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가 사업장마다 막힌 원청교섭을 공동파업·공동투쟁으로 돌파하기 위해 나선다.

노조는 19일 오전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23일 공동파업·투쟁과 24일 총궐기로 이어지는 원청교섭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공동파업에는 4개 사업장 6,500명의 노동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 원청교섭 공동파업-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세상 박도형 기자.

부산지하철에서 공항·콜센터·통신까지…공동파업으로 원청 압박

공동파업의 첫 타자는 부산지하철노조 운영서비스지부가 맡는다. 지부는 22일부터 원청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23일부터는 부산교통공사 소속 원청 노동자들이 가세해 원·하청 공동파업으로 확대된다.

인천공항지역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도 23일부터 파업에 나선다.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공공기관조차 원청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는 현실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뜨거운 투쟁으로 간접고용 차별의 벽을 반드시 뚫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화성·청주·춘천의 생활폐기물 수거 노동자들도 22일 집중 집회를 열고 공동투쟁에 결합한다. 공공운수노조는 19일부터 24일까지를 ‘원청교섭 공동파업·공동투쟁 주간’으로 선포하고, 이들 투쟁을 24일 총궐기로 모아낼 방침이다.

발언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엄길용 위원장. 참세상 박도형 기자.

사업장마다 반복되는 교섭 장벽… 공동 요구로 맞선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원청교섭의 장벽으로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창구 단일화, 교섭의제를 꼽으며 “이 세 겹의 벽 뒤에는 정부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창구 단일화는 교섭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엄 위원장은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면 하청노조는 사용자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이에 더해 창구단일화 절차까지 거치면 “교섭을 시작하는 데만 넉 달”이라고 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노동위원회에서 다퉈야 하고, 다른 노조의 참여나 시정신청 등으로 창구단일화 절차까지 지연되면서 하청노조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노동부의 노조법 해석지침도 교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노동부가 발표한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에 따르면 원청의 사용자성은 교섭의제별로 판단하며, 임금에 대해서는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실질적·구체적으로 결정했는지를 따진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하청업체는 주어진 재원을 배분할 수 있을 뿐, 원청이 인건비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상 자체적인 임금 인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엄 위원장도 “교섭의제를 좁히는 노조법 해석지침은 폐기해야” 한다며 “교섭의제는 정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현장에 맞게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원청이 교섭의제를 산업안전으로만 제한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김민정 희망연대본부장은 LG유플러스와 5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사측의 의제축소, 교섭해태로 단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산업안전 의제로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것이 곧 “단순히 노동안전에만 사용자성이 미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했다. 산업안전은 원·하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에서도 이미 논의할 수 있었던 만큼, 어렵게 시작한 원청교섭을 이 범위에 묶어두면 법 개정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요구안을 발표하는 공공운수노조 김선종 부위원장. 참세상 박도형 기자.

24일엔 1만 명 총궐기…“정부, 원청교섭 보장해야”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1만 명 규모의 총궐기대회를 열어 공동파업·투쟁의 요구를 이어간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원청교섭 창구단일화 적용 중단, 교섭의제를 제한하는 해석지침 폐기·전면 개정, 교섭시간과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원청을 상대로는 고용보장과 적정인력 충원, 교대제 개선, 임금·복리후생 차별 철폐를 공동 요구로 제시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제도를 바꾸고, 원청 사용자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교섭권은 행정절차 속에서 지연되거나 의제 제한으로 무력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어 “개별 사업장의 벽을 넘어 우리의 요구를 하나로 모으고, 실질적인 원청교섭과 노동조건 개선을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10.24 공공운수노조 총궐기대회 홍보 이미지.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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