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미디어운동연구저널 Act!

[ACT! 78호] 대안교육과 미디어교육 접점 찾기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를 읽고

안녕하세요. 부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교육 일을 하고 있는 수정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얼마 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센터 일을 무턱대고 시작한 나름 신진활동가이구요. 그렇게 바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요즘엔 고민도 많아지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는 걸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제가 요즘에 하고 있는 생각과 고민들을 다른 지역의 활동가들과 함께 나누고자 무려 에 용기 내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 대안교육을 위한 아홉 가지 성찰> (고병헌, 김찬호, 송순재, 임정아, 정승관, 하태욱, 한채훈, 2009 이매진)
일단 저는 오늘 가볍게 책을 한 권 소개하려고 합니다. 책 제목은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라는 책입니다. 부교재였어요. 대학교 때 전공을 영상, 부전공을 교육학을 했었는데요. 교육학을 배웠을 때 부교재로 썼던 책입니다. 교육학의 부교재였다는 말에 오히려 더 거리감이 드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되는 데요. 걱정하는 것보단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배운 교육학은 교육 개념이나 이론보다는 교육을 하기 위한 교사의 철학과 마음가짐을 배운 학문이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현장의 미디어교사와 교육 기획자에게 자극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구성은 이렇게 짜여 있습니다. 주로 3가지 내용이 핵심인데요. 먼저는 대안교육을 하기 위한 교사의 마음가짐을 말하고 있구요. 다음으로는 이 책의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대안 교육의 핵심 가치 9가지를 세계의 여러 학교 사례를 인용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앞서 논의된 대안교육이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교사양성과정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교사의 마음가짐, 교육의 핵심 가치, 교사양성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대안학교에서만 논의돼야 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미디어센터 중심으로 진행된 미디어교육도 어느덧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교육의 관성화를 경계하고 다시 교육의 본질을 점검하는 자리는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어렵지만 이 자리에서 대안교육과 미디어교육의 접점을 찾아 책의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대안교육과 미디어교육을 비교해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두 교육의 비슷한 가치를 찾아서 공감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1~2부] 교육을 하기 위한 교사의 철학

책에서 훈련과 교육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훈련은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교육은 배움을 통해 한 사람의 삶이 변화되는 과정까지를 말한다고 하네요. 그러면 우리가 하고 있는 미디어교육은 정말 교육다운지, 아니면 기술 전달 위주의 훈련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엔 미디어운동에 기반 하여 태생된 교육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람의 변화를 지향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3부] 대안교육을 위한 핵심가치 9가지

3부에서는 세계의 여러 대안적인 학교의 사례를 들며, 학교 이념의 핵심가치를 본격적으로 분석합니다. 다음의 9가지로 정리되는데요. 표를 보면서 현재 우리의 미디어교육은 어떤 핵심가치를 공감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 대안교육을 위한 아홉 가지 성찰> (고병헌, 김찬호, 송순재, 임정아, 정승관, 하태욱, 한채훈, 2009 이매진)


위의 9가지 가치 중에서 현재 미디어교육과 연관된 주된 가치는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자유, 사회, 예술, 노동, 작은 학교가 두 교육의 공통 가치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것을 다시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이외에 다른 가치에도 미디어교육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뜻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잠시 상상해볼게요. 생태주의적 미디어교육?... 과학과 미디어가 만나는 통섭교육?... 건강한 영성활동에 미디어가 활용되는 교육?... 뭔가 낯설기는 하지만 미디어교육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4~5부] 교사양성과정

책에서 3부까지는 대안교육을 하는 교사의 마음가짐과, 주요한 가치를 주로 이야기했는데요. 4부부터는 현실에 맞닥드리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대안적 가치를 지닌 교사가 있냐는 문제인데요. 현재의 교사 뿐 아니라 앞으로의 교사까지 양성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 또한 미디어센터에서 일하면서 교사양성과정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요. 당장 부천센터만 해도 미디어운동을 이해하면서 부천지역도 잘 아는 교사를 말하라고 하면 정말 손에 꼽힙니다. 이것은 단순히 교사의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교사의 재교육 지원도 적은 점, 교사양성과정이 지속적이지 못한 점까지 얘기하면 앞으로 준비해야할 게 참 많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것이 저만 고민한다고 해결될 게 아니라는 겁니다. 미래의 미디어교육이 더 확장되길 바란다면 앞으로 교사양성과정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 지금까지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책을 정리하며 대안교육과 미디어교육의 접점을 찾고 저의 고민도 적어보았는데요. 대안교육이든, 미디어교육이든, 둘 다 진정한 ‘대안’을 찾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대안교육의 핵심가치를 말하는 부분에서는 이상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다면, 교사양성과정의 필요성을 말하는 부분에선 현실적인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교사의 마음가짐과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앞에서 말하다가, 그렇다고 교사 한명에게만 그것들을 다 강요할 수 없는 현실적 여건도 알게 되었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꼭 미디어교육이 아니더라도 총체적으로 대안적인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 책을 읽을 때 조금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것은, 일단 세계의 대안학교 사례가 자세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조금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풀무농업고등학교와 영국의 서머힐 학교, 미국의 메트스쿨의 사례가 주로 나옵니다. 이러한 대안학교 사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이것이 미래교육이다 1~5부> 영상물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책도 읽어보시면 대안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해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 책의 표지에 쓰여 있는 글귀를 공유하며 마치고자 합니다.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네가 선생인데 학교에 가기 싫으면 어떡해?” 라고 쓰여 있는데요. 이 말을 다시 풀어보면 교사가 신나서 교육을 하지 않으면 학생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안교육도 미디어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미디어교사로서 대안교육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


[필자소개] 박수정(부천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실)

부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밖으로 나가는 미디어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로 장애인, 어르신, 청소년, 이주민 등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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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 미디어교육 , 부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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