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진중권, 김정란, 김규항 이들 네명이 뭉쳤을 때 세상은 떠들썩했다.
‘진보’라는 샘물에 목말라 하던 사람들은 생명수를 만난 듯 이들이 쏟아낼 이야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 이들이 펴낸 <아웃사이더>는 그렇게 주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세상에 잉태됐다. 산고를 겪어 태어난 <아웃사이더>는 옥동자였다. 네명이 쏟아내는 거침 없는 일갈에 독자들은 후련함을 느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극우 집단주의가 곳곳에서 준동하며 칼부림을 휘두르고 있는 현실에서 <아웃사이더>의 응원군은 의외로 많았다. 정기구독자 1천여명은 바로 적극적인 후원자들이었다. 그 뿐 아니다. <아웃사이더>의 창간준비호인 <아웃사이더를 위하여>는 4쇄까지 찍었다가 현재 절판된 상태며 <아웃사이더> 1호도 2쇄 까지 찍었다.
편집주간인 김규항씨는 돈을 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주변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3월 27일 <아웃사이더>1호가 나온 이후 2호는 소식이 없다. 격월간지로 독자들과 약속이 돼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라면 두권이 더 나왔어야 하지만 <아웃사이더>는 대답이 없다.
대답 없는 아웃사이더를 찾아 8월말 편집위원 네사람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프랑스에 있는 홍세화씨를 제외한 세사람과 연락을 할 수 있었다. <아웃사이더>를 처음 만들자고 제안했던 편집주간 김규항씨는 딴지그룹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고, 진중권씨와 김정란씨는 안티조선싸이트 ‘우리모두’에서 활동 중이었다. 결국 <아웃사이더>를 책임지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정기구독자들에게 <아웃사이더> 2호를 언제 내놓겠다는 안내문구 하나 보내지 않았다.
편집위원 중 한 명은 <아웃사이더> 발간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기사를 쓰겠다고 하자 “정말 잘못했다. 빨리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기사 쓰기를 유보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최근 안티조선일보에 대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그 대표격인 네 사람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는 글이 나가는 것이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게 부탁의 주요내용이었다. 결국 나는 하루 빨리 <아웃사이더>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면서 기사를 썼다.
‘진보’라는 이름을 내걸고 주변에서 수많은 작업들이 벌어진다. ‘진보’가 절실한 이 사회에서 그 작업은 여전히 유의미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진보’라는 기치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그 작업이 어렵고 힘드니까 잘못을 해도 이해하고 넘어가 달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진보’를 논할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그건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니까.
<아웃사이더>가 하루 빨리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정기구독자 한 명은 이런 말을 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약속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져야 해요. 그리고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띄워 주는 것을 좋아하기 보다 한발짝 한발짝 차곡차곡 역량을 쌓아나가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박수원/<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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