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 Peacemaker

주식투자의 마인드

김상일 회사원·평화인권연대 회원

바야흐로 인터넷과 주식의 시대이다. 마치 돈 놓고 돈 먹기 하는 듯 보이는 주식시장의 겉모습을 보노라면, 별천지를 보고 있는 듯 하다.

이름있는 벤처기업의 주식이 3개월 사이에 5∼10배씩 뛰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있자면, 허망함과 더불어 다른 한편 강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컨대 한 달에 100만원을 벌어서 절약, 절약하여 50만원씩 저축한다면, 10년이 걸려야 1억에서 오락가락할 뿐이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를 생각해보면 내가 10년 후에 1억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허무함이 앞설 뿐이다. 그럴 때 신문의 주식 면은 나에게 웅변한다.

뭐하고 있느냐고… 00펀드가 단기수익률이 몇%를 달성했고, XX기업의 주식이 몇배가 뛰었고. 1억 정도 빌려서 몇 달 동안 2억 만들어서 돈 좀 벌어보자는 유혹 안 느껴본 사람 있을까?

그러나 하루에도 정신없이 널뛰기를 하는 주식시장이란 결국 거품일 뿐이다. 세상이 3개월 사이에 10배씩 변한 것도 아닌데, 주가는 10배씩 오르락 내리락 하곤 한다. 결국 노름판의 판돈일 뿐이다. 판돈이 커진 만큼 따 가는 돈이 커지고, 잃는 돈도 커지는 것일 뿐이다. 주식시장의 돈벼락 뒤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있다.

또한 주식시장이란 자본의 입장에서 보자면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투기)이겠지만, 노동의 입장에서 보자면 미래에 대한 착취일 뿐이지 않을까? 미래의 자본의 가치상승을 위해 자본의 확대에 저해되는 모든 요소들은 주식투자자의 마인드로서는 사회불안요소일 뿐인 것이다. 원활한 정리해고가 안 되는 것도, 노동쟁의가 일어나는 것도, 경제질서가 지나치게 안정되는 것도 주가의 원활한 등락에 방해가 되는 불안요소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결국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개미군단의 출현이란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의 일상적 침투이지 않을까? 카지노 판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확천금의 매혹 앞에 무기력하게 흡수될 수밖에 없는 정신 분열적인 오늘의 현실은 자본주의의 확장이 곧 물질적 풍요와 개개인의 삶의 질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말로써, 논리로써 설명하고 고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일면 쉬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이러한 자본주의의 덩치는 너무나 거대해서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자꾸만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손은 ‘어 이게 아닌데’하고 스스로 자각을 할라치면 당근과 채찍 교묘히 구사해 우리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들고 앞만 보고 달려가게 만들고 있다. 혹여 정신차려 구덩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도 종내는 스스로 다른 대안을 찾아가지 못하고 그곳으로 돌아간다.

주식투자라는 행위의 본질을 알면서도 ‘돈 벌어 좋은 곳에 쓰지’ 한다.

국가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님에도 선거로 굴러가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한다. 이렇게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바위를 깨고자 하는 용감한 망치맨들의 확장이 최근 크게 증가 추세에 있는 것 같다.

나쁘다고 하면서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대열에 들어서고, 들어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적어도 내가 과연 어디에 서있나 정도는 살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약자라는 위치에서 망치 들고 싸우는 것은 자칫하면 바위 속에 굴을 뚫고 들어가 갇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어쨌든 삶에 대한 성찰적 태도만이, 압도적인 대세 속에서 휩쓸리지 않는 방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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