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들 위협하는 국립공원내 셔틀버스 위험천만!!!
인도와 차도 구분없는 산길, 내달리는 버스를 피해 걷는 사람들
리장
지난 14. 15일 1박 2일 일정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설악산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풍으로 물든 설악산 풍경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신비로움, 오세암에서의 하룻밤 보다, 제 눈에 들어온 다른 것들을 정리해서 전하겠다고 말씀 드린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의 두번째(첫번째는 새치기 하는 양심없는 사람들입니다)로, 설악산 용대리 국립공원 매표소부터 백담사까지 6km나 되는 거리를 15분만에 내달리는 셔틀버스에 대한 것입니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지어선 등산객들
이번 산행일정은 일명 설악산 국립공원 백담코스라는 것이었습니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8km지점의 백담사를 출발점으로 하여 6km 떨어진 산속의 오세암에서 하룻밤을 묶고, 거기서 위로 오를 사람들은 더 오르고 내려갈 사람은 다시 백담사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게 산행의 목적이 아니었기에, 저는 쌍둥이 아이들과 함께 다음날에 다시 영시암을 지나 계곡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아이들과 단풍구경하면서 계곡물에 발도 담구고 모래성도 쌓고 두꺼비집도 만들고, 오세암에서 점심밥으로 받은 주먹밥도 나눠먹으며 쉬엄쉬엄 처음 찾은 설악산의 자연을 만끽했습니다.
아이들은 어제 산행에도 지치지 않고 생생하게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백담코스, 출처 : http://www.npa.or.kr/sorak/
백암사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많이 지쳐보여고 해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뱀의 꼬리처럼 줄지어선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정말 1시간 넘게 기다렸습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모여든 등산객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세암에서 아침 7시경에 출발해서 천천히 내려와 백담사에 도착한 시간이 1시20분이었는데, 이 산행시간보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만 느껴지더군요.
쌍둥이 아이들과 그 어머니와 함께 줄지어 서있다보니, 봉정암에 들렸다 제일 먼저 내려온 일행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일행 중에 여성 두분이 탈진상태라고 하여 쌍둥이 어머니와 저는 이 두분께 아이들을 부탁하고 버스 타는 것을 포기하고 매표소까지 걸어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걸어내려 가려고 맘을 먹고 있었고, 전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오다보니 ‘이거 버스 타면 안되겠다’ 싶었기 때문에, 1시간 20분 동안 산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제 마음을 편하게 했습니다. 2시간 동안 줄선 것이 이내 아깝긴 했지만요. ^^::

백담사 셔틀버스 정류장에 줄지어선 사람들
비좁은 산길을 쏜살같이 내달리는 셔틀버스, 무섭다!
그럼 본격적으로 ‘왜 셔틀버스를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이제부터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전날 예상보다 늦게 용대리 매표소에 도착한 일행은 백담사로 향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1시간 동안 버스정류장에서 수많은 인파들에 섞여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걸어서 백담사까지 올라가고 싶었지만, 단체로 산행을 하는거라 초행길이라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도 함께 하고 있었고 오세암까지 올라가는 일정이 있기에, 초반부터 진을 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시간 20분이면 걸어올라 갈 수 있는 길을, 1시간 동안 셔틀버스를 기달려 15분만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헌데 말이 셔틀버스지 요금이 자그만치 어른은 2000원이나 되고 아이들은 1000원이나 되더군요. 또 셔틀버스는 국립공원측에서 운행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인근 주민들을 위해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고 했는데 주요 승객들은 백담사를 찾는 불자들이나 산행을 온 등산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을 실어나르려고 셔틀버스 5대 정도가 산길을 서로 교차하면서 매표소와 백담사를 왕복하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니,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이 버스를 피하기 위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산길의 양 끄트머리로 피하는 것이 눈에 들어와,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버스가 달려오자, 엄마와 아이가 비켜서 있습니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산길이라서 등산객들에게 쏜살같이 내달리는 버스는 위협적입니다

차를 피할 공간은 폭이 채 50Cm도 안됩니다
등산객들의 평화로운 산행을 위협하는게 바로 이 버스가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백담사에서 매표소로 걸어서 내려오는 길에, 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접하니 더욱 그랬습니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로 아직 복구되지 않아, 도로가 깨지고 파헤치고 가드레일이나 난간이 없는 비좁은 산길을 내달리는 셔틀버스는 사람들의 산행길을 계속해서 방해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족과 연인끼리 정겹게 손을 잡고 걷던 이들은, 10여분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버스를 피하기 위해서 절벽쪽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움츠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버스의 운행으로 비켜서야 하는 곳들은 정말 위험해 보이는 천길 낭떠러지였습니다.

버스가 오자 한 엄마가 아들의 손을 꼭 잡아끕니다

버스를 피해 한줄로 이동하기도 불편해 보입니다

가르레일 옆은 천길 낭떠러지 입니다

버스를 피해 선 곳에 ‘낙석주의’라는 푯말이 붙어 있습니다

셔틀버스가 다가옵니다

차 소리에 놀란 등산객들이 양 길가로 피합니다

아슬아슬하게 버스가 지나갑니다

버스가 다가오자, 손을 잡고 가던 아버지는 아이를 어깨에 들쳐맵니다

버스가 교차할 때는 더욱 피할 곳이 없어집니다

버스를 피하기 위해 무너진 도로변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사람들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는 버스가 아닐까 합니다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면, 셔틀버스 이용은 자제해야
내려오는 길에 정면으로 버스와 마주칠 때 마다, 가슴을 졸이는 산행객들을 보면서 국립공원내 셔틀버스 운행이 정말 필요한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버스운행을 중단하라고 할 수 만은 없는 듯 합니다. 버스를 타지 않으면 산행길을 쉽게 오르지 못하는, 아이나 노인, 장애우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이동수단이니까요.
그렇다고 버스와 등산객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내달라 하는 것도 무리인듯 싶습니다.
인도와 도로건설로 인해 가뜩이나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 국립공원이 오염되고 파괴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좋은 대안,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우선 셔틀버스를 무료화 하고 운행시간과 버스 차량수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이제 국립공원 입장료도 무료화되는데 셔틀버스도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 합니다.

셔틀버스 이용요금도 부담됩니다

매표소에는 셔틀버스가 매표소에서 백담사까지 운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셔틀버스의 이용대상을 주민, 아이, 노인, 장애우, 환자만으로 국한시키는 것입니다.
이용자를 국한시킴으로, 셔틀버스의 운행으로 인해 등산객들에게 생기는 셔틀버스 이용에 대한 기대심리를 원천적으로 막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셔틀버스 이용 줄서기와 새치기로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광경들도 차차 없어지고, 버스 이용에 불만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원성(이용요금, 차량운행 등)도 줄어들지 않을까 않을까 합니다. 특히 수많은 이용객들을 실어나르려고 무리하게 운전사들이 산길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니 사고의 위험도 없어질꺼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버스를 타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르지만요.
암튼 가장 좋은 방법은,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산행길을 방해하는 셔틀버스 보다 걸어서 산길을 오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백담계곡을 따라 천천히 산을 오르면 셔틀버스 창문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산은 제 발로 걸어서 올라야 제 맛입니다.
그게 산을 찾는 산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요?
* 내일이나 내일모레 쯤에는 설악산 단풍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앞서서 너무 밉살스러운 이야기만 해서 그렇긴 하지만요.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