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아셈시위에 참가한 외국인 활동가에게 듣는다.

정종남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karan27@hanmail.net)

10월 20일 아셈회의를 겨냥한 신자유주의 반대 시위에는 2만 여 명의 노동자와 학생, 외국인 그리고 NGO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시애틀과 프라하에서처럼 회의를 무산시키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유럽대륙 한 복판에서 열린 프라하 시위대 규모와 맞먹는 집회 참석 인원은, 세계화·신자유주의 반대의 뜨거운 기운이 우리 나라에서도 예외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세계 자본주의의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 집회에서 업종과 부문과 활동영역을 넘어, 노동자와 다양한 활동가들이 같은 구호를 외치고 함께 행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이날 서울행동은 국제적인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래 내용은 19일 전야제에서 민주노동당과 사회진보연대가 개최한 ‘신자유주의 세계화·구조조정 반대 민중행동 국제포럼’에 참석한 외국 활동가들의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에릭 투상(벨기에, 제 3세계외채탕감운동)

나는 세계화를 반대하지만 저항의 세계화를 지지한다. 반면 국수주의적 반 세계화에는 반대한다. 나는 지난 3월 프라하 시위를 준비하던 학생그룹의 초대를 받아 토론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 회의에서 월드뱅크 부총재가 빈곤의 축소를 지지한다는 둥 입에 발린 말을 하자 학생들이 ‘왈’ ‘왈’ ‘왈’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나는 시애틀과 프라하에서와 같이 여러분이 내일 회의를 무산시키기를 바란다. WTO, 세계은행, IMF는 탄생이래 그 역사성을 의심받는 시기에 처했다. 이것들에 반대하는 새로운 기구를 준비해야 한다.

제 3세계 외채 탕감운동에 대해 소개하겠다. 제 3세계는 자신이 갚아야 할 원금의 6배가 넘는 돈을 이미 상환했음에도 1982년보다 4배나 더 가난해졌다. 결국 북반부의 일부 국가에 그 부가 돌아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이 나라들은 엄청난 액수의 돈(다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 남아 있어야 할)을 갚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반대 투쟁에서 새로운 대안적 사회체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혁명이 필요하다.

로젤린 바게타(프랑스, 유럽의회 의원)

유럽에 대한 소식을 전하겠다. 최근 주식이 두 배로 뛰고, 인수 합병후 생산성이 향상되었는데 그런데도 대량실업과 빈곤화가 대두되었다. 한편에서 부가 증가하고 다른 한편 높은 실업이 유지되고 있다. 유럽 전체 인구중 천 8백만이 실업 상태이고, 빈곤가구가 6백만이나 된다. 특히 취업노동자들의 빈곤화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들은 저임금, 불안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남성보다 30%정도 적은 임금을 받는 여성이 특히 열악하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이 심해지고, 인종주의 정당에 의한 차별 같은 인권침해가 늘고 있다.

유럽연합은 빈부격차를 토대로 건설되었고 규제 없이 상품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것으로 형체가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노동계급이 투쟁을 통해 얻은 것들이 다시 도전 받고 있다. 철도, 통신, 수도의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 유럽의 사회적 복지는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노동자들을 임금동결 반대투쟁에 나서게 하고, 실업자로 하여금 노동권보장과 사회적 지위하락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벨기에 철도 노동자들이 유럽 전체를 잇는 철도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파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EU는 미국, 일본과 경쟁하면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아셈을 통해 아시아를 세계화 무대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자본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는 기치를 들 수 밖에 없다.

피에르 후세(프랑스, 금융거래과세를 위한 시민연합)

유럽연합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제국주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서구 자본은 통합을 통해 힘을 재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럽에서 온 우리는 우리 나라 정부와 유럽연

합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며,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1980년대 광주에 연대한 그룹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연대의 의미는 한국의 군부독재에 신음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와 다른 조건에 있는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3년 전 한국이 OECD에 가입하려 할 때 새로운 연대를 느꼈다. 프랑스나 한국이 공동의 적을 두고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3년 전 프랑스 노동자들이 TV에서 한국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우리는 한국 노동자들이 우리와 똑같은 적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새로운 국제연대의 기운이 일고 있다고 느낀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세계화는 G7정책을 똑같이 세계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세계를 망라한 동일한 기구가 동일한 정책을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각 나라마다 조건의 차이(아프리카의 특수한 상황 같은)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는 사실은 같다.

(다음은 피에르 후세가 20일 올림픽공원 집회에서 외국인 참석자를 대표해 발언한 내용이다.)

나는 3차 아셈에 반대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왔다. 우리는 한국에 있는 모든 민중과 함께 연대를 확산하기 위해 왔고 여러분과 함께 그 전환점을 함께 하기 위해 왔다.

한국의 계속되는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은 한국의 알짜배기 기업을 헐값에 사려고 한다. 우리는 이것에 반대한다. 우리는 한국이 재벌에게 지배되었다가 다시 IMF에 지배되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는 여러분의 투쟁에 단지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세계각국에서 똑같은 투쟁을 하는 것이다. 프랑스, 미국, 유럽전역에서 신자유주의는 사회적 복지와 공공이익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우리는 신자유주의에 맞서 싸운다.

민중의 저항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시애틀에서 프라하에서 서울로.

세계민중연대여 영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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