민이 참여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7월 20일 울산으로 집결해줄 것을 호소했다. 자유발언을 했던 한 분은 7월 20일 울산으로 가자고 하신다. 최병승, 천의봉 동지가 찍어 보낸 영상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덥수룩해진 수염과 뭔지 모르게 느껴지는 초췌함! 철탑 위의 생활을 조금은 짐작하게 할 영상을 보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리라! 멀리 서울로 복귀하는 우리는 내일 인천과 서울에서 현장의 노동자와 시민을 만난다. 피곤하지만 현장에서 잘 싸우는 우리 동지들을 보고 싶은 밤이다.

  3일차 저녁 청주 촛불. 최병승 천의봉 영상을 보는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


현대차 희망버스 전국순회단
‘갑’갑한 사회, 다윗들의 동행 4일차(7월 13일 토요일)


현대차 희망버스 전국순회단이 수도권으로 다시 올라왔다. 토요일 오전 우리는 인천으로 향했다. 공공부문에서 가장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사업장인 인천공항지역지부 동지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다른 공공부문에 비해서 인천공항공사는 관리자를 제외하고는 전부 하청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며 한국공항공사의 다른 공항에 비해서도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인천공항지역지부 동지들은 간접고용인 하청노동자로 현대차 비정규직의 투쟁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 자리에 모여서 투쟁을 해보자는 의지를 밝힌 동지들이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간담회

인천공항 세계 1위 공항의 이면에는 인천공항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과 고통을 서로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올해 투쟁을 통해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분명하게 인정받아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책임지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노동쟁의조정신청에 대서 인천지방지방노동위원회가 행정지도라는 조치를 취함으로 인하여 당장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공사와 정부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다. 투쟁일정이 다소 늦추어지게 되었지만 우리가 투쟁하면 인천공항 전체가 마비될 것이라며 더욱 탄탄하게 조직해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 동지들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우리는 농담으로 20일 희망버스가 아니라 희망비행기로 오시는거냐고 묻자 돈이 많이 들어서 어렵고 희망버스를 적극적으로 조직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주었다.

  서울광장 촛불

오후에는 KTX 민영화 반대 범국민대회와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참 많은 철도노동자들이 서울시청광장을 메웠고 KTX 민영화 반대 투쟁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희망버스를 알리는 선전전과 유인물을 배포했고,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신문광고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많은 철도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해 주었다.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서는 7월 20일 현대차 희망버스를 알리는 영상을 상영하고 김진숙 동지와 우리들이 올라 ‘7월 20일 최병승, 천의봉을 살리러 가자’고 호소했다. 많은 분들이 최병승, 천의봉 동지가 직접 찍은 영상에 관심을 보여주었고, 김진숙 동지의 호소에 힘찬 박수로 답했다.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노동자, 시민들이 7월 20일 울산으로, 울산으로 달려올 기쁜 상상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청주에서 얻어온 희망버스 인증샷 피켓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셨다. 이쁜 아이디어를 낸 충북 동지들 고맙습니다!

  쌍용차지부 김득중 수석. 희망버스 함께가요.

현대차 희망버스 전국순회단 일정

5일차(7월 14일 일요일)

오후 6시 남원의료원 고공농성장 방문 - 오후 7시 남원의료원 촛불집회 - 민주노총 전북본부 (1박)

6일차(7월 15일 월요일)

오전 7시 현대차 전주공장 출근선전전 - 오전 9시 현대차 전주위원회 간담회 - 오전 10시 버스노동자 집회 참석 - 오후 1시 (광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방문 선전전 - 오후 3시 기아차 광주공장 방문 선전전 및 간담회 - 오후 7시 광주터미널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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