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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84호 인터뷰] 우리 동네 만만세!

-양승렬 동작FM 대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주택가. 커피숍과 식당이 늘어선 구청 뒤편의 그 골목에 <동작FM>이 있다. 얼핏 보아서는 눈에 띄지 않는 소박한 외관, 건물 입구에 걸린 ‘동작공동체라디오’라는 나무 간판만이 잠잠히 방송국의 위치를 드러내고 있다. 10여 평 남짓한 내부 공간 역시 마찬가지. 널따란 테이블 위 콘솔 하나와 마이크 넷, 방음시설도 따로 없는 단출한 방송국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만큼은 여느 방송국 고가의 장비가 아쉽지 않다.

동작FM은 지난해 서울시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에 참여했던 동작구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마을 방송국. 지난 1월 개국 이후 반년 만에 2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였고, 이들이 손수 제작한 프로그램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 매일 방송되고 있다. 동작구의 숨겨진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부터, 시 낭송 프로그램, 부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까지…. 8개 프로그램엔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난다. 동작FM의 중심에서 개국과 운영을 이끌어 온 양승렬 대표를 만났다.


▲ 동작FM 방송 현장


지하 작업실이 동네 사랑방으로

ACT!: 이런 곳에 방송국이 있을지 몰랐어요. 어떻게 마련한 공간인가요?

양승렬: 원래 다큐멘터리 작업실로 쓰이던 곳이에요. 제가 독립 다큐멘터리를 제작 했었거든요. 친구와 같이 쓰던 공간이었는데 지난해 말부터 제가 혼자 쓰게 되면서 ‘이곳을 방송국으로 해야겠다.’ 생각하고 만들게 됐어요.

ACT!: 마을방송국은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신 건가요?

양승렬: 대학 졸업한 뒤에 영상 관련 활동을 쭉 해오다가 이 지역에서 영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난 곳은 이곳이 아니지만 아주 오랜 기간 이곳에 살았고, 앞으로 계속 살 것 같았거든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내가 아는 사람들과 함께 이 공간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 그러던 중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을 알게 된 거죠.
사실 1기 때도 신청을 했었는데 그때는 지역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어요. 사업에 선정되면 지역 주민들을 모아서 미디어교육을 해야 되는데, 지역 내 시민단체나 주민 모임과 네트워크가 얼마나 잘 형성되어있는지 어필하지 못한 거죠. 2기를 준비하면서 주민 모임을 찾아가서 ‘마을 미디어를 만들고 싶은데 같이 하실 수 있겠냐’고 제안했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재밌겠다고. 같이 해보자고. 그래서 마을방송국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ACT!: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 함께 했나요?

양승렬: 동작구에는 ‘성대골 마을학교’,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등 지역 커뮤니티가 여러 곳 있어요. 이런 단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지역 주민들이 아름아름 소식을 듣고 오셨어요. 상도동 주민들이 만든 방과 후 대안학교인 ‘성대골 마을학교’에서 장소를 빌려주셔서 수업은 그곳에서 했고요. 3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교육에 참여한 1기 수료생들이 10명이에요.

ACT!: 서로 교류가 많지 않던 지역 단체들이 동작FM을 통해서 하나로 묶이는 계기가 됐겠네요.

양승렬: 일종의 허브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에도 동작구라는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단체가 있었고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교류할 일이 많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다른 단체에 소속된 진행자들이 만나서 같이 방송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동작FM이 가교 역할을 하게 되더라고요.

ACT!: 미디어 교육이 끝난 뒤에 방송국 개국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한데요.

양승렬: 우리마을미디어교실 사업이 끝나고 돌아보니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남았더라고요. 12월 1일 지역주민들을 초대해서 수료식 겸 공개방송을 했는데 다들 계속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방송국 개국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죠. 우선 방송을 만들 공간이 필요했는데 그건 제 작업실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해결했고,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시간이 한 달 정도 걸렸어요. 2013년 1월 16일에 7개 프로그램으로 개국 방송을 시작했어요.

ACT!: 방송을 시작한 뒤에 반응이 좀 있었나요?

양승렬: 지역에서 마을미디어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생긴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신선하게 여기고 반가워했던 것 같아요. 계속 ‘2기는 언제 모집하냐’,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어요. 1월 말부터 2기 교육을 시작했는데 2기 교육은 우리가 그동안 배웠던 걸로 자체적으로 교육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자원 활동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요. 8주 동안 2개 반을 만들어서 운영했는데 특징이 있다면 주부님들이 참여하기 쉽게 금요일 오전반을 따로 만들었다는 거죠. 지역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주부들이라고 봤거든요.


동네의 재발견


▲ 양승렬 동작FM 대표


자체 교육 프로그램으로 2기 활동가 모집을 마친 동작FM은 기존의 1기 활동가와 2기 활동가들을 적절히 배치해 전체 프로그램을 8개로 개편, 지난 5월 초부터 ‘동작FM 시즌 2’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이들은 20여명. 9명이 활동했던 초기 방송들은 1인 1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했지만 2기 교육생들이 합류한 시즌2 방송부터는 진행자와 PD, 게스트 등 역할분담이 이뤄졌을 뿐 아니라 코너의 성격도 더욱 뚜렷해졌다.

ACT!: 아까 녹음하시는 걸 지켜봤는데 표정이 뿌듯하시던데요.

양승렬: 활동가 분들이 방송하는 걸 지켜보면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잘하고 있다’ 느낌이 들어요. 지난해 서울시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에 참여한 곳 중에 이렇게 8개 방송을 만들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올리고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조금씩 탄탄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ACT!: 여덟 개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게 있다면요?

양승렬: 각각 특색이 있는데 먼저 소개해드리고 싶은 건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라는 프로그램이에요. 동작구와 관련된 모든 역사적 사건, 인물들을 다루는데 진행자 분들이 초창기 신문기사나 서적을 뒤져가면서 자료조사를 정말 많이 하세요. 한정된 지역의 역사 이야기를 찾아낸다는 게 쉽지 않은데 매주 방송을 만들고 있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방송 내용을 나중에 지역 역사교육 콘텐츠로 만들거나 책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있어요.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싸구려 커피>라는 프로그램이에요. 부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서 호흡도 잘 맞고 버라이어티 하거든요. 일일이 말씀은 못 드리지만 다른 프로그램들도 각각 의미가 있다고 봐요.

ACT!: 다들 방송 경험이 없던 분들이죠?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을 것 같아요.

양승렬: 물론 다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어려워하죠. 일단 ‘공동체라디오’라는 게 생소하잖아요. ‘라디오는 알겠는데 공동체라디오가 뭐죠? 지역과 관련된 얘기만 해야 하나요?’ 하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저는 ‘아니다. 지역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도 공동체라디오의 역할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만드는 주체가 지역 주민이라는 것도 공동체라디오의 한 성격이고, 지역 안에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공동체 라디오다’라고 말씀드리죠. 뭐든지 좋으니까 하고 싶은 것을 1분짜리든, 5분짜리든 먼저 만들어보면서 시작해요. 대본도 만들고 음악도 넣고… 그리고 녹음을 마친 뒤에 다 같이 모여서 그 내용을 듣는데 중요한 순간은 이때인 것 같아요. 내가 한 얘기를 다 같이 듣는다는 것에 왠지 모를 전율이 오는 거죠. 물론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이게 방송이구나’하고 느끼는 것 같아요.

5월 8일 방송국을 찾았을 땐 <동작사랑방 수다만만세>의 녹음이 한창이었다. 매주 다른 지역 소식과 지역주민들과의 수다로 채워지는 프로그램이다. 동네 주민들이 만든 도서관 개관식, 마을 주민 모임의 봄소풍 소식 등 소소한 지역 내 소식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전해졌다. 녹음이 끝난 뒤 <동작사랑방 수다만만세>를 이끌어가는 두 진행자와 얘기를 나눴다.


▲ 동작FM <동작사랑방 수다만만세> 진행자 왼쪽부터 김영림, 이미숙님


ACT!: 두 분은 어떻게 동작FM을 알게 되셨어요?

이미숙: 저는 예전부터 쭉 성대골 마을 선생님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마을미디어 교육이 성대골 마을학교에서 열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교육을 받으면서 ‘공동체라디오라는 게 뭘까.’ 궁금증도 생기고 책도 읽게 되면서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김영림: 처음 공동체라디오를 알게 된 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였어요. 저는 숲에 마을도서관을 만드는 꿈꾸는 도토리 도서관 활동을 하고 있었거든요. 1기 교육을 할 때는 제 아들이 참가 했었고요. 2기 공고가 난 걸 보고 저도 신청을 했죠.

ACT!: 두 분 다 다른 활동을 하고 계신데 방송 준비는 어떻게 하세요?

이미숙: 각자 따로 활동을 하다 보니 메일로 주고받으면서 일을 배분해요. 섭외는 번갈아가면서 하고요. 워낙 활동이 많아서 일주일 내내 방송 준비만 하기는 힘들고요.

김영림: 방송이 끝나면 다른 일이 있으니까 일단 방송 일은 잊고 지내요. 녹음이 수요일인데 일요일부터 슬슬 고민이 시작돼요. 음악 고르는 게 정말 어렵거든요. 한 3일 정도 고민과 고뇌를 반복하다가 방송국에 오는 것 같아요.

이미숙: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헤매나봐요. (웃음) 질문지도 없이 초대 손님을 모시기도 하고 방송이 서툴다보니 의도치 않게 민폐를 끼치는 일도 있고.

김영림: 근데 저는 틀 없이 얘기하는 게 오히려 전형적인 공중파 방송이랑 달라서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ACT!: 방송이 처음 나가고 사람들 반응이 어떻던가요?

이미숙: 딸한테 들어보라고 해도 어색해서 싫다고 하던데요. (웃음) 초반에는 방송이 많이 딱딱했어요. 초대 손님 대본까지 전부 써서 보고 읽으면서 진행했었거든요. 점점 방송이 익숙해지고 대본이 사라지면서 서로 눈을 보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는데 이번엔 ‘초대 손님을 불러놓고 진행자가 너무 말이 많다’는 반응도 올라오더라고요. 그 일이 있고 다음 방송인가? 잘 들어보면 제 목소리가 눈에 띄게 쳐진 날이 있어요.(모두 웃음)

ACT!: 지역에서 활동을 쭉 해오셨지만 방송을 만들면서 느끼는 점이 다를 것 같아요.

이미숙: 이 안에서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할까요? 지역에 대한 애정이 더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살면서 하는 고민들은 대부분 비슷하잖아요. ‘아이들 학교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하나, 집값을 어떻게 올려볼까’ 하는 고민들. 그런데 제가 성대골 학교를 알게 되면서 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게 됐듯이 방송을 통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특히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역사 속에서 동작구는 늘 존재하고 있었구나, 이야기가 있는 곳인데 그동안 왜 알려고 하지 않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애착이 커지는 거죠.

김영림: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아요. 어떤 문제에 대해서 판단을 할 때도 내가 가진 정보로밖에 판단을 못 하잖아요. 어쩌면 우리 주민들이 힘이 없는 이유도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라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편적으로 아주 좋은 행사가 있는데 모르면 참가할 수 없는 거잖아요. 저는 지역 방송국이 그런 것들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셔야 되겠죠.

이미숙: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에요. 할머니들도 오시고, 어린이들도 오고 그래서 각자 사는 얘기를 하고, ‘동네 구석구석을 담는 방송은 동작FM 이곳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어요. 그게 곧 공동체고 또 하나의 목소리가 되는 거니까요.


지속가능한 마을 방송국을 꿈꾸다

주민들의 많은 기대를 받으며 성장하는 동작FM이지만 자립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들이 많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방송국의 재정을 마련하는 문제, 인력 부족 문제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남아있다. 주파수 없이 인터넷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상황에서는 음원저작권의 문제도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된다. 대다수의 마을방송국이 그렇듯 동작FM 역시 지속가능한 방송 모델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 양승렬 동작FM 대표


ACT!: 활동가를 더 모집할 계획은 없나요?

양승렬: 사실은 3기, 4기 모집을 계속 진행해서 올해 안에 자원활동가를 세 자리 수로 늘려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혼자 방송국 운영을 맡고 있는데, 사람이 늘어나고 프로그램 수가 늘어나고 녹음 스케줄이 많아지니 버거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활동가가 늘어나고 방송 규모가 커지는 만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나 토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올해는 더 오래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간으로 삼으려고 해요.

ACT!: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양승렬: 당분간 방송은 시즌2로 이어가면서, 지원 사업이든 교육이든 수익을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상근 인력을 두는 게 목표에요. 사실 지금은 제가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이 옮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라는 개인에서 다수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책임을 나눌 수 있는 체제로요.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소유하는 마을 방송국이 되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한계가 분명해요. 제가 쓰러지던가, 빈털터리로 나앉던가, 연락 두절되고 도망가던가, (웃음) 그럼 방송국은 끝이 나는 거죠.

ACT!: 지속가능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수익 구조도 생각을 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양승렬: 제가 알기로 기존 공동체 라디오들도 사정이 매우 어려운 것 같고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방송에서 광고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회원들의 도움도 한계가 있거든요. 주민들이 원하고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해도 물리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이나 그곳을 운영하는 일은 다른 차원의 문제니까요. 회원들의 후원이나 내부 프로젝트, 교육을 통해 수익을 만들더라도 절반 이상은 공적 지원이 담보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먼저 공동체라디오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고요.
기존의 마을공동체 사례들, 지역주민들이 공동출자를 해서 학교를 만들고 카페를 만들 듯 방송국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협동조합으로 운영할 경우 생산물이 마을 방송인데 이것으로 방송국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지역 마을 방송국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찾아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선례가 없기 때문인지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ACT!: 안정적인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방송국을 운영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양승렬: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음원 저작권이에요. 방송을 내보낼 때 저작권 필터링 기능이 있는 곳에선 방송이 잘리거든요. 처음엔 유튜브에 올렸는데 어느 날 보니 애써 만든 방송이 음원저작권 문제로 다 잘려있더라고요. 그 다음엔 아이블러그라는 팟캐스트 사이트로 옮겼는데 며칠 뒤에 보니 또 같은 문제가 생기고…. 지금은 다음TV팟과 팟빵, 아이블러그를 통해 하고 있는데 여전히 불안해요. 일종의 해적방송인 셈이니까요.

ACT!: 공동체 라디오로 인정받게 되면 저작권 문제는 해결되나요?

양승렬: 그렇죠. 마포FM이나 관악FM 같은 공동체라디오들은 저작권 협회와 수익의 몇 퍼센트를 음원 사용료로 내겠다는 계약을 맺는데 사실상 비영리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계약 자체엔 문제가 없지만 지불할 의무가 없는 거죠. 하지만 저희처럼 법적 테두리 없이 출발하는 단체들은 상황이 다르죠.
저작권의 문제나 자립의 문제를 말씀드렸는데 사실은 주파수의 문제가 두 가지를 모두 관통하거든요. 주파수가 있을 때 기존의 공동체라디오처럼 저작권 문제도 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고 자립의 문제 역시 강력한 주파수가 있으면 지역광고를 내거나 매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ACT!: 동작FM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양승렬: 지난해 교육하면서 동작 마을 방송국에 대한 그림을 그릴 때와, 올해 초 개국방송을 할 때, 그리고 지금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지금은 주파수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인터넷 기반으로 가야될 거예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유통망과 홍보수단을 차근차근 마련해가면서 조금씩 규모를 늘려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10명이 20명이 되고, 7개 프로그램이 8개 프로그램이 되었듯…. 알차고 다양하게 콘텐츠를 늘려가는 거죠. 그래서 동작FM만의 색깔을 조금 더 낼 수 있는 방송국이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비록 라디오 방송으로 시작했지만 조금 더 외연을 넓혀서 지역의 작은 미디어센터가 되는 걸 꿈꿔요. 방송도 하고, 교육도 하고, 라디오 뿐 아니라 영상, 사진, 신문 등 다양한 지역 매체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지역 내 작은 미디어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 관련 사이트 - 동작FM 들을 수 있는 곳
- 홈페이지 www.dongjakfm.net
- 트위터 @dongjakfm
- 페이스북 www.facebook.com/dongjakfm
- 앱 어플리케이션 ‘팟빵’에서 동작FM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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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라디오 , 동작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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