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느 날인가 친구의 초대로 깊은 산골짜기 깡촌을 방문하게 되었다. 생전 처음 가는 길이고 어두운 밤거리, 또한 길은 왜 이리 춤을 추는지. 고물 자가용과 씨름하며 가도가도 끝이 없는 첩첩산중, 한참을 달리다 보니 불빛이 보이고 짧은 순간에 제법 으리으리한(?) 건물이 있는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늦은 밤이라 그런지 인적은 없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파출소 불빛뿐이었다. 들어가서 길을 물으려 하자, 아들놈이 “아빠 들어가지마, 잡아간단 말이야.”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녀석이 ‘왜 이러나’ 의문을 가졌지만 이내 아들 녀석의 아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어린 녀석은 정권과 자본이 한통속이 되어 아빠를 끌고 가는 모습을 1년하고도 한참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만도노동자들은 정권과 자본이 휘둘렀던 불과 얼마전의 일들을 까맣게 잊고 IMF가 완전히 끝난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자식들도 잊지 못하는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우리 노동자들은 마음속에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더러운 자본의 습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의 힘든 생활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는 아들 녀석의 얼굴을 보며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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