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초 동네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몇몇 주민이 술자리에서 의기투합한 후 그해 9월 첫 호가 발행된 신문, 월 1만 부 넘게 발행하여 제작만큼이나 배포에 정성을 다 하는 신문, 이제는 TV와 라디오로 영역을 확장하여 ‘문어발식(?) 종합 마을미디어’를 꿈꾸는 언론 등등의 몇 가지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도봉N>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도봉N>의 자칭타칭 ‘반상근 기자’인 이상호 기자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아래 인터뷰는 내용별로 순서를 재배치한 것임을 말해둔다.
처음 간 곳은 이상호 기자의 사무실 겸 <도봉N> 편집회의가 이루어지는 사무실. 문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라는 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이상호(시민기자) : 내 본업이 사회복지사다. 여기가 내 사무실이고. 여기서 사회복지 상담도 하고 복지에 관한 시민단체 일도 하고 있다. <도봉N> 사무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서.
사무실의 한 방에는 큰 회의 탁자와 각종 촬영 장비, 그리고 선반 아래 <도봉N> 재고(?)가 쌓여 있었다. 여기가 <도봉N> 편집회의실 겸 각종 모사가 이루어지는 곳인 듯했다.
ACT! : 1만 부면 마을 신문으로서는 많이 발행하는 건가?
이상호 : 그런 편이다. 도봉구에서 발행되는 지역 신문들만 8종인데, 단일 발행부수로는 우리가 가장 많다.
ACT! : 유통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어디다 쌓아두고 집어가라, 하는 식이 아니라 일일이 주민을 만나서 전달한다고.
이상호 : 요새는 바빠서 좀 느슨해지긴 했는데, 그렇다. 아파트 주민 중에 신문 배본을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한 30명 정도 계신다. 그분들이 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나 우편함 같은 곳에 배포하신다. 공동체 라디오나 영상 같은 것은 기획, 제작 과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반면, 신문은 좀 다르지 않나. 나도 사무실 주변 상가에 직접 전달한다. 마을 공동체가 화두이고 유행처럼 됐는데, 우리는 이미 4년 전부터 마을신문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을이 뭡니까? 하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대체로, 이웃간에 인사라도 좀 하고 올 겨울에 김장은 했는지 그런 거라도 서로 알고 같이 뭐 좀 하고, 그런 거 아니겠느냐고 한다. 만나면 인사를 하자고 하는데, 그냥 뻘쭘하게 안녕하세요? 하긴 그렇잖은가. 그런 매개체, 주민 간에 인사를 나누게 하는 매개체가 신문이라는 거다.
ACT! : 처음 신문을 만들 때 그런 취지에 많이 중점을 두었나?
이상호 : 그냥 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도봉구에서 발간되는 지역 신문 8종이 구청에서 구독료를 대납하는 형태로 배포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8종이 모두 구정소식을 비슷하게 전하는 거다. 언론으로 봤을 때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건강한 신문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취지가 있었다. 또 하나는, 동네를 다니다보면 주민들이 말하고 싶거나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나 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알리고 싶은 소식을 알릴 수 있는 신문이 필요했다. 그런 목적을 잘 달성하려면 유통이 가장 중요했다. 종이 신문이 없어진다고 하지만, 주민들을 만나게 하는 매개는 마을신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말한 ‘구독료 대납’은 <도봉N> 2012년 9월호에서 ‘재정자립도 하위권 도봉구, 지역신문에 뿌리는 돈은 상위권’(*주1)이란 기사에서 다룬 것으로, 도봉구가 각종 지역신문에 3억 원이 넘는 구독료를 납부해주면서 ‘지역 언론 길들이기’를 하고 있음을 폭로한 것이다. <도봉N>은 재정적으로 자립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주민들의 ‘입’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진정한 독립언론이다. 실제로 <도봉N>은, 구의원들이 의정비 인상만큼 역할을 안 하고 있음을 비판하고(*주2), 대형마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주3), 도봉구의회 의장 선출 방식의 불합리함을 고발하고(*주4), 한일병원 식당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도하고(*주5), 노원구의 노점상 관리대책을 고발하는(*주6) 등, 약자인 주민 편에 서서 이슈화하고 고발하는 기사들을 많이 써왔다.
하지만 제작비는 어떻게 충당하는 걸까?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8면짜리 타블로이드 판 <도봉N>을 12,000부 정도 제작하면 배포비까지 150만 원 정도가 드는데, 1만 원짜리 생활광고와 회원 3, 40명의 회비, 그리고 편집위원의 각출로 대부분 충당한다고 한다. 이것으로 모자랄 때는 일일호프 같은 행사를 하기도 한다고.
ACT! : 신문 제작비 구하기가 힘들지 않나?
이상호 : 간당간당하지만 유지는 하고 있다. 후원회도 두 차례 가졌고. 희한하게 어려울 때면 구해진다. 지금 월간인데 격주간으로라도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돈 문제도 있고 또 상근하는 사람도 없어서 지금은 보류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ACT! : 기사 내용 때문에 구청과 대립이 있을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어떤 대립이나 충돌은 없었나?
홍은정(1대 발행인) : 언론으로선 당연한 운명 아니겠나. 주민과 관의 입장이 다를 땐 양쪽 입장을 다 싣기도 하지만 마을신문만의 관점으로 비판적 기사를 싣기도 하므로 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불미스런 일은 없었고 관에서는 약간 섭섭하다, 좀 지나치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 공무원들도 다 주민들이라, 현재까지는 잘 가고 있다.
ACT! : 편집위원이 15명이라고 들었다. 회의할 때 의견 일치가 잘 되는가? 싸우진 않는가?
홍은정 : 주먹까지는 안 나가고.^^ 각자 의견이 다를 때는, 또 한 개성 하시는 분들이라 강하게 자기 의견을 주장한다. 그러다가 결국은 합의를 보는데, 그러다보니 어떨 때는 회의가 밤을 새기도 한다. 강제로라도 합의를 한다. (웃음)
ACT! : 전체 구민 중에서 <도봉N>의 고정독자는 몇 % 정도로 보는가?
이상호: 아직도 대단히 미미하다. 도봉구 인구가 37만 명이다. 초기에는 15,000부를 찍었는데, 37만 명의 10분의 1까지는 안 되더라도 그 가구 수 정도는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불특정 다수의 몇몇 주민들에게 물어봤더니 도봉구의 다른 지역 신문들보다는 알고 계신 거 같더라. 꾸준히, 격주간으로 낸다거나 TV, 라디오와 함께 종합 미디어로 가면 더 많은 주민들이 알게 될 것이다. 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취재요청도 많이 온다. 언론으로 보고 계신다는 것이겠지.
<도봉N>은 이제 인쇄매체에만 국한되지 않으려 한다. 마을 미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창안한 ‘우리 마을 미디어 문화교실’에서 도봉구는 <도봉N>이 주축이 되어 작년 6월부터 도봉구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신문 편집, 제작, 라디오 방송 진행, 영상 콘텐츠 제작, 인터넷 방송 실습 등을 통해 2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이제 이러한 자원을 바탕으로 <도봉N>은 TV와 라디오 방송으로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 인터넷 동영상이긴 해도, TV 방송 <보이는 마을신문>은 이미 4회까지 방송을 마쳤고, 라디오는 내년까지는 개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ACT! : TV방송 <보이는 마을신문>은 유튜브에 업데이트되고 있다.( 유튜브채널 DobongNmedia ) 하지만 아직까지 조회수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건가?
이상호 : 전국적인 내용을 다루는 신문은 쇠퇴할 수도 있지만, 마을신문이 갖는 강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의 욕구가 신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상이나 음성으로도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도 지난해 그런 교육(마을 미디어 문화교실)을 받을 수 있었는데, 교육을 마치고 보니까 신문 내용을 기반으로 좀 더 심층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TV도 만들고 하게 된 거다. 중앙 미디어는 전문가들이 나와서 진행하지만, 마을 미디어는 아마추어인 주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주민들에게 그런 욕구가 있고, 그런 욕구를 담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을 미디어다.
현재까지 <보이는 마을신문>은 <도봉N>에 나왔던 기사를 다시 ‘꼭꼭 씹어주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봉N>에 실렸던 기사 중 하나를 택하여 앵커와 기자, 게스트가 나와 그 내용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지면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꼭꼭 씹어 소화시켜주는 것이다.
ACT! :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가?
이상호: 신문을 기반으로 한 <보이는 마을신문>을 간판으로 해서, 청소년, 다큐, 꽁트 같은 것을 준비중이다. 라디오 방송은 아빠들이 하는 아기 이야기, 중년 아저씨들의 독설, 아주머니들이 찾아다니는 북카페 이야기, 등 소재는 다양하다. 그걸 계속 빨리빨리 제작하는 게 버거워서 그렇지.
유성종(2대 발행인) : 동네 주민이 자신의 인생을 직접 영상으로 풀어보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기획되어 있다. 보수적인 남성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나는 꼰대다’라는 것도 기획중이다. 그런데 서로 자기가 보수적이지 않다고 한다. (웃음)
홍은정 : 지금은 처음이라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더 많이 방송에 출연하고 관여하는 게 목표다. 재주 있는 분들이 많다. 음악에 관심 있는 분은 음악방송을 진행하게 될 거고, 교육에 관심 있는 분은 교육 프로그램 한 꼭지를 맡아서 진행할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게 목표다.
ACT! : 지금까지 TV <보이는 마을신문> 반응은 어떤가?
이상호: 아직 조회수는 많지 않지만, 이렇게 취재 오셨듯이, 지역 방송국에서도 취재 한 번 합시다, 하기도 한다. 내가 마침 이름이 이상호라, 전 MBC 해직 기자 이상호 고발뉴스에서도 취재 한 번 하자고 하더라. (웃음)
MBC 해직기자 이상호가 ‘고발뉴스’를 한다면 <도봉N> 이상호 기자는 ‘도발뉴스’를 한단다. ‘도봉구의 발로 뛰는 뉴스’라고.
ACT! : 신문, 라디오, TV, 이렇게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욕심은 어디서 오는 건가?
이상호: 작년에 ‘우리 마을 미디어 문화 교실’을 하지 않았나. 종이 신문은 필요하긴 하지만 사실 재미는 없다. 아까 말했듯이, 영상이나 라디오를 배워보고 싶어하는, 그게 로망인 주민들이 있다는 거다. 어렸을 때 DJ가 꿈이었다든지, 그런 거 말이다. 그분들의 욕구도 같이 담아내야겠다 싶었다. 의미야 각자 찾아내는 거지만, 재미로 참여하면 좋지 않나. 나중에 마을 미디어에 관심 있어서 참여하는 분들이 더 늘 수도 있고.
ACT! : TV를 운영하려면 자금이 많이 들 텐데, 전부 다 재능기부로 하는가?
홍은정: 재능기부를 기본으로 하는데 사실은 많이 부족하다. 방송기자재 같은 경우 다행히 아름다운재단에서 후원을 받아 마련했다. 신문도 그렇지만 재정구조가 불안정하다. 해결해야 할 고민이다.
마침 오늘이 <보이는 마을신문> 5회차 방송분 촬영날이었다. 이상호 기자와 함께 방송국(?)으로 갔다. 한눈에 탁 봐도 마을사람들이 모두 함께 뚝딱뚝딱 뭘 만들고 진열해서 뽐내기도 하고 놀러 오는 곳처럼 보이는 ‘마을예술창작소’라는 건물 꼭대기층 작은 방에 방송국이 차려져 있었다. 방송국은 생각보다 작았고 비좁았다. 벽 전체에 산뜻한 연두색 방음 스폰지를 붙인 것이, 유튜브에서 본 것과 같았다.
이날 촬영은 내리 3회를 했는데, 출연진, 구경 온 사람들, 심지어 촬영감독님까지,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촬영 내내 웃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이게 <보이는 마을신문>의 최대 강점이었다. 방송 아마추어임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긴장감도, 미리 써온 대본 같은 것도 전혀 없이 편안한 수다처럼 진행하는 것. 연상 만담을 주고받으며 하하 호호 낄낄거리는 것이, 도봉구 판 나꼼수였다.
이런 분위기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앵커를 맡고 있는 김대근 씨다. 젖살이 포동포동한 아기를 연상시키는 발그레한 얼굴과 살짝 어눌한 말투를 지닌 그는, 카메라 앞에 아무 준비 없이 와서 그저 웃긴 말만 하는 것 같다가도 때가 되면 핵심을 놓치지 않는 진행의 상수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명 앵커였다.
ACT! : TV의 컨셉이 유쾌하게 놀면서 하자인 것 같다. 앵커님이 주도하는 것인가?
김대근: 주도하는 게 아니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다. 하다보니까 되더라. 그렇게 가보려고 한다. 준비를 많이 하다보면 의도가 넘치고 경직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준비 안 하니까 재밌다. 아직까지 반응도 나쁘지 않고. 그러다가 언제 한 번 당하겠지. (웃음) 정신 차릴 일이 생기겠지. 하지만 아직까진 재밌다. 이런 게 마을 미디어의 강점인 거 같다.
홍은정: 신문도 막 만들고 방송도 막 한다. 그게 매력인 거 같다. (웃음)
ACT! : 어쩌다 앵커를 맡게 되었는가?
김대근: 그러게. 왜 나한테 맡겼냐고 했더니 지난해에 기사를 안 써서 벌칙 차원에서 했단다. (웃음) 지켜보셨다시피, 우린 큰 의미 두지 않고 즉석에서 결정한다.
ACT! : TV 방송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김대근: 평소에 하고 싶었던 얘기를 조금조금씩 해볼 수 있다는 거. 아직은 반향은 크지 않지만. 방송은 개인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난 지금 이 건물의 대표로서(김대근 앵커는 이 건물의 사용권을 갖고 있는 마을예술창작소 ‘창고’의 대표다) 방송할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하는 작업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다. 마을 사업이라는 게 바로 공과 사의 영역이 합쳐지는 것이잖나. 요즘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각자의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따로따로 노는데, 이것이 합쳐지는 실험이 여기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오늘 촬영에 직접 관여하거나 심적 지원 차원에서 나온 사람들을 모두 인터뷰하다 보니까, 이분들이 <도봉N>의 핵심 멤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원일기>에서나 보던 아련한 ‘이웃사촌’이란 말이 실감될 정도로 이분들은 서로 너무나 친해 보였다. 한판 노는 자리를 만들기라도 한 듯 신나게 방송하는 이들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ACT! : 상당히 유쾌하고 재밌다. 하지만 막상 시청자들에게 이 떠들썩한 유쾌함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김승호(시민기자): 아무리 명강의라도 강의시간 내내 감동을 줄 수는 없다. 60분 강의 중에서 한 단어, 한 어절이라도 감동을 주면 그게 명강의 아니겠는가. 방송을 만들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는 우리가 전달해줄 수 있는 건 이런 거 같다. 아,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 벌써 4년째 신문을 만들고 있네? 알고 보니 우리 동네 사람이네? 그럼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같은 거 말이다. 그리고 가끔씩은 같이 모여서 웃기도 하고. 뭐 이런 것들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우리가 웃고 있다고 해서 남들을 웃기게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미디어를 통해서 이렇게 유쾌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혹여 공감 가는 게 있으면 같이 웃을 수도 있다는 것, 아마추어들도 얼마든지 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어렵지 않다는 것, 이런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우리가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도봉N>과 <보이는 마을신문>이 주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했다. 마침 이날 제작진이 아닌 주민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김혜정 씨는 두 아이의 엄마로 청소년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도봉N> 5월호에 실린 중학생의 방과후 생활에 관한 기사(*주7)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TV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기 위해서 왔다.
ACT! : 오늘 <보이는 마을신문>에 출연하셨는데
김혜정: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에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이상호 기자님 만났을 때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이시더라. 이번 기사를 만들 때 기자님과 함께 직접 조사를 하고 결과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기자님이 내 의견을 기사에 반영해서 쓰셨다. 그런 인연으로 오늘 출연 섭외를 받았다.
ACT! : 그럼 이전에 <도봉N>이나 TV에 참여한 적은 없는가?
김혜정: 없다. 나는 그냥 마을주민이고 독자다. <도봉N>을 처음부터 안 것도 아니다. 여러 번 접하다보니 언젠가부터 낯익고 친해지면서 관심이 가게 됐다. 지금은 <도봉N>이 매개가 되어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어떤 기사가 나거나 아는 사람이 신문에 나오면, 신문 보셨어요? 이런 거 났던데, 하고 말 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ACT! : 이번에 참여한 소감은?
김혜정: 내가 관심 갖고 있던 것을 기사거리로 제안하고 기사 만드는 데 도움도 되니 너무 좋다.
ACT! : 주변에 TV <보이는 마을신문>의 존재가 좀 알려진 것 같은가?
김혜정: 이제 조금 알려지기 시작한 거 같다. 마을신문이 앞에서 얼굴 역할을 하면서 뒤따라 라디오나 TV 같은 것들도 생긴다는 것을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알았으면 오늘 안 왔다. (웃음)
ACT! : 미디어가 확대될 것 같은데, 앞으로 또 도움을 요청받으면?
김혜정: 마을 미디어를 성장시켜서 주민의 삶에 다가오게 하려면 주민들이 함께 해야 한다. 주민과 마을 미디어는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적극적인 협조와 다 같이 함께 한다는 의식이 필요하겠다.
ACT! : 오늘 보니까 카메라 앞에서 말씀도 잘 하시더라. 라디오나 TV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면?
김혜정: 들어올까? (웃음) 들어오면 하고 싶다.
<도봉N>은 ‘도봉 뉴스(News), 도봉 네트워크(Network)’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실컷 웃다가 돌아오는 길에 입을 맴도는 말은 웃기게도 ‘도봉엔조이(enjoy)’였다. 그만큼 즐겁고 유쾌했다. 취재를 하기 전이나 취재중에는 ‘이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는 수십만의 도봉구 주민들’을 생각했지만, 취재를 마친 다음에는 그런 구분이 없어졌다. ‘즐거운 미디어’는 빠르게 전염되고 있고, 우리 모두는 잠재적 보균자들이니까.
* 관련사이트
- 도봉N http://www.dobongn.kr
- 유튜브채널 DobongNmedia http://www.youtube.com/channel/UCKVp4FvvP5F2fmvLwshUpHA
*주
1.도봉N http://www.dobongn.kr/ (이하 기사들은 모두 같은 링크의 <도봉N뉴스> 카테고리에 있다.) ‘구독료 대납’ 기사는 다음과 같은 후속 기사들을 실어 그 이후 주민 반응과 구청의 시정 소식을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다. ‘통,반장 신문구독료 대납, 언제까지...’(2012-10-10) ‘구청, 신문 구독 예산 주민감사청구 본격화’(2012-11-10) ‘내년에 도봉구 지역신문 구독료 예산 얼마나 줄어들까?’(2012-12-13) ‘도봉구 신문구독료 대납 부적정 불구, 계속 지원키로’(2013-04-23) ‘도봉구 신문구독료 대납, 돌려막기 꼼수로 계속’(2013-04-26)
2.‘의원들의 의회활동 이대로 좋은가?’(2009-11-23)
3.‘동네상권 이미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접수했나?’(2009-11-23)
4.‘도봉구의회 의장, 교황식 선출방식으로 선출!’(2012-02-20)
5.‘도대체 한일병원 식당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2012-02-21) ‘한일병원 부당해고 식당노동자 농성장에 병원직원 난입 폭행’(2012-02-21)
6.‘노점상에 칼 빼든 노원구청, 관리대책인가 말살대책인가’(2013-2-17)
7.‘중학교 청소년, 방과 후에 갈 곳 없지만 친구들과 다양한 동아리 활동 원해’(201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