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저널리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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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는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공인된' 4,000명가량의 외국 기자들이 있다. 이들은 고급 호텔에 머물고, 이스라엘 군대가 기획한 요식 행위에 동원된다. 드물게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호위를 받아 가자에 번개같이 짧은 방문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군대가 하마스가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무기 저장고나 터널을 보여준다. 그들은 매일 열리는 기자 회견에 성실히 참석하고, 종종 거짓으로 드러나는 정보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비공개 브리핑을 받는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때로는 자의적으로 이스라엘의 선전 도구이자, 아파르트헤이트와 집단 학살의 설계자들의 대변인이고, 호텔방의 전사들이 된다.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이들을 '대변인의 대변인'이라고 신랄하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가자에는 외국 기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아무도 없다.

이 공백을 메우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기자들은 목숨을 걸고 있다. 이들은 가족들과 함께 암살의 표적이 된다. 언론인을 보호하는 위원회에 따르면, 가자지구, 서안, 그리고 레바논에서 최소 128명의 기자와 언론인들이 살해되었고, 69명이 투옥되었으며, 이는 1992년 해당 위원회가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래 언론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시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금요일 남부 레바논에 위치한 7개 언론사가 입주한 건물을 폭격해 알 마야딘과 알 마나르의 기자 3명을 살해하고 1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기자 11명을 살해했다.

알 자지라의 카메라맨 파디 알 와히디는 이달 초 가자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이스라엘 저격수의 총격을 받아 목에 총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그가 가자 밖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거부했다. 그의 동료 시린 아부 아클레를 포함한 대부분의 표적이 된 기자들처럼, 그는 언론인임을 명확히 나타내는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에서 알 자지라 소속으로 일하는 팔레스타인 기자 6명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었다.

“이 6명의 팔레스타인 기자들은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맹공격을 살아남은 마지막 언론인들 중 하나입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가 말했다.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선언하는 것은 마치 사형 선고와 같다.”

이스라엘의 언론에 대한 공격의 규모와 잔혹함은 내가 전쟁 특파원으로 20년간 목격한 그 어떤 것보다도 압도적이다. 세르비아 저격수들이 정기적으로 기자들을 겨냥했던 사라예보를 포함해서 말이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유고슬라비아 전쟁에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기자 23명이 사망했고, 엘살바도르 전쟁에서는 22명이 사망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68명, 베트남 전쟁에서는 63명의 기자들이 사망했다. 그러나 가자, 보스니아, 엘살바도르와는 달리, 기자들이 주로 표적이 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의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은 윌리엄 하워드 러셀, 즉 근대 전쟁 보도의 아버지가 크림 전쟁에서 기사를 보내던 이후 우리가 경험한 그 무엇과도 다르다. 언론인을 향한 이들의 공격은 독자적인 범주에 속한다.

하원의 제임스 P. 맥거번 의원과 64명의 하원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과 국제 언론인들이 방해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줄 것을 촉구했다. 7월에는 70개 이상의 언론 및 시민 사회 단체들이 이스라엘에 외국 기자들이 가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이스라엘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가자에 대한 국제 언론인의 출입 금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집단 학살은 계속되고 있다. 매일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이스라엘은 북부 가자에서 최소 770명의 팔레스타인을 살해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인간 방패로 사용된다는 주장부터 대량 강간과 참수된 아기들에 이르기까지 거짓말과 날조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종속된 언론은 이를 맹목적으로 증폭시킨다. 이러한 거짓말들이 드러날 때쯤이면 수주나 수개월이 지나고, 미디어 순환 주기는 이미 지나가서 이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검열과 언론인 암살은 불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전쟁 특파원으로서 우리가 한때 가졌던 소수의 보호 장치들을 더욱 잠식한다. 이는 범죄를 숨기려는 모든 정부, 독재자에게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집단 학살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예고한다. 대량 학살이 정상화되고, 전체주의적 검열이 허용되며,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들이 매우 짧은 생명력을 갖는 세상을 알리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언론 자유의 마지막 자락을 말살하고 있다.

전쟁을 벌이는 자들은 누구나 대중의 여론을 형성하려 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길들일 수 있는 기자들, 장군들 앞에 몸을 낮추고 비록 공개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더라도 전투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고 하는 기자들을 구애한다. 이들은 ‘좋은’ 기자들이다. 이들은 병사인 척하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열정적으로 보도를 가장해 선전의 확산을 돕는다. 이들은 전쟁 지원에 나서고 클럽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내가 취재했던 전쟁에서 언론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도를 하는 CNN의 모든 기자들은 보도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 이스라엘 군 검열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예루살렘 지국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런 길들여진 기자들과 언론 기관들은 로버트 피스크의 말처럼 “권력의 언어에 갇혀 있다.” 이들은 공식 용어를 충실히 따라 사용한다. “테러리스트,” “평화 과정,” “두 국가 해법,” “이스라엘의 자위권” 등의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인터셉트(The Intercept)는 뉴욕타임스가 내부 메모를 통해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다룰 때 ‘집단 학살’이나 ‘민족 청소’라는 용어를 제한하고 팔레스타인 영토를 설명할 때 ‘점령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인터셉트는 또한 “메모에는 기자들에게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가자지구의 난민촌을 설명할 때도 ‘난민촌’이라는 용어를 피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들은 유엔에서 난민촌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과거 이스라엘-아랍 전쟁 동안 팔레스타인의 다른 지역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거주하는 수십만 명의 등록 난민이 살고 있다.”

피스크는 “권력과 언론 사이에 전쟁은 없다. 언어를 통해 우리는 그들 자신이 되어버렸다”고 언급했다.

2006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나토군이 사용한 '미국 대반란전 매뉴얼(U.S. Counterinsurgency Manual)'의 저자 중 한 명인 은퇴 장군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는 아프가니스탄처럼 수렁에 빠진 상황일지라도 대중을 설득해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 군사적 우위를 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길들여진 언론은 이러한 속임수를 지속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진짜 기자들도 있다. 이들은 권력의 기계 속에 빛을 비춘다. 이들은 시인 셰이머스 히니가 말했듯이 “진실이라는 것은 있으며, 그것은 말해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진실을 밝힌다. 이들은 권력자의 잔혹함, 거짓, 범죄를 대중에게 드러낸다. 이들은 길들여진 언론의 협력 실태를 폭로한다.

권력자들, 전쟁을 벌이는 자들, 그리고 길들여진 언론에게 이러한 진짜 기자들은 적이다. 이것이 줄리안 어산지가 14년 동안 무자비하게 추적되고 박해를 받은 이유다. 위키리크스는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탐사 기자들을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는 2,000페이지 분량의 국방부 문서를 공개했다. 이 적대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은 이스라엘의 언론에 대한 공격의 규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격퇴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격퇴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격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국 국민과 전 세계를 향해 자신이 이기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민간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폭로하는 기자들에 대한 검열과 침묵이 이스라엘의 우선순위다.

이스라엘을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특이한 국가, 그 만행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지하는 국가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러나 물론, 이스라엘은 우리 자신의 연장선이다.

극작가 해럴드 핀터가 말했듯이:

"미국의 외교 정책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다. "내 엉덩이에 키스하든지, 아니면 네 머리를 걷어차겠다." 이것은 그만큼 단순하고 노골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놀라울 만큼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 정책은 허위 정보의 구조, 수사법의 사용, 언어의 왜곡이라는 매우 설득력 있는 도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짓말 덩어리에 불과하다. 매우 성공적인 선전이다. 그들은 돈이 있고, 기술이 있으며,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핀터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말했다. “미국의 범죄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잔혹하고, 무자비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이야기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미국은 보편적 선의 힘을 가장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극도로 냉정하게 권력을 조작해 왔다. 이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고, 심지어 기발하며, 매우 뛰어난 최면술의 사례다.”

이스라엘의 대중 최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걸림돌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기자들이다. 그래서 살해율이 그토록 높은 것이다. 미국 관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 역시 진짜 기자들을 혐오한다. 그들 역시 기자들이 길들여져서 하나의 짜여진 기자 회견에서 다른 회견으로 쥐처럼 허둥지둥 뛰어다니기를 요구한다.

미국 정부는 언론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언론에 대한 탄압을 승인하고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을 승인한다.

기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제거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출처] Israel’s War on Journalism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15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중동 지국장과 발칸 지국장을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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