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도롱뇽을 만나다
등산객들에게 방치된 동식물 서식처

리장

30년 동안 찾아가지 못한 계양산

30년 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계양산 아래 마을에서 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어렸을 적 어른들이 산에는 가지 말라 했던 것도 있고, 멀리서만 바라봐도 그것으로 계양산에 오른 것과 다름없었기에, 그것으로 족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게 바라만 보던 인천의 명산, 계양산을 오르기 위해 오늘 집을 나섰다.
냉동실에서 얼린 물을 빼내어 베낭에 찔러넣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공촌천을 지나 인천 서구 정수장을 지나 군부대 앞을 지나 소나무 숲 속의 꼴불견 행락객들을 지나, 힘차게 내달렸다.

계양산과 철마산을 잇는 다리 부분이 8차선 도로로 짤려나간 곳에 도착했다.
이 부근에서 사람들이 계양산을 오르는 것을 몇차례 보았기에 산으로 오르는 길을 찾아, 자전거를 자물쇠를 이용해 채워놓고 오르기 시작했다.

↑ 산 비탈면에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뼈대처럼 박혀 있다

↑ 철마산 쪽 산비탈면

↑ 멀리 계양구 일대가 보인다

조금 올라서니 8차선 도로를 위해 짤려나간 산의 비탈면이 보인다.
콘크리트 뼈대가 심하게 돌출되어 나와있다. 산사태를 우려해서 빗물이 흘러나가게 하려고 만든 우수로이긴 하지만 흉직하다. 그곳에선 멀리 계양구 일대가 보인다.

다시 발길을 재촉해 산길을 오른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숲 속 여기저기 길이 나있다.
그렇게 갈래길을 살펴보다, 땀을 식히기 위해 나무 그늘을 찾았다.
오랜만에 산을 올라서 그런건지 너무 더워 그런건지 땀이 비오듯 해서 잠시 쉬어가려고 한 것이다.

↑ 땀을 식히기 위해 그늘에서 잠시 쉰다

↑ 하늘이 참 맑다

↑ 갈래길이 있는 곳에 골풀이 자라고 있다

길가에 자리한 나무 그늘을 찾아간 그곳엔 물 웅덩이가 있어, 땅이 축축하고 어렸을 적에 ‘꼴풀’이라 불렀던 골풀이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물웅덩이에 땀에 젖은 손을 담궈보려다 요상하게 생긴 놈들을 발견했다.

↑ 동영상 : 계양산 도롱뇽

계양산엔 도롱뇽이 산다

“도롱뇽이다!”

작은 도롱뇽 유생 3마리가 물 웅덩이에 있는 것을 보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조용한 숲 속에서 소리치고 말았다.

작년 인천녹색연합에서 계양산 일대의 야생동식물 서식공간 조사 결과, 도롱뇽, 반딧불이, 통발, 이삭귀이개, 골풀 등이 발견되어 이의 보전대책을 촉구한다는 신문기사를 본적이 있다.

↑ 물 웅덩이가 있다

↑ 물고기인 줄 알았다

↑ 잘 살펴보니 도롱뇽이다

↑ 앞다리가 나온 도롱뇽 유생

그 도롱뇽을 등산객들이 오고가는 갈래길에서, 직접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아기 자기한 앞다리가 나온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도롱뇽들은 웅덩이 바닥에 착 달라붙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머리는 삼각형 모양을 하고 몸은 길쭉하고 몸에는 갈색 반점들이 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암튼 손 씻는 것은 포기하고, 한참동안 작고 귀여운 도롱뇽이 어떻게 생겼나 살펴보다,
천성산 지율스님과 도롱뇽친구들이 생각났다.

왜 그렇게 힘든 싸움, 아니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으면서 간절하게 처절하게 천성산과 도롱뇽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쳤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해하게 되었다.

작은 생명의 신비로움에 눈뜨지 못한 이들이 말하는 ‘개발’에 대한 혐오감도 더 짙어졌다. 이렇게 사람들에 의해서 작은 도롱뇽의 서식처가 위협받고 있음에 안타까워졌다.

그리고 ‘다시 내가 계양산을 찾지 않는 것이 물 웅덩이의 도롱뇽과 계양산에 살아가는 동식물들에게 득이 되리라’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이 계양산 산행의 마지막이 될 것 같아, 아쉽지만 도롱뇽과 헤어져 다시 산행을 재촉한다.

* 계양산 일대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도 들려온다. 다음번에는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곳에 가볼 생각이다.

↑ 계양산을 오르는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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