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개발사업으로 쫓겨나는 서울시민, 645일째 거리농성
청계천의 화려함에 사라지는,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사람들
리장
지난 23일 서울시청 인근 국가인권위원원회에서 열린 ‘버마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시민사회 토론회’에 들렀다 나오는 길에, 귀익은 민중가요의 노랫가락에 이끌려 그곳으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노래소리는 국가인권위에서 서울시청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세워진 작은 승합차에서 흘러나오더군요.
길 건너편 거리에는 붉은 천에 손글씨로 쓰여진 현수막이 가을바람에 날리고 있었고, 비에 젖지 않게 비닐을 뒤집어 쓴 피켓들이 길가 여기저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수막이 내걸린 은행나무 아래는 이 살인적인 무더위에도 뜨거운 햇빛을 피해 거리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청계천의 화려함의 이면에는 철거민들의 아픔이 있다
이들은 지난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인해 온전한 삶터를 한 순간에 빼앗기고 말았다는, 서울 중구 삼각.수하동 주민들입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청계천 복원사업과 개발사의 폭력에 저항하며, 부당한 강제이주와 철거에 맞서 ‘생존권 보장’과 ‘개발비리 처벌’을 힘겹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눈과 귀를 막고 묵묵부답인, 서울시청 옆에서 말입니다.
그것도 645일이나 되는 날을, 청계천 복원과 그 화려함에 환호하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외롭게 투쟁해 오고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그것도 제일 중심이라는 곳에서 이런 만행이 자행될 수 있다는 건 이건 있을 수도 없다”
“여기는 명동이 인접하고 시청이 가깝고 청와대가 가깝고 세상에 그런 곳이에요. 여기가”
“청계천 복원으로 해서, 우리가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당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쪽에 삼각동에는 거기가 ‘공원부지’가 된다고 그랬거든요. 저 사람들이(시행사측, 미래로) 공원 부지를 서울시에다가 헌납을 한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희는 이렇게 당하는 것 같아요”
– 철거민 투쟁 다큐 “날마다 전쟁” – 삼각.수하동/청진동 철거민 투쟁, 어느 철거민의 인터뷰 내용 中

645째 이어온 거리농성

서울시청 옆 거리농성 현장

“죽을 순 있어도 물러설 수 없다!!”

서울 고층빌딩 아래 붉은 현수막이 나부낀다

청계천 주변상가 이주대책 차별철폐와 서울시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현수막

철거민들은 자신의 삶터를 빼앗긴 것을 되찾고자 하는 것뿐이다

개발사업에 빠지지 않는 용역깡패들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는 현수막

영세 세입자들은 결국 쫓겨날 수 밖에 없다?

용역깡패의 무자비한 폭력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는 피켓

을지로 205지구의 도심재개발 사업은 결국 영세상인들과 주민들을 ‘철거민”노숙인’으로 내몰고 있다는 피켓

대책없은 개발사업을 승인해준 서울시를 규탄하는 빛바랜 현수막
거리농성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에, 청사초롱으로 덧칠한 서울시청을 앞에서 이런저런 생각해봅니다.
온전한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지키고자 하는 순박한 상인, 주민들을, 뜨거운 서울 아스팔트 거리로 내모는 것은 대체 누구인지?
이런식의 대책없고 무차별적인 개발을 계속 할 것인지?
이런 개발로 누가 대체 이득을 보는 것인지?
공공과 다수를 위한다는 개발에서 조차 결국 소외되고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은 가진 것 없고 힘없는 이들이 아닐지?
‘참여와 신뢰로 열어가는 시민도시’ 서울을 꿈꾼다는데 이도 허망한 구호가 아닐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청계천의 화려한 물줄기에 눈멀고 취해있는 동안, 우리 삶이 언제고 철거민들의 삶처럼 거리로 내몰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cf. 얼마전 서울시의 대표적인 개발사업이었던 버스교통체계 개선사업과 청계천복원사업, 서울광장 조성 등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을 해온 조명래 단국대 교수님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측근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고 합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사진을 올리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들에게 고소고발 사유가 될지 의문입니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는 얘기를 듣고 상당히 황당했다. 그것도 학자가 자신의 사회과학 논문에서 가설적 테제(These)를 끌어낸 걸 정치적으로 해석해 문제 삼다니… 일국의 지도자를 꿈꾸는 자라면 그게 설령 비판일지라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조명래 교수님의 인터뷰 中

서울시청에 나붙은 청사초롱이 달갑지만은 않다

서울시 현판

보기 좋아보이는 서울광장

하이 서울?

시민들의 참여와 비판에 귀기울이지 않으면서 무슨 시민도시?

논란속의 청계천 조형물

문화미술계에서 조차 반대하는 조형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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