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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0호 이슈와 현장] 돌아온 인디스페이스

용산참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김일란, 홍지유, 2011)이 7만 관객을 향해 가고 있다. 그리고 화제의 이 영화 곁에는 민간의 힘으로 다시 돌아온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있다. 정치적 이슈를 다루고 있거나,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독립영화에 안정적인 상영 공간과 꾸준한 상영 기회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두 개의 문> 덕분에 개관 초기 자리를 단단히 잡을 수 있었고, <두 개의 문> 또한 인디스페이스를 거점으로 흥행에 성공할 있었다.

We Will Be Back.

돌아오겠다는 인디스페이스의 약속은 휴관 후 2년 반 만에 지켜졌다. 1개관 이상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을 임대하는 어려움도, 그리고 공적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비용을 마련하는 일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은 독립영화인들의 품으로, 관객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무런 공적 지원 없이 ‘십시일반’ 모아진 후원금으로 재개관하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소중하다. 1좌석 당 200만 원의 후원금을 받고 이름을 새겨주는 ‘나눔자리 후원’과 소액 후원인 ‘주춧돌 후원’을 통해 모아진 700여명의 사람들은 결국 인디스페이스의 관객이었고, 이 영화관의 주인들인 것이다. 민간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전용관은 그래서 독립영화 상영의 진일보를 보여준다.

365일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곳

365일 독립영화만을 상영하는 극장. 2007년 개관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많은 독립영화인들의 바람과 기대 속에 개관을 하였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과연 365일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게 가능할까. 그러나 그러한 우려는 인디스페이스가 개관하면서 독립장편영화의 성장과 인디스페이스를 거점으로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배급하는 시네마 달, 키노아이, 어뮤즈 등의 배급사가 새롭게 생겨나면서 독립영화의 개봉 뿐 아니라 다양한 형식의 상영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인디스페이스의 개봉지원 사업 등을 통해 누구나 영화를 개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독립영화의 안정적인 상영 기회 마련, 그리고 다양한 독립영화의 상영은 독립영화 관객층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인디스페이스와 더불어 독립영화의 배급 환경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그렇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독립영화의 진지로서 굳건한 토대가 되어 왔다.



안정적인 독립영화전용관이 필요합니다

알다시피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갑작스런 위탁공모로 시네마루가 새로운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지정되었고, 이에 독립영화인들은 보이콧을 선언하였다. 파행적인 운영과 관객과 영화인들의 무관심 속에 1년 뒤에 다시 영진위는 직영으로 독립영화전용관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고 현재 강남의 인디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인디플러스 뿐 아니라 아리랑시네센터 1개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코파) 1개관이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여기에 인디스페이스까지 더하면 서울에 총 4개의 독립영화전용관이 운영된다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독립영화전용관이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을까? 지정위탁에서 위탁 공모, 그리고 직영으로 이어지는 동안 독립영화의 배급 환경은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이제는 안정적인 상영 공간에서 더 많은 독립영화가 제대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져야 한다,

더 많은 독립영화전용관이 필요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인디스페이스의 개관과 더불어 비약적인 성장을 해온 독립영화는 한 해 40여 편 이상의 독립영화가 개봉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영화들이 과연 제대로 관객들에게 보여지고 소통되고 있을까?
독립영화전용관과 예술영화전용관, 그리고 멀티플렉스의 다양성영화 상영관에서 개봉되고 있는 독립영화는 제대로 된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관객들은 독립영화를 보기 위해 해당 극장의 상영시간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운 수고를 들여야 한다. 독립영화 감독, 배급사들도 하루에 1회 혹은 2회씩 들어가 있는 영화를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그나마도 서울은 낫다. 지역의 독립영화 관객들은 1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가장 가까운 지역의 상영관까지 찾아가야 하거나 그도 아니면 아예 볼 권리조차 박탈당한다.
이제는 인디스페이스 1개관을 넘어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처럼 지역에서도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전용상영관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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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매달 1일 “독립영화 보는 날”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독립영화가 낯설고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매달 1일 “독립영화 보는 날” 인디스페이스에 오셔서 다양한 이벤트와 즐거움이 있는 독립영화 관람의 경험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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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후원해주세요. 독립영화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세요. (후원문의: 인디스페이스 www.indiespace.kr 02-738-0366)


[필자소개] 이현희
- 다양한 상영 관련 활동을 거쳐, 현재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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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전용관 , 인디스페이스 ,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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