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철회 요구하며 26년, 투쟁은 이제부터다”

[기고] 일본 국철 민영화에 맞선 도로치바, 새로운 투쟁 선언

일본의 철도 JR노동자의 노조인 도로치바가 26년 전에 국철분할과 민영화로 해고된 동료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며 총력투쟁에 일어설 것을 선언했다. 9월15일 오후 1시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집회에 도로치바 조합원을 비롯해 국철투쟁을 함께하는 전국 노조 활동가 등 1100여 명이 모였다.

도로치바 다나카 위원장은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일본의 모든 노동자가 국철분할·민영화를 계기로 권리를 파괴당하고 미래를 빼앗겨 왔다. 이 2년 동안 20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 됐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런 현실을 우리가 반드시 뒤엎어야 한다. 썩어 버린 세상에 분노의 목소리를 던지며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9월15일 도쿄 시부야 요요기공원에서 열린 9.15 총궐기집회 [출처: 도로치바]

이어서 “우리 투쟁은 드디어 국철분할·민영화가 국가 전체의 노조 파괴 공작이었음을 폭로하고, 이 범죄의 책임을 묻는 지점까지 왔다”고 제기했다. JR자본과 정부는 이제까지 “국철과 JR은 전혀 다른 회사이며 국철이 폐지된 것이기에 전원 해고는 당연하다. JR은 새롭게 만들어진 회사이니까 채용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국철분할·민영화 과정에서 노조 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더라도 그 책임은 JR에 미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철, JR, 정부 3자와 당시 재계 정상들이 참여한 협의에서 신규 회사에 누구를 채용하고 누구를 채용하지 않을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결정했고, 도로치바의 투쟁이 이 사실을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했다.

오늘날 ‘국철방식’이라고 불리는 정리해고 방식(일단 전원을 해고한 다음에 신규 회사에 선별 재고용함)이 일본의 모든 산별에서 강행되는 가운데 26년 전의 이 진실이 드러나면 노동자계급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다. 이를 우려한 일본제국주의 자본과 아베 정권은 재판소에 노골적인 위협을 가하며 진실을 은폐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도로치바 다나카 위원장은 9월25일 예정된 도쿄고등재판소 판결에 대해 “당연히 이 판결은 우리가 당당하게 JR에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판결이 어떻든 우리는 적들을 물리치고 26년 동안의 한을 풀어야 한다”라고 소리를 높혔다.

집회에서는 국철 1047명 해고철회 투쟁을 계속해 온 도로치바와 국노(국철노동조합) 해고자 4명은 해고철회까지 인생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노의 해고자는 “국철 분할·민영화 때 우리 사업장에서 젊은 노동자가 목을 매고 죽었다. 전국에서 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자살로 내몰렸다. 이 진실을 어둠 속에 묻을 수 없다”라고 분노을 터뜨렸다.

[출처: 도로치바]

다음에 도로치바, 동로미토, 동로연대 다카사키, 동노서일본 각 노조에서 자본에 의한 또다른 외주화와 비정규직화 공격에 맞서 비타협적으로 싸우겠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국철이 분할·민영화된 뒤 국철 업무는 뿔뿔이 나뉘어 하청업체로 이전됐고, 고용과 안전도 파괴되었다. 게다가 모두 불법 위장도급이었다. 도로치바는 이에 대해서도 투쟁해 왔고 10년 동안 외주화를 저지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외주화저지투쟁에 돌입했다. 이시이 신이치 동로미토 위원장은 외주화저지를 위해 파업으로 싸워 온 것과 함께 방사능 피폭노동을 거부하면서 투쟁해 온 것을 보고하며 압도적인 박수를 받았다.

또한 이날 집회는 극우 아베정권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다나카 위원장은 “헌법 해석을 바꾸고 쿠데타처럼 전쟁의 길을 돌진하며 후쿠시마의 상황이 안전하다고 거짓말하는 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 올림픽 헛소동은 진실을 압살하며 후쿠시마 현민들을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아베 정권 타도를 호소했다. 또 “아베노믹스 이름하에 진행되는 것은 노동자 계급에 대한 전면 전쟁 선포다”며 아베가 국철분할·민영화를 10배나 웃도는 민영화 지옥으로 전사회를 내던지려고 하고 있는 것을 폭노하며 “하지만 노동자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가 승부다”라고 소리 높이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가두 행진을 벌였다. 도로치바를 선두로 국철 해고철회 투쟁은현장 노동자들의 분노와 결합하며 일본 노동운동 전체를 흔드는 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도로치바가 진행한 해고철회 서명엔 이날까지 4만3600명이 참여했다. 여기엔 한국 민주노총의 투쟁하는 동지들이 보내준 서명 약 1500명이 포함된다. 오는 11월3일에는 도로치바 등 투쟁하는 3개 노조가 전국노동자총궐기대회 개최를 호소하고 있다. 이 집회는 일본 노동운동을 되살려내는 전환점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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