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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학생인권에 대한 근본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을 세워라

며칠 전 동성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 내 학생 인권문제를 갖고 1인시위를 벌인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밖 외부의 제3자로서는 특정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 과정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 있기에 언론화의 과정이 일부

며칠 전 동성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 내 학생 인권문제를 갖고 1인시위를 벌인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밖 외부의 제3자로서는 특정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 과정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 있기에 언론화의 과정이 일부 왜곡될 수도 있고, 진의나 진상이 온전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학생의 시위에 대해서 전적이며 성급한 지지를 하는 것이 자칫 위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옳은 뜻을 가졌더라도 구체적인 실현 방식이 미숙하거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이고, 해당 학교의 교사를 비롯한 기타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과잉단정이나, 특정화 등의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학생이 제기한 문제가 비단 동성고만의 문제이겠습니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학생이 전혀 없는 사실을 허위 유포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모든 학교가 어느 정도 다 그러한 실정인데 유독 동성고만을 과도하게 문제삼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으로서 정리할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이 그렇게 문제제기 할 만한 그러한 '문제'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은 비단 동성고만이 아니라, 한국 고등학교 전체, 교육 전반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반성하며 철저하게 문제삼고 해결의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학생들을 입시라는 연옥으로부터 완전히 구제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 체제의 변혁, 틀거리의 재조정 차원과 결부되어 있기에 한 두 사람의 의지, 인위적인 제도적 장치 하나로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인권보장은 그 어떤 제도적, 법률적 제약과 장애가 근원적으로 발목을 잡기에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입시보다는 정치적, 문화적 성격의 사안이라는 것이죠. 그만큼, 의식과 의지가 일차적으로 중요합니다. 올 한 해는 다른 것은 몰라도(물론 알아야죠), 학생 인권보장만큼은 실현되는, 그래서 이제서야 한국 사회의 정신 문화적 수준을 감히 말할 수 있는 원년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에서는 이와 관련한 성명을 5월 13일자로 발표했습니다. 성명 내용 중 일부 이미 과거형이 되어 버린 것이 있으나, 주장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생 인권에 대한 근본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울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두발 규제 완화•자유화•체벌 금지’를 주장하며 교내에서 깜짝 시위를 했다.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시위를 계획하거나 앞장 선 학생들을 징계할 예정이라 한다. 광주의 일부 고교에서 급식비 미납 학생을 가려내는 식별기를 식당 입구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어 급식비 납부를 독려하겠다는 의도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달 KT와 ‘초등학교 정보화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고, 56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등.하교 출결 관리를 해주는 어린이 안전관리 서비스인 ‘비즈메카 키즈케어’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가 어린이 인권 침해 논란이 커지자 이를 취소하였다. 그러나 부산시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찬성을 근거로 한 모델학교에서 출결 인증 시스템을 곧 가동할 계획이라 한다.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인권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했지만 학교만이 인권의 사각 지역으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 들어서는 교문에서 시작되는 두발과 교복 단속, 가방 검열, 그리고 언제든 실시될 수 있는 군대식 얼차려와 쉴 새도 없이 쏟아지는 언어 폭력 등은 기본이다. 그리고 손바닥, 발바닥, 허벅지, 엉덩이 위로 내려치는 회초리와 몽둥이 심지어 머리와 두 뺨 위로 날아드는 손바닥, 정강이를 내리치는 구두발 등 신체적 폭력까지도 무감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 학교 현실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폭력은 교사든 학생이든 학교에서 인권이라는 말조차를 못 꺼내게 하는 억압적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바꾸기 위해 청소년,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발 자유화를 요구하는 청소년들은 요구 사항을 청소년 인권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5.14 두발자유 거리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얼마 전 학생들의 시위를 무조건 막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과 요구 사항을 적극 수렴하기로 방침을 정한 교육인적자원부는 5.14 집회를 앞두고 시.도 교육청에 강제 이발, 폭언 등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학 활동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고 하니,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외면하거나 억눌러서는 안 될 것이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청소년과 학생의 인권 침해를 회복하기 위한 자구 노력을 적극 지지하면서 다음 사안들의 즉각적인 추진을 요구하는 바이다.

 

● 교육인적자원부와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광범위한 실태 조사를 약속대로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 학생 생활 규정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조항들을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즉각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하는 학생회의 법제화와 학생 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두발 및 복장 검사 그리고 가방과 일기 등 개인적인 물품을 검사하는 행위를 당장 금지해야 한다.


● 세상에 맞을 짓은 없다. 학생에 대한 신체적 체벌은 물론이고, 인격을 유린하는 언어폭력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 학생들의 인권 회복과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인권 의식 향상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교사와 학부모들을 위한 인권 교육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한국이 새로 출범하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초대 이사국의 하나로 선출됐다고 한다. 국제 인권 보호 활동과 인권 침해 감시 활동을 주도할 이사국의 일원이 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당연히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의 인권을 찾아주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특별한 인권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수준의 인권만이라도 그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2006.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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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 , 체벌 , 1인시위 , 두발 , 동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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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후진국의 책임

    그래서 전두환도 황우석도 모두 다 끌어안고 사는 나라다.
    기자들은 인권의식이 투철해서 오보와 집중때리기로 타켓이 된 사람들이 자살하기도 한다.
    오락프로의 가학성은 어제오늘일이 아니고,
    폭력의 일상화로 누구든 걸리적 대면, 집어삼키려는 악취나는 근성이 중요일간지의 컨셉이고..
    진보는 공감대를 잃어가는 극단적 논리도 분노를 배설한다.
    술과 담배와 매춘과 그리고 폭력의 일상화.
    교사와 학부모가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기자들은 사표를 내야 하지 않을까.
    기자들의 끈끈한 유대의식과 비뚤어진 적대감은 한국사회의 후진성을 만들고 있으며,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자꾸만 보수로 가는 사회는 단지 보수의 책임일 뿐일까.
    세상에 맞을 짓은 없다???
    유감스럽게도 늘상 때리는 직업은 교사와 학부모가 아니라 바로 언론의 기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