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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급식사태해결을 위한 재정확충, 자치기구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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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ㅎ 초등학교 사건의 본질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

-교육 주체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 재정 확충으로 급식 환경을 개선하라-

 

지난 5월 18일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강압적으로 급식을 지도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가 있자 해당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보다 정확한 진상 조사가 있어야 하겠지만 교사의 적절하지 못한 급식 지도, 학부모의 과잉 대응에 따른 교권 침해 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교권의 보장은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도 필수 조건이다. 또한 교권은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존중해야 지켜지는 권리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사건 당사자들의 인격이나 자질, 또는 교권 침해 여부 등과 같은 현상적 차원이 아닌 문제가 발생하게 된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즉 이 사건의 본질은 교육의 세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아니라, 작게는 해당학교의 급식체제, 크게는 교육재정의 문제, 그리고 교육주체간의 불완전한 소통구조의 문제에 있고, 결국 크게 보면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피해자라는 점이다.

 

학생은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질 좋은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학교에서 구내식당이 없는 가운데 교실 배식을 하거나 순번제로 급식을 실시하여, 점심배식 3교대나 2교대하는 경우 매번 쫒기듯이 점심식사를 때우고 있으며 이러한 급식 과정에서 학생은 지속적인 규제와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교사는 급식을 통해 학생의 올바른 성장 및 식생활 교육 등을 지도할 책임이 있다. 일상적으로 교사는 자신의 점심시간을 반납하면서까지 급식 지도를 하지만, 열악한 시설과 부족한 시간으로 학생들에게 고통을 전가시킴으로서 학생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학교 내 활동으로 피해를 당하거나 학교 운영에 대해 불만이 생겨 문제점을 시정하고 싶더라도 제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제한되어 있다. 대표성이 부족한 학부모회, 형식적인 활동에 머물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 역시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불만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이번과 같이 개별적으로 무리한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사회적 지탄을 자초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은 상호 비난과 법적 고소와 고발 등의 당사자 간의 갈등적인 방식으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급식을 둘러싼 문제점을 파악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더 나아가 소외된 교육 주체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교육 재정 확충을 통해 교육 시설 및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 학교 급식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는 현재 각급 학교의 열악한 급식 시설을 고려할 때 이미 예견되었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비좁은 급식소에서 교대로 식사를 해야 하거나, 교실 배식을 통해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엄청난 혼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급식 여건 개선은 급식 시설을 확장하거나 급식 시간을 늘리지 않고는 불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교육 재정 확충이 우선이다.

 

둘째,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따라 학교도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상호 갈등을 소통을 통해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학교운영위원회는 제 역할을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정부는 교육 주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학생회, 교직원회, 학부모회와 같은 학교 자치 기구를 법제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바탕에서 학교내 갈등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수렴되어 생산적인 해결책을 찾아 갈 수 있도록 교육 행정 당국을 비롯한 각 정당들은 법적 제도를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6. 5. 22.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태그

급식 , 교권 , 자치기구 , 교육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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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쩝..

    사설 업체에 맡기기 보다...
    엄마 또는 아빠의 정성어린 도시락을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는 재미, 개중에는 결손가정류가 있어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남몰래 도시락 하나를 더 준비하는 우애. 멋지지 않은가? 전문업체만이 대안은 아니라는 사실. 바쁘고 귀찮다는 등의 이유로 도시락마저 외면한다면 이런 소리듣는 수 밖에.."왜 저를 낳으셨나요" 도시락 하나도 싸주지 못하면서.. 그런거 보면 우리 어머니 참 대단하셨다. 아버지, 누나, 동생과 함께 장장 하루에 4개의 도시락을 싸고도 집안 일하며 거기다 일하러 나가시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무쇠 팔 무쇠 다리 아닌가? 한 없이 존경스럽다 어머니가.. 그런데 그때는 왜 그런걸 몰랐던지? 그저 당연히 해야하는건줄 알았는데.... 왜 그랬을까 철부지 에휴...
    물론 그게 우리 집만 그랬던건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친구들도 다들 싸가지고 온걸보면...
    그럼 그때와 지금의 차이가 뭐길래? 엄마의 정성스런 도시락 먹고 자란 세대가 커서 제 아이들은 내팽게치는건가? 세상에 이런 싸가지 없을 수가...ㅋㅋㅋ
    아무튼 좋은 점 뿐만아니라 나쁜 점도 더러 있겠지만 그래도 이어받을 것은 이어받아 하나의 전통으로서 계승되도록 하는 것도 의미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