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천국과 지옥의 경계

호랭이보다 무서운 댓글, 그러나 더 무서운 ‘인터넷 실명제’

모니터를 마주하고 있는 당신의 선택은? 악플도 좋습니다!

리장

블로그와 마주하다

포탈사이트 다음(daum)은 뉴스 서비스인 ‘미디어다음’에 ‘다음only’라는 꼭지를 가지고 있다.

‘다음only’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다음 블로그를 개설.운영하는 블로거들이 ‘블로그 기자’가 되어 시사.문화.예술.스포츠.취미/생활.연예/드라마.IT/인터넷 등 각 분야의 글을 송고하면 이를 ‘블로그 기자단 뉴스’에 등록시켜주고, 이 기사들을 편집자가 판단하여 다음과 미디어다음의 메인페이지에 게시해 주고 있다.

이는 전문 직업기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시민들이 자신의 삶이나 사회 문제의식들을 다른 네티즌이나 시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인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운영처럼, 포털사이트에서도 ‘시민주도형, 참여형 미디어’를 지향.시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더 노력해야하긴 하지만…

↑ 오른쪽 미디어다음 페이지 / 왼쪽 다음ony 페이지

포탈사이트 다음의 블로그 기자를 개인적으로 하게 된 것은, 작년 새만금국민회의 활동속에서 새만금 끝물막이 공사를 막아내기 위해, 동원가능한 활동들을 모색하던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블로거들을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주요 포탈사이트(네이버, 다음, 엠파스, 파란 등)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그 속에서 새만금 관련 활동들을 알려내곤 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블로그 운영과 그 생리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온라인상의 활동에 신경을 쓸 만큼 시간과 여건이 되지 않아서 활동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올리는 정도였다.

이후 4월 21일 끝물막이 공사로 새만금의 생명줄이 막히고, 국민회의 활동과 향후 새만금살리기 운동이 다시 정리되는 시점에서 새만금 활동을 알려내던 이 블로그들은, 처치곤란한 숙제로 남아버렸다.

이 숙제를 풀려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새만금과 관련된 내용과 당시 소속되어 있던 단체활동과는 다른 이야기들, 이런저런 사회문제들이나 혼자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넘어간 적이 많아, 3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운동이란 것을 하면서 무엇하나 남아있지 않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내게 주어진 운명같은 블로그를 이용해보자 하고 맘을 먹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음 블로그기자단 신청도 하게 되었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도 만들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SBS U포터(시민기자)도 신청해 버리게 되었다. 한마디로 ‘블로그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 엮인글 : Blog 중독 http://blog.daum.net/savesmg/7844104

호랭이보다 무서운 댓글에 치를 떨다

위에서 말한 블로그에 지난주 8일과 10일, ‘꼴불견 행락객, 무단주차에서 취사행위까지’ ‘때 지난 ‘선의의 파파라치’가 되다’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첫번째 글은, 지난 주 인천 계양산을 오르다가 그 아래 소나무숲에서 더위를 피해 온 행락객들이 취사행위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차도에 불법주차를 하고 고기를 구워먹는 것과 쓰레기가 무단투기되어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여름 휴가철마다 전국곳곳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겠지만 내 고장, 고향 땅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음이 안타까웠고 이제 이런 좀 하지 말자라는 내용이었다.

* 엮인글 : http://blog.daum.net/savesmg/8003529

두번째 글은, 자전거를 타고 인천 계양산 고개를 넘어 도서관에 가는 길에 마주친 국제결혼 광고 불법현수막을 보고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차별, 인권침해 그리고 돈으로 사람을 사오는 왜곡된 결혼세태를 지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 엮인글 : http://blog.daum.net/savesmg/8015801

이 두 글은 미디어다음 메인과 다음only 헤드라인에 노출되었고, 연일 많은 네티즌들이 찾게 되어 20만, 13만 조회수를 넘어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헌데 예전에도 이런저런 시사적인 글(평택미군기지이전문제 등)을 올린 후 경험한 바 있었지만,

부족한 글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필자의 의도와 내용과는 무관하게 본질을 흐리게 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댓글이 수없이 달리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흔히 ‘악플을 좋아라’ 하는 네티즌이라는 사람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거친 욕설과 의미조차 알 수 없는 언사들이 속사포의 포문이 열린것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댓글들은 나를 치떨게 했다.

주위사람들은 괘념치 말라고 하지만, 사실 괘념치 않고 살지만 ‘정말 너무 한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 거침없는 욕설과 비난이 댓글 전체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수의 의식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 내용과는 무관한 ‘한국여성들의 코가 높다. 된장녀다’ ‘자기 돈가지고 무슨 짓이든 하겠다’ 등의 이야기, 필자에 대한 인격모독성 댓글이 상당수지만, 필자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대신 지적해 주는 고마운 분들도 있다

가면 속의 ‘인터넷 실명제’ 유혹

이렇게 고의적이든 고의적이 아니든 간에, 무분별하게 인터넷 흔히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와 언어폭력에 대한 규제를 위해 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 실명제’라는 것이다.

현재 이 내용을 담고 있는 정보통신망 개정안이 법제처에 올라가 있고, 심사가 막바지라고 한다. 그리고 법안은 8월달 중으로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한다.

* 관련기사 : 인터넷 ‘제한적 본인 확인제’ 찬반논란, 연합뉴스 2006.7.29

지난해 8월 26일 열린 <인터넷 실명제 민.당.정 간담회> 자료를 보면, 이에 대한 논의가 초기에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 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 발표자로 나선 숭실대 강경근 법학과 교수는 “인터넷 실명제는 사이버공간에서 활동 주체인 ‘네티즌’의 동일성 즉 그 신원 확인을 법제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의 활동 주체의 익명성 인정 여부를 각 사이트의 임의적 자율에 맡기지 아니하고 이를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인터넷 법치주의의 선언이다…인터넷 실명제가 논의되는 이유는, 사이버공간 역시 법치주의 헌법원칙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라는 점, 법치국가는 신뢰보호를 요구하며 이로부터 사이버공간의 투명성이 요구된다는 점, 따라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등에서 의사를 표시하는 네티즌들 역시 이 법치국가의 헌법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실명제는 사이버공간의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차원에서 접근해 보아야 할 의제라고 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터넷 실명제는 그 제도화 자체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 내지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기의 말만 쏟아 넣는 배설의 장이 아닌 인식으로부터 함께 논의를 하며 상대방의 말도 경청하겠다고 하는 인식의 장이 되어야 하고….인터넷에서의 선거과정에 한해서는 인터넷 실명제를 정당화 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라고 그 정당성을 피력하고 있다.

동영상 : 명예훼손과 같은 사이버 폭력에 따른 인권 침해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정보통신부가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한국정책방송(KTV) 내용

하지만, 이런 인터넷 실명제의 정당성과 도입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사무국장과 포탈피해자모임 변희재 대표, 미디어다음 최소영 본부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제적인 인터넷 실명제’ 논의가 ‘사이버 폭력이 심각하다’ ‘사이버 폭력은 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실명제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단순논리에 기반하고 있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이버상의 폭력은 인터넷 매체 자체의 ‘익명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그 사회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현재 이미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실명확인에 관해서 일부, 혹은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실명확인 실명제를 실시하는 것은 범죄수사(실명을 강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감시와 통제를 하겠다는 것에 불과하고, 더 많은 개인정보누출 사고가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런 ‘강제적인 인터넷 실명제’의 폐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은, 올해 5.31 지방선거에서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무엇이 두려웠는지, 인터넷 언론사(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로 하여금 실명인증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하는 이행 명령을 했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하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하겠다고 했다.

* 관련기사 : 인터넷실명제 ‘더 거대한 놈이 온다’, 민중의소리 2006.5.30

이에 대해 인터넷 언론사인 민중의소리(http://www.voiceofpeople.org/)는 표현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 언론의 자유, 통신비밀의 자유 등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들을 침해하는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인 조치인 ‘인터넷 실명제’를 이용해 선거시기에만 ‘민증을 까라’는 정부의 논리에 불복종하기로 결정했고, 게시판을 그대로 유지 운영했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중의소리에 상당한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하여, 여러 인터넷 언론사들과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 폐지 운동’의 불을 지피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알게 모르게 소리없이 살금살금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옥죄어 오는 가면속의 ‘인터넷 실명제’의 이면을 보면서, 자신을 치떨게 한 댓글과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답을 내린다.

내 글을 읽는 이들이, 보다 자유롭게 ‘악플’과 거침없이 ‘댓글’을 달아주었으면 하고 말이다.

↑ 인터넷 실명제 폐지 홈페이지 http://www.freeinternet.or.kr/

↑ 인터넷 실명제 폐지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 참고 사이트

정보통신부 홈페이지 http://www.mic.go.kr/index.jsp

인터넷 실명제 폐지 홈페이지 http://www.freeinternet.or.kr/

cf. 이번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제대로 들어갔습니다

→ 리장 님의 블로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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