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의 해고자 김종원, 김건형, 조남덕 동지가 2월 1일부로 복직이 확정됐다. 그동안 150여일의 천막농성과 출퇴근 시간 피켓팅, 엠프방송, 그리고 여러 사업장과의 연대투쟁을 통해 얻어낸 승리이다.
현장신문은 1년반만에 현장으로 복귀하는 이들 세동지를 만나 그 동안 활동내용과 복직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 먼저 복직을 축하드립니다. 2월 1일부로 복직을 하게 되는데 복직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이번 복직은 천막 농성과 출퇴근 시간 피켓팅 등 지난 1년 반 동안 꾸준한 투쟁을 통해 얻어낸 승리입니다. 하지만 사실 복직의 기쁨보다는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큼니다.
■ 복직을 위해 작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무려 15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여 왔습니다. 농성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비가 많이 오는 날 피켓팅 할 때조차 인사를 해도 받지 않는 조합원도 있었습니다. 현장의 그런 무관심이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때면 해복투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 집행부나 연맹, 민주노총에서 지원이 부족했다는 점도 있습니다. 우리의 천막농성을 전국적으로 홍보를 해주길 바랬었는데 그렇지 못해 준 것에 대한 약간의 서운함을 느낍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조합원 아줌마가 음식을 싸 가지고 농성 천막에 찾아왔을 때입니다. 회사의 눈치를 피해 몰래 천막 뒤로 들어와 고생한다며 음식을 주고 가셨을 때의 고마운 마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98년 투쟁으로 해고된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해고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해고자생활에 대한 애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습니까?
– 해고자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장애인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몸이 불편해서 하지 못하고 팔다리가 없어서 할 수 없는 것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해고자 생활이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부족합니다. 또한 아침에 출근해서 일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 현장을 타의에 의해 떠난 지 1년반만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현장을 떠나 있던 만큼 활동가로서 성숙해졌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 1년반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꼈고 연대 활동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천막농성과정에서 조합원의 동요가 별로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 것입니다. 조합활동은 성실성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 동안 우리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활동으로 조합원 여러분께 다가갈 것입니다.
■ 그동안 세명이 늘 함께 동지로써 운명을 같이 해 왔습니다. 기쁨과 슬픔,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서로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 우리 모두가 함께 고생했습니다. 서로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우린 아무 일도 못했을 겁니다. 서로 믿고 의지했던 동지들에게 의리를 배웠고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친형제가 된 것 같습니다.
■ 그동안 청원공장은 한국VDO한라로 법인이 바뀌고 노동조합도 청원지부에서 독자적 노동조합으로 설립된 상태입니다. 현장활동가로서 그 변화를 바라보면서 많은 느낌이 들텐데 변화된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 조합분리 문제를 현장활동가들은 말로는 반대를 외쳐 댔지만 그 문제를 주도적으로 부각시켜내지 못했습니다. 우리 해고자들 또한 복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이 후회 스럽습니다. 조합분리를 막기 위해 우리가 더 열심히 뛰어서 기필코 막아냈어야 하는 건데 말입니다.
■ 만도기계 동지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 그동안 신분보장 등 우리가 복직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데 대해 진한 동지애와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그 고마움을 갚는 길은 앞으로 현장에 들어가서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만도기계 동지들께서도 앞으로는 청원처럼 조합이 분리되는 것만큼은 꼭 막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현장에 잘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선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조합원여러분께 성실한 모습으로 다가 가겠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